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기행, 가을이다
폴 손/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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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로 접어들면서 학교가 개학을 하고, 옷 가게에서는 겨울 옷들이 선보이며, 신문에 난 여행사의 단풍 놀이 광고가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다. 게다가 첫 가을비까지 내렸고, 추분과 추석도 지났으니 허전함에 젖기도 한다. 혹시 올해의 휴가가 얼마라도 남았으면 가까운 곳으로 먼 곳으로 단풍 구경을 떠날 것을 권한다.
가깝게는 많은 사람들이 요세미티 국립 공원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 국립 공원의 밸리는 해발 4000 피트 밖에 안되어서 단풍을 11월 초에나 볼 수 있다. 시월 중순 경, 이 공원의 120번 도로인 Tioga Pass를 지나 395번 하이웨이로 가면 온통 애스팬 나무들의 노란 색, 붉은 색 단풍을 본다. 이 지역을 이스턴 시에라 (Eastern Sierra)라고 한다. 남가주에서 오는 것과 비슷한 운전 시간이 소요되므로, 남쪽에서 온 한인 단풍 관광객들도 꽤 만난다. 한번은 L.A. 지역의 어느 노년층 사진 클럽 남녀 회원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부부는 한쌍도 없었으니, “사진 찍는 동호인 부부가 되는 것도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데 카메라는 모두들 비싼 것으로 들고 다녔다.
이 395번 하이웨이로 단풍 구경을 가기 위해서는 때를 잘 만나야 한다. 특히 사진 촬영의 경우라면 단풍의 절정은 삼일 내지 오일 정도의 시간적인 간격 밖에 없다. 이 시간이 지났어도 창작력은 발휘할 수 있다. 이 도로에 인접해있으면서 사진 촬영에 좋은 곳으로는, Bodie 주립 공원, Mono Lake, Devil’s Postpile, Bristle Cone Pine 서식지, Alabama Hills 등 너무나 많다. 적어도 닷새는 보내야 조금 구경했다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베이 지역에서 조금 멀리 간다면, 오리건 주의 Rogue River 강변이다. 지난 겨울 제임스 김 가족의 조난 장소로 시작해서 이 강을 따라 가면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도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일방 통행이다. 강을 타고 가는 래프팅이 좋다. 이곳엔 가을이 북가주보다 조금 일찍온다. 그래서 구월 말이나 시월 초가 적기이다.
조금 더 멀리 간다면, 콜로라도 주의 남부에 있는 은퇴자들의 도시 Durango에서 시작해서 Grand Junction을 잇는 550번 도로도 가든지, 아니면 Rocky Mountain 국립 공원을 가 볼만도 하다. 하지만 9월 하순으로 계획을 잡아야 한다. 이곳은 고산 지대인데다 북가주 보다 위도가 높아서 가을이 빨리 찾아 온다. 시월 초, 동부로 갈 수도 있고, 아니면 한국으로 갈 수도 있겠다.
앞으로 두세번에 걸쳐서 이 이스턴 시에라 지역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풍 구경을 위한 코스로는 이 베이 지역을 일찍 출발해서 50번 도로를 타고 레이크 타호 쪽으로 가다가 89번 도로를 타고 395번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 이 지역은 고산에다 베이 지역보다 북쪽이라 단풍이 조금 빨리 시작된다. 88번 도로와 89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 부근에는 온통 단풍이다. 단풍 구경을 하다가 395번으로 나가서 브릿지포트 (Bridgeport)라는 곳에 첫날 숙소를 정하면 좋다. 이곳에는 “레스토랑 1881” 이라는 곳이 있는데 아주 다른 분위기를 살려 준다 (전화: 1-760-932-1918). 요세미티 국립 공원의 타이오가 패스 (Tioga Pass, 120번 도로)로 갈 수도 있겠으나, 단풍 구경이 목적이라면 이 공원을 지날 필요가 없다. 만약 120번으로 리 바이닝까지 갈 계획이면, 요세미티 국립 공원의 동쪽 입구를 지나서 부터는 운전에 주의하기 바란다. 내리막길이다. 이 경우엔 국립 공원을 지나게 되므로 입장료를 내야한다.
방문 안내:
(1) 가을이지만 혹시 모르니 스노 체인도 지참하는 준비를 권한다. 시월에 눈이 내려 395번 남쪽으로 가서 5번을 타고 귀가한 적도 있다.
(2) 모든 숙박 시설은 미리 예약해둘 것. 단풍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3) 편안한 신발을 신을 것.
(4) 사륜 구동 차가 있으면 좋다 (4 WD).
(5) 식사와 간식은 준비해 가도 좋다.
(6) 가다가 계속 차를 세워야 하는데, 주 정차에 주의를 요한다.
(7) 길 건널 때에도 커브에선 오는 차가 안보이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사진 촬영 안내:
(1) 필터는 C-PL과 Red Enhancer 필터를 권한다.
(2) 바쁘게 다니지 말고 삼각대를 꼭 설치하는 습관을 들이면 인내심을 기른다. 급할 이유가 없다.
(3) 사진도 좋지만 구경도 좋다.
구경을 하면서 카메라 없이 구도를 짜볼 것.
(4) 역광 촬영의 단풍 사진도 고려해볼 것.
(5) 시월이면 이 지역에서의 일출 시각이 일곱시 경이다.
(6) 각종 색깔의 단풍잎을 모아 땅에다 디자인한 후, 사진을 찍어보자.
(7) 샷터를 누르기 전, 오늘의 사진 강의를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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