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주(코너스톤 상담센터)
우울증의 특징은 슬픔, 고통스러운 사고, 자극에 대한 민감한 반응, 불안 죄책감, 위축, 의욕 상실, 초조함, 수면장애와 피로, 욕구 상실, 성욕 감퇴, 체중 감소 또는 증가, 분노, 자살에 대한 생각, 망상과 편집증과 같은 특징을 나타낸다. 또한 우울증과 함께 종종 적개심과 자기 연민이 동
반된다.
우울증은 그 누구에게 나타날 수 있고 또한 극복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하지만 개개인의 성격과 성장 배경, 생활환경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난다.
우울증은 쉽게 보아서는 안된다. 만일 오랫동안 방치한다면 몸과 마음에 병이 심해져서 사회 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고, 가장 무서운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죽는 것보다 사는게 힘들다고 하는 상태에 이르러 자살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이쯤에서 상담 사례를 하나 예를 들어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어느 중학교 여교사가 상담소를 찾아왔다. 그녀는 한 2년 정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시도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꾸준한 심리상담 치료는 받지 못한 듯 했다. 휴직기간 동안 마음을 다스리고 재충전하려 다짐을 했으나 힘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가을학기에는 복직하기로 되어 있었고, 그녀도 그러기를 원했다. 하지만 복직한다는 생각만 하면 우울증은 더욱 심해져서 매일 아침 두려움에 눈을 뜨기가 두렵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 조차 괴로운 일이 되었다. 그래서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고 하루에 한 끼로 대충 때우는 정도였다.
그녀는 그런 그녀가 더욱 싫어지고 삶에 의미를 못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모든 일에 회의적인 듯 했고 행복지수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괴롭게 만들고 있을까? 그녀에게 무거운 절망의 그림자가 뒤덮고 있는 듯 했다.그녀의 우울증 증세로 보아 처음 한달 동안은 상담소를 매주 같은 시간에 방문하는 자체도 힘들어 보였다(그녀의 남편과 어머니의 꾸준한 격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녀는 무엇인가를 같은 시간에 정해놓고 한다는 것이 이젠 정말 힘들다고 호소하곤 했다. 또한 심리치료 중간 중간 아픈 과거 얘기를 할 때면 더욱 힘들어 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많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다고 털어놓기 시작했다. 어려서 친부모의 이혼 후 친어머니와 새 부친 밑에서 살게 되었고, 불행히도 새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신체적, 감정적으로 학대를 가했고 그녀가 스무살이 넘어서야 새아버지와 헤어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몇년 전 아주 가까이 지내던 여동생을 총기사고로 잃었다. 이 또한 그녀에겐 아주 큰 마음에 상처로 남았지만 속시원히 누구와 상의 한 번 한 적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치유받지 못한 마음의 상처를 가슴에 꽁꽁 매어놓은 듯 했다. 생각조차 하기 싫어하는 것이 얼굴 표정과 몸짓으로 역력히 드러났다. 그녀는 그 상처들이 이렇게 그녀 몸 안에서 우울증으로 곪아 들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사실 스무살 이후 그녀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결혼도 하고 어린시절 꿈이던 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그러나 치유받지 않은 많은 마음의 상처들로 인해 그녀의 몸과 마음은 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에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사춘기 청소년들을 매일 매일 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컨트롤 할 수 없는 학생들의 반항적인 행동과 말투에 스트레스는 날로 커져만 갔다. 그녀의 얼굴에서 슬픔과 좌절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녀는 쾌활한 성격을 가진 듯 보였으나 사회성은 뒤떨어졌고, 그녀의 인지 사고방식은 매사에 부정적이고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 또는 믿지 못하고 자존심이 낮았다. 그녀의 그런 행동이나 사고능력, 성격들은 그녀의 어린시절 가정불화와 새아버지의 감정적 학대에서 비롯된 듯 했다.
반년 정도의 심리 상담으로 그녀는 다시 학교로 복직할 꿈을 꾸었고 중학교 교사직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전직을 할 준비도 하게 되었다. 또한 그동안 복용해 오던 항우울증 치료제의 높은 복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그녀는 이제 그녀의 과거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게 되었고 감정적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젠 상담시간에 그녀의 웃는 모습은 낯설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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