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국대학교 조교수 신정아는 한국검찰에 의해서 업무방해와 사문서위조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내용을 분석하기 전에 죄의 정의를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죄는 두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인간이 규정한 법을 위반함으로써 저지르는 죄와 종교가 가르치는 법을 위반하는 죄를 말한다. 전자를 Crime 이라하고 후자를 Sin 이라 한다. 한국말에는 이 두 다른 종류의 죄를 구분해서 표현하는 단어가 없이 모두 ‘죄’라고 표현한다.
Crime 을 범하면 형무소에 가지만, Sin을 범하면 죽어서 지옥에 갈망정 이 세상에서 감옥에 갈 일은 없다. 대부분의 Crime은 Sin이지만, Sin에 해당되는 많은 행위는 Crime이 아니다. 거짓말 하는 것은 Sin이지만 Crime은 아니다. 미혼남녀가 합의하에 성행위를 하는 것은 Sin이지만, Crime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망정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은 나쁜 사람을 처벌할 기능이 없다. 다만 법을 위반하는 자(Criminal) 만을 처벌할 뿐이다.
신정아에 대한 첫 번째 혐의는 업무방해(Obstruction of Justice) 인데 이것은 결론부터 말자면 사건과 무관한 혐의다. 영미법에서는 재판진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국한한다. 증인을 교사하는 행위, 증거를 인멸하는 등의 행위가 해당된다. 한국에서는 행정부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지만, 혐의 내용이 구체적이라야 한다.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의 상관이나 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일 뿐 신정아가 교수임명을 받기위해서 청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본 혐의가 성립될 수 없다. 본 혐의는 Crime의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Sin 에 해당되는 행위도 아니다.
두 번째 혐의는 사문서위조(Forgery)인데, 이 또한 해당이 안 된다. 문서위조란 이미 작성된 문서를 조작해서 원본과 다른 가짜문서를 만든다는 뜻이기 때문에 신정아가 스스로 작성한 서류에 거짓사실을 기재했다면 이것은 문서 위조가 될 수 없다. 거짓진술(False statement), 또는 위증(Perjury)이 오히려 사실과 가까운 혐의가 되겠지만 이것 역시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소유지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한다.
거짓진술(False statement)로 인해서 형사 처벌을 받기위해서는 처벌할 수 있는 사례를 규정하고 있어야한다. ‘경찰에 거짓신고’, ‘거짓 화재신고’ 등 이미 처벌할 수 있는 사건에 한헤서 처벌할 수 있다. “사립대학교 교수 임용 신청서에 거짓진술 또는 거짓학력을 기재” 할 경우 형사 처벌한다는 형법조항이 없는 한 신정아를 처벌할 수 없다.
위증죄(Perjury)도 해당이 안 된다. 거짓진술을 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겠다는 선서(Oath) 하에 거짓진술을 했을 경우에만 위증죄가 성립된다. 신정아의 교수임용 신청서 또는 이력서에 선서 서명을 하지 않은 한 위증죄도 적용될 수 없다.
이와 같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검찰이 나설 일이 아니다.
동국대학교와 신정아의 관계에서 피해자가 있다면 피해자는 민사소송으로 사건을 해결해야할 것이다. 박사학위가 없는 교수가 학생을 가르침으로써 학교나 학생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또는 이러한 사태를 야기함으로써 신정아의 명예를 얼마나 실추시켰는지가 민사적 이슈가 될 것이다.
신정아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는 두 사람의 사적인 관계로서 제 삼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만약에 그 두 사람 사이에 부정한 관계가 있었다면 변 실장의 부인만이 두 사람을 상대로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을 뿐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사건을 기억한다. 그 당시 국민의 여론은 “It is Hillary’s problem, not the peoples.” 공직자의 부도덕한 행위를 보는 국민의 태도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신정아와 변 실장 사이에 부도덕한 관계가 있었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언론이 그렇게 몰아갔을 뿐이다.
신정아는 언론의 흥미보도(Sensationalism)의 희생양이 되었다. 언론은 사실보도 (Journalism)에 충실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독자의 흥미를 돋우는데 눈이 멀었었다. 신정아와 변 실장의 치정관계를 기정사실화는 보도와 신정아의 누드사진은 Journalism의 벽을 넘었다. www.intak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