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터를 누르기 전에
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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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작품은 주어진 공간 안에서 작가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이 감추어져 있다. 그러므로 남이 찍은 사진을 똑같이 찍으려 하지 말고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추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똑 같은 꽃을 두고서 사진을 찍어도 찍는 사람마다 아름다움의 공간이 서로 달라 표현이 다르게 나온다. 백일장에서도 한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작문이 나오듯이, 우리는 우리의 성장 배경 안에서 사물을 보고 판단한다. 이 고정된 성장 배경을 깨치고 나오면 비로소 “세상은 넓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할 수가 있구나!” 하며 남을 받아줄 수 있는 폭넓은 화폭을 지니게 된다.
Ken Rockwell은 “권위자, 선생님 등 그 누구도 따르지 마십시오. 그들과 똑 같이 되려고 한다면 누구에게도 뒤질 것입니다. 앤셀 애담스가 해 놓은 것을 앤셀 애담스 (Ansel Adams)보다 더 잘 할 수가 없습니다. 이와같이 당신이 잘하는 것을 당신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찾으십시오. 다른 사람의 열정을 따라하려고 애쓰지말고 스스로의 열정을 보여 주십시오. 밖으로 나가 스스로를 찾으십시오. 자신만의 스타일이 개발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게 보기 좋으니까, 그것이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열정을 느끼는 것을 찾아 탐구하십시오. 인형이나 쓰레기통, 노인이나 누드의 미녀, 자동차 바퀴나 눈길에 난 타이어 자국, 하수 처리장이나 귀여운 애완 동물, 무엇이든 느껴진다면 사진을 찍으십시오.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해 옳고 그른 것은 없습니다. 무엇이 당신을 흥분시키는지 보여주세요.”라고 했다.
자신만의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 고려해볼 사항들을 소개한다.
(1) “세상은 아름다워라”는 생각부터
자신의 주위로 부터 시작해서 동네, 거리 등으로 나가 나를 즐겁게 해주는 아름다운 것들을 찾을 수 있어야 하겠다. 옆집 앞마당에 핀 꽃, 강아지 등등 만물을 아름답게 보는 훈련이 아름다운 사진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2) 무엇이 나를 이 장면에 몰두하게 만드는가?
디자인과 빛을 합성하려고 할 때,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직선, 곡선 등의 선이나 , 이런 모양 저런 모양의 도형, 색깔, 도안, 무늬 등이 빛의 방향과 어떻게 어우러 지는지를 살핀 후 카메라의 뷰 파인더 내에서 정리해 나간다.
(3) 나의 일생에 마지막 찍는 사진이라는 생각으로
샷터를 누르기 전에 화면의 구석구석을 살펴서 혹시 주제를 거슬리게 하는 것은 없는지 살핀다. 메모리 카드의 용량이 커서 얼마든지 더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아직 사진 찍을 준비가 안되어 있다. “대강 대강”이라는 생각은 사진 구도 결정에 있어 크나큰 방해가 된다. 그러므로 혼신의 힘을 쏟아 일생의 마지막 사진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구도를 짤 것.
(4) 무질서에다 질서를
앤셀 애담스는 “사진은 무질서에 질서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림은 포함시키는 예술이고 사진은 제외시키는 예술이다.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욕심이 들어간 사진은 별로 흥미없는 사진이 된다. 질서를 위해서는 단순화 시킬 필요가 있다.
(5) 카메라보다는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야
인생에 있어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우리는 쉽게 남이나 물건으로 책임을 전가시킨다.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사람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소설을 쓴다. 마찬가지로 마음에 안드는 사진을 두고서 카메라를 원망하기 보다는 자신을 원망해야 된다. “다 내 책임이오”라는 자세로 뷰 파인더를 들여다 볼 것이다.
이 사진 강의도 벌써 30회로 접어들었다. 독자 여러분께 이것도 저것도 알려드리고 싶었지만 모든 것이 부족했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실전 위주로 하려니 글로 표현하기에 너무 힘든 것도 있고, 때로는 도표로 그려서 설명해야하는데 시간적인 제약이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디카에 대한 설명은 글로 남기기가 상당히 힘들다. 광범위한 독자층에 어떻게 접근하고 전달해야되는지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기약없이 독자 여러분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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