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대학 코스·세미나·가족단위 ‘과외’까지
투자나 상속설계 등 개인재정 관리 지식을 배우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들이 특히 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당 규모의 현금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이 최근 급속히 늘어났지만 사실상 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재정지식은 이들에게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이 같은 코스들은 대학의 평생교육원이나 경영대학원에서 수강하기도 하고 재정서비스 회사나 재정교육 전문회사들에 의해 제공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부자들끼리 학습그룹을 만들어 자체적인 정기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프로그램 구성이나 참여 비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대학 강의만 살펴봐도,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5일 코스가 숙식 포함해서 8,700 여달러 이상이며, 사례연구를 중심으로 투자나 상속문제 등을 다룬다고 알려져 있다.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의 4일 코스는 교재·식사 포함해서 6,900 여달러이고 투자전략이나 다세대간 상속설계 뿐 아니라 자선사업이나 재정전문가 선택법 등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다.
뉴욕대학의 재정관리 수료증 과정은 8 코스를 수강해야 하는데 코스별 수강료가 295~695 달러이고, 자산보호 설계나 상속설계, 헤지펀드 소개 등의 코스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한편 마이애미 대학의 관련과정은 비슷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틀 저녁 강의에 99달러 만을 받는다.재정교육 전문회사들은 특정 부유계층 가정들을 상대로 맞춤형 코스를 개발하기 때문에 참여 비용이 매 경우마다 다르기 쉽지만 주말 맞춤코스로는 대개 1만달러 정도를 받는다.
부자들 끼리 결성한 한 학습그룹은 연회비가 2만 5,000달러 정도인데, 매달 하루 비공개 모임을 갖고 자체 주제발표나 초청 인사의 강의를 듣는다. 이런 그룹에 입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천만 달러 이상의 투자가능 자산을 갖고 있는 자수성가자라야 하는데, 현재 뉴욕·LA 등에 100 여명이 넘는 회원이 있다고 한다.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 같은 대부분 경우에 적지 않은 참여 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참여신청이 쇄도해,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는 대기자 명부까지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재정교육
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을 반영하는데, 그 가장 큰 이유로는 현대의 복잡한 각종 금융상품과 늘 변화하는 관련 세법 등이 손꼽히고 있다.
게다가 향후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하게 되면 이 같은 재정교육에 대한 수요는 한층 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런 각종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상당한 현금자산을 갖고 있는 부자들이다.
그 중에는, 자신의 사업체를 매각해서 갑자기 큰돈을 쥐게 된 기업가, 부유층의 미망인·이혼녀, 거액의 상속인 등도 있고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온 많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가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교육 과정에선 부자가 되는 방법 보다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유동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증식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이 주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비싼’ 프로그램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대형 은행·증권사들의 ‘프라이빗 뱅킹’ 부서나 일부 재정자문·관리 서비스 회사들도 상속설계·파생상품·투자 등의 재정관리 교육을 고객과 그 가족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요즘은 각 카운티나 타운 등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커뮤니티 칼리지, 커뮤니티 스쿨, 어덜트 스쿨 등에서 재정상식 관련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이런 강의들에선 분산투자나 투자 포르트폴리오 구성, 은퇴플랜을 위한 최선의 옵션들, 