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병·의료기구·화장품·장난감·물병등 다양하게 쓰여
천식·비만·암 발생 가능성 높고 생식기능 저하도
전자레인지에 사용 말고 지방성 음식 담아두지 말아야

플래스틱을 만드는 화학성분의 유해성 때문에 플래스틱-프리 환경을 고집하는 부모들과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한살 반짜리 남아를 키우는 토랜스 거주 임모 주부(35)는 “중국산 장난감 리콜 때문에 플래스틱 제품 대신 나무 장난감을 알아보고 있다”며 “요즘에는 유아용 주스 컵을 고를 때도 플래스틱을 살지, 플래스틱 유해성 때문에 유리 제품을 살지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부모로서는 임신 때부터 아이에게 최대한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한 일. 임신 중 플래스틱에 들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거나, 플래스틱 랩으로 음식을 보관하는 일을 줄이거나, 아기 젖병도 비스페놀 A(bisphenol A)란 환경호르몬이 없는 제품을 찾는 것 등이 그런 노력이다.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플래스틱 제품의 유해성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최근 유리 젖병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젖병 떼기 트레이닝 컵도 비스페놀 A가 없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3세 이하 어린이용 플래스틱 제품에서 프탈레이트(phthalate)류 성분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주의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최근 플래스틱을 만드는 화학물질 중 천식이나 심지어 비만과도 관련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또 생식기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리사이클링 넘버 3와 7번 타입의 플래스틱 제품에 관한 연구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리사이클링 넘버 3로 분류되는 제품은 PVC(폴리염화비닐)을 함유한 플래스틱 제품. PVC 용기를 만들 때 용기를 말랑말랑하게 신축성을 높이는 DEHP 물질은 암 발생률을 높인다고 분류된 환경물질이다. 1970년대 PVC 제품을 만드는 공장 직원들에게서 드문 형태의 간암 위험률이 증가하면서 그 영향으로 진행된 동물실험으로 증명된 바 있다.


<장난감이나 젖병 등 플래스틱 제품 사용에 대해 불안해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플래스틱 대신 유리 젖병으로 바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

최근에는 PVC의 다른 성분인 프탈레이트가 건강 유해물질로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PVC의 단단한 성분을 부드럽게 만드는 프탈레이트는 신축성 때문에 혈액 보관하는 백, 의료 글러브, 혈액 투석용 튜브 등 의료장비를 비롯해 각종 플래스틱 백, 어린이 장난감, 비닐 소재 마룻바닥, 벽지, 샤워 커튼, 비닐 유아용 턱받이, 로션이나 샴푸, 매니큐어 등 화장품 등 다방면에 사용되고 있다.
실험쥐를 이용한 한 동물실험에서는 프탈레이트가 남성 성호르몬(예 테스토스테론)의 활동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태내 새끼 성장을 방해하며 정자 수 감소 및 요도나 전립선, 생식기 결함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서추세츠 병원 연구에서는 특정한 프탈레이트 레벨이 높은 남성은 레벨이 낮은 남성보다 3배나 정자수가 낮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에칠헥실(ethylhexyl) 프탈레이트 레벨이 높은 남성은 레벨이 낮은 남성보다 정자 DNA 손상이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 노출은 폐 기능과도 관련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천식환자가 있는 집과 없는 집 먼지의 프탈레이트 레벨을 비교한 결과, 천식 아동이 있는 집에서 버틸 벤질(butyl benzyl) 프탈레이트의 함유량이 25%나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05년 뉴욕 로체스터 대학 샤나 스완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임산부가 낳은 남아의 생식 기형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인체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고 성기와 항문 사이의 길이가 정상인보다 10배나 짧아진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비스페놀 A 역시 주목되는 환경호르몬이다. 폴리카보네이트 플래스틱, 즉 대개 리사이클 넘버 7으로 표기되는 제품에서 발견되는데, 폴리카보네이트는 치과용 봉합제, 안경 렌즈, 장난감, 전자제품, CD나 DVD, 의료기구, 캔, 재사용이 가능한 물병 등에 다방면으로 쓰인다.
플래스틱 용기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특히 전자레인지에서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또한 기름이나 지방음식을 플래스틱 용기에 담아두는 것도 피하도록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