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실 한가위
■제인 장 원장이 추천한 상차림
황금벌판에 무르익은 곡식을 보며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고, 휘영청 밝은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던 추석.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25일)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한가위 추석을 맞아 아침 일찍 일어나 새 옷을 입고,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했다.
<담백하면서 고소한 생선살과 불고기가 어우러진 맛이 일품인 도미구이.>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먹거리가 풍성한 시기라 그럴까. 추석은 마음이 넉넉하고 풍요로워지게 만드는 명절이다. 조상들은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상을 차려 차례를 지냈다. 온 가족이 즐기는 추석상은 햅쌀밥과 송편, 토란국에 도미찜, 편육, 빈대떡, 삼색나물, 새송이 산적, 연근조림, 더덕구이 등 가을철 건강 먹거리가 가득한 그야말로 웰빙 상차림이다.
미국에서야 추석이라고 해도 송편이나 사다 먹는 정도지만, 민족 최대의 명절을 그냥 보내기는 왠지 아쉽다.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친지들과 모여 간단하게라도 추석상을 나눠 보는 건 어떨까.
캘리포니아 요리학교(CPCS)의 제인 장 원장이 한국일보 독자들을 위해 추석 특별 퓨전 요리를 선보였다.
<제인 장 원장이 선보인 추석맞이 요리. 갈비떡찜과 도미구이, 새송이 버섯 잡채, 마른안주, 약식과 베리, 수정과 펀치가 정갈하면서 맛깔스럽다.>
유기농 반찬 가게인 ‘반찬’도 운영하는 장 원장은 이번 추석을 맞아 갈비떡찜과 도미구이, 새송이 버섯 잡채, 마른안주, 약식과 베리, 수정과 펀치로 특별한 상을 마련했다. 자칫 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갈비찜에는 쫄깃한 떡을 넣어 독특한 매력을 살렸다. 약식에도 베리를 넣어 맛과 모양에 ‘힘’을 줬다. 수정과에는 상큼한 석류주스를 곁들여 펀치를 만들었다. 전통주에 어울리는 마른안주도 은행과 건포도로 동서양의 만남을 꾀했다.
올 추석상을 풍성하게 해 줄 퓨전 요리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한 추석상을 준비해 보자. 단, 아무리 퓨전이라도 추석상에 송편이 빠지면 허전하니 식후에는 알록달록한 송편을 곁들이는 것을 잊지 말자.
약식+베리, 갈비찜+떡에 수정과 펀치‘굿~’
■약식&베리
재료: 찹쌀 5컵, 밤 20개, 대추 15개, 잣 3큰술, 장식용 베리
<찹쌀 양념> 설탕 2컵, 간장 3큰술, 참기름 3큰술, 식용유 4큰술, 계피가루 1큰술, <캐러멜 소스> 설탕 1/2컵, 물 1/4컵
만들기: 찹쌀밥을 짓는다. 밤과 대추는 씻은 뒤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손질한다. 설탕과 물을 약한 불 위에서 진한 갈색이 나올 정도로 끓여준다. 찹쌀 양념과 캐러멜 소스에 찰밥을 양념한다. 밤과 대추를 넣은 뒤 주걱을 사용해 원하는 용기에 넣어준다. 칼로 썰어 예쁜 접시에 담아낸 뒤 베리로 장식한다.
**제인 장 원장이 전하는 조리 포인트: 캐러멜 소스를 만들 때 성격이 급한 사람은 소스를 저으면서 끓이게 된다. 이때 약간 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도 젓지 않아야 제대로 된 소스가 만들어지니 주의하자.
■새송이 버섯 잡채
재료: 새송이 4개, 빨간 피망 1/4개 채 친 것, 초록 피망 1/2개 채 친 것, 포도씨 기름 2큰술, 바다소금 약간, 블랙 페퍼 약간, 국간장 1/2작은술, 미린 1작은술, 정종 1작은술, 들기름 1/4작은술
만들기: 새송이 버섯도 채친다. 팬에 포도씨 기름을 두르고 새송이가 촉촉해질 때까지 볶는다. 포도씨 기름과 바다소금, 블랙페퍼, 국간장, 미린, 정종과 피망을 넣고 1~2분간 더 볶는다. 기호에 따라 마지막에 들기름을 넣어준다.
