2001년 이후 어느 정도 건전한 성장을 해온 미국 경제가 올해 들어와 불안과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문제로부터 시작한 신용시장의 불안정에서 그 첫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주택시장의 위기가 모기지시장, 신용시장, 주식시장, 재정시장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9월18일 단기이자율을 0.50%나 내려 자금 경색의 숨통을 터놓았다. 이자율 하락 이후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지수가 2개월 만에 다시 1만4,000대를 넘어 서는 등 랠리를 보여 준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불안정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국제교역과 국제 재정시장에서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현상에도 기인한다. 값이 싸진 달러는 한편으로 미국의 수출을 촉진하는 좋은 측면이 있어 예산적자와 함께 미국의 쌍둥이 적자인 대외교역 적자를 줄이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러화 가치 하락이 심화, 지속되면서 좋은 효과를 뛰어넘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국 경제와 세계경제에 미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 주요 화폐 바스켓에 대한 달러의 가치가 연방준비은행의 이자율 하락 발표 이후 1주일 만에 1973년 유동 환율을 실시한 이후 가장 낮은 2%나 떨어졌다.
값싼 달러는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각각 두 가지 측면에서 악영향을 미친다. 값싼 달러는 먼저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미국 경제가 지난 몇 년 동안 2.0~2.5% 의 저인플레이션의 혜택을 보았던 것은 수입해서 소비하는 외국상품이 비교적 저가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입은 매년 크게 증가하여 지금은 GDP의 14.1%에 이르고 값싼 달러로 인하여 수입품값이 비싸지게 되면 인플레이션은 분명하다.
이미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있다는 사실은 원유 값이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넘나들고, 지난해부터 산업제품의 주요 원자재인 철강, 구리, 알루미늄, 납 등의 국제 원자재 값이 월등하게 올라가 이러한 원자재를 사용하는 일부 생산자 물가지수가 이미 크게 상승하고 있음이 증명한다.
국내 경제에 대한 값싼 달러의 다른 영향은 장기 이자율을 올릴 위험이 많고 장기 재정시장에 침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세계 투자자들은 높은 투자 수익을 바랄 것이고 이것이 바로 장기 이자율의 상승을 결과하게 돼 모기지율의 상승을 자극하며 불황에 허덕이는 주택시장을 더욱 더 웅덩이에 빠트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값싼 달러는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첫째, 미국과 유동 환율로 교역하는 유럽연합 국가들과 일본 등의 경제 성장이 수출의 감퇴로 인하여 둔화하게 된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값싼 달러로 인한 유로화의 폭등은 유로지역의 세계 경쟁력에 위기를 가져 온다”고 선언했고, 독일의 기업 신뢰지수 또한 지난 4개월 동안 1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출업계도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비상이 걸려 있다.
또 달러의 가치가 땅에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부처가 보유하고 있는 달러 외환을 외환시장에 덤핑하게 될 것이고, 달러의 덤핑은 달러 가치의 하락을 더욱 촉진하게 된다. 결국 ‘달러 가치의 하락-달러 외환의 덤핑-달러 가치의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달러 가치의 하락을 막는 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근본적으로 달러 가치의 하락을 초래하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과 미국 정부의 ‘꾸어서 소비하는 경제 행태’를 바꾸어야 한다. 또 미국 정부의 외환정책의 조정 또한 필요하다.
백 순 /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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