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년 시험일정은
2007~08년 SAT 시험 일정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SAT는 다음달 6일 새 학기 들어 첫 시험이 치러진 후 내년 6월까지(4월 제외) 매달 한번씩 실시된다. 해마다 등장하는 폐지론에도 불구하고 SAT가 대학 입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미 전국 대학입학 카운슬링협회(NACA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SAT를 입학 전형의 주요 요소로 여기는 대학은 지난 1993년 이후 46%에서 60%로 증가했다. 대학입학 전형의 주요 기준인 SAT의 전반을 분석한다.
작문·읽기 영역 대폭 강화
한인등 아시아계 부담 늘어
내년 6월까지 거의 매월 실시
11학년 가을학기 응시가 최적
▲SAT란
SAT는 ‘Scholastic Aptitude Test’의 약자다. 미국 대학들이 지원 학생들의 학업성취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게 고안된 표준 시험이다.
SAT는 지난 192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여러 차례의 개정과정을 거쳤다. 가장 최근 개정은 2005~06년 학기에 이뤄졌다. 영어, 수학 시험에 수험생이 자신의 의견을 논술해야 하는 작문이 추가됐다. SAT 만점도 1,600점에서 2,400점으로 변경됐다.
이런 변화는 “SAT가 학습 능력에 필수적인 논리적이며 비판적인 읽기, 작문이 아니라 단순한 암기를 통해 어휘력만 늘이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시험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출제형식
점수는 객관식의 경우 한 문제를 맞히면 1점, 틀리면 0.25감점, 답을 하지 않으면 0점 처리된다. 합산은 맞은 개수-틀린 개수/4이다. 이 수치에 수험생들의 결과를 백분율로 처리하고 각각의 영역 점수대인 200에서 800으로 전환하면 총 만점이 2,400점이 된다.
새로운 SAT는 작문과 읽기 영역이 대폭 강화돼 언어 영역에 강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시험 점수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는 작문 시험의 결과는 수험생의 글쓰기 능력과 직결돼 있다. 어려서부터 꾸준히 논술실력을 쌓아온 학생들에게는 시험점수를 높일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고득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글쓰기 실력은 장기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길러지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타인종보다 수학에 강점을 지닌 한인, 중국계, 베트남계 등 아시아계 학생들이 안는 부담이 종전보다 많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몇 점이나 받아야 하나
SAT 몇 점을 맞아야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SAT 점수가 2,000점이 되지 않는 저소득층 가정 출신의 학생은 하버드 대학에 입학했지만, 2,400점 만점을 받은 학생은 낙방의 쓴 잔을 마시는 것은 이런 현실 때문이다.
진학 가이드 카운슬러들에 따르면 SAT 점수, 내신 성적, 특별활동, 지원자의 에세이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낮은 SAT 점수를 받은 학생들에게 희망은 있다. 반면 아무리 SAT 점수를 높게 받더라도 내신 성적이 낮고 특별활동도 빈약한 학생들은 입학 경쟁력이 떨어진다.
명문 대학일수록 다소 SAT 점수가 떨어지더라도 활기에 찬 학생활동을 했고 왕성한 지적 호기심과 지도자적 능력을 갖춘 학생, 특히 더 잘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학생들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해서 SAT가 의미 없는 시험은 절대 아니다. 특히 대학입학 경쟁력이 해가 갈수록 높아져가는 실정상 많은 대학들은 SAT 점수를 밀려드는 지원자를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중요 지표로 사용한다.
진학지도 교사들은 SAT 고득점이 명문대 입학을 개런티 하는 보증수표는 아니지만 시시한 SAT 점수로는 치열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한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의 관계자는 “지난해 명문대 지원자의 70%는 GPA가 4.0 또는 그 이상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표준화된 시험의 점수만큼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요소가 없다”고 강조했다.
▲언제 응시해야 하나
SAT 시험을 보기 가장 적합한 시기는 따로 없다. 그러나 여름 방학 동안 SAT를 준비했다면 11학년 가을학기가 좋은 시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늦어도 11학년 겨울 방학 직후에는 한번 꼭 치러야 한다고 이들은 권유한다.
또 다른 조언은 SAT를 치기 전 PSAT를 반드시 한번 경험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PSAT를 치는 시기에 대해서는 10학년, 11학년 엇갈리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서로 비슷한 시기에 두 개의 시험이 치러지기 때문에 PSAT를 공부하면서 SAT를 준비할 수 있다.
진학 전략 컨설턴트들에 따르면 대학 입시 준비는 9학년 진학과 함께 시작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이때부터 희망 대학을 선정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뒤 현실과 이상과의 차이를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험생들은 SAT 준비를 핑계로 학교 공부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SAT 점수보다 내신 성적이 훨씬 중요한 전형기준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학생들 간 점수 차이
선행학습(AP), 아너 등 일반 학생보다 앞서가는 공부를 했던 수험생들은 일반 학생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 특히 외국어, 수학 AP 또는 아너반을 수강한 학생들의 점수는 다른 AP과목을 수강한 수험생들보다 높았다.
미니 SAT라고 불리는 PSAT를 치른 경험이 있는 학생들 또한 ‘본고사’인 SAT에서 해마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SAT 시험 결과 분석결과, 11학년 때 PSAT를 치른 학생들의 평균점수는 1,508점이었다. 또 10학년 이전에 응시경험을 가진 학생들의 점수는 120여점이 높았다.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의 점수도 공립학교 출신의 수험생보다 높다. 공립학교 학생들의 영어, 수학 평균점수는 각각 498점과 509점을 기록한 반면 사립고등학교 출신의 수험생은 영어 538점, 수학 547점, 작문 537점을 기록했다.
올 가을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치른 2006~07 SAT 결과를 보면 한인, 중국계 등 아시아계의 평균점수는 백인, 흑인, 라틴계 등 타인종보다 높았다. 특히 SAT II 한국어 시험과 SAT를 동시에 치른 학생들의 점수는 아시아계 평균점수 1,605점보다 12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의 SAT 점수는 부모의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인 중산층 이상 가정의 수험생들은 영어, 수학 영역에서 각각 544점과 556점의 평균 점수를 얻었다. 이들의 작문 점수는 537점이었다. 반면 연방정부가 빈곤층으로 규정한 연소득 2만달러 이하 가정의 수험생은 영어 453점, 수학 472점, 작문 446점을 받았다. 부모 소득이 1만달러씩 높아질 때마다 자녀의 SAT 과목 평균점수가 11점 정도씩 동반 상승한 것이다.
▲지역별 점수 차이
지난 2005~06년 SAT 점수 분석 결과 ABC 통합교육구의 영재학교인 위트니 고등학교의 3학년 학생들이 캘리포니아 전체에서 가장 높은 SAT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학생들의 평균 총점은 2,017점이었다.
풀러튼의 트로이 고등학교와 어바인의 유니버시티 고등학교도 남가주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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