**조리 포인트: 새송이는 약한 불에서 오래 볶으면 물이 나와 영양분이 손실되며 초록빛 야채도 색깔이 누렇게 변한다. 강한 물에 살짝 볶는 것이 중요하다.
■갈비떡찜
재료: 갈비 2 1/2파운드, 가래떡 4온스, 무 1/2개, 홍당무 2개
<양념장> 배 1/4쪽, 간장 1/2컵, 설탕 1/4컵, 미린 2큰술, 통후추 10~12알, 마늘 약간, 마른 고추 3~4개, 물엿 2큰술, <고명> 굵은파 흰부분, 표고버섯, 목이버섯, 은행, 대추, 잣, 지단
만들기: 갈비는 힘줄과 기름을 제거한 뒤 깍둑 썬다. 고명 재료들을 잘게 썰어 손질한다. 갈비는 물에 담가 핏물을 뺀 뒤 삶는다. 배 간 것과 간장, 설탕, 미린, 통후추, 다진 마늘, 마른고추 다진 것, 물엿을 섞어 양념장을 준비한다. 무와 홍당무는 돌려 깎기 해 놓는다. 삶은 갈비는 거품을 제거한 뒤 양념장에 넣고 고기가 물러질 때까지 중간불에서 끓인다. 불을 끄기 30분 전쯤 무와 홍당무, 물엿을 넣는다. 불은 끈 뒤 고명을 올린다.
**조리 포인트: 갈비찜을 만들면서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간장국물을 넉넉히 붓지 않는 것이다. 간장이 졸아들면 고기가 탈 수 있으며, 나중에도 데워 먹을 수 있으므로 간장국물을 충분히 붓고 졸이는 것이 좋다.
■마른 안주
재료: 은행 약간, 건포도 약간, 럼 약간, 튀김부각 약간, 육포 약간, 누룽지 튀김, 소금 약간
만들기: 은행은 껍질을 벗긴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랗게 볶다가 소금을 넣는다. 건포도는 럼에 1시간 정도 담가 놓는다. 은행과 건포도를 나무꼬치에 번갈아 가며 끼운다. 마른안주 그릇에 은행꼬치, 튀김부각과 육포, 누룽지 튀김 등의 마른안주를 함께 서브한다.
**조리 포인트: 은행은 냉동 은행을 사용하면 색과 맛이 떨어진다. 반드시 생은행을 사다가 껍질 벗겨 사용한다. 건포도는 럼에 재어 두었다 사용하면 맛과 향이 더욱 좋아 술안주로 딱이다.
■도미구이
재료: 도미 2마리, 다진 불고기 약간
<유장> 포도씨 기름 3큰술, 생강주스 2작은술, 레몬주스 2작은술,
<고명> 지단, 파, 빨간 피망 채 썬 것 약간씩
만들기: 도미는 손질해서 길게 사선으로 두 줄을 어슷하게 칼집 낸다. 여기에 다진 불고기를 얹어 놓는다. 오븐용 그릇에 옮긴다. 포도씨 기름과 생강주스, 레몬주스를 섞어 유장을 만든 뒤 브러시를 사용해 생선에 골고루 발라준다. 375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2분간 초벌구이한다. 초벌구이한 도미에 불고기 양념을 살짝 뿌려 오븐에서 10분 동안 굽는다. 지단과 파, 피망 고명을 얹어 서브한다.
**조리 포인트: 구울 때 태우지 않도록 시간을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보통 375도 오븐에서 두 번 구워주는데, 재벌구이 때 시간을 조금이라도 넘기면 고기가 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수정과 펀치
재료: 생강 7~8쪽 껍질 벗겨 슬라이스 한 것, 물 1갤런, 계피막대(통 계피) 4대, 설탕 4~5컵, 레몬 슬라이스, 석류주스 1/2컵, 수정과 1컵
만들기: 생강과 계피를 물에 넣고 40~45분간 끓인다. 불끄기 직전에 설탕을 넣어 달기를 조절한다. 레몬 슬라이스를 넣고 마지막에 석류주스를 넣은 뒤 섞는다.
**조리 포인트: 수정과의 알싸한 맛과 석류주스의 새콤달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정과와 석류주스의 비율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글 홍지은·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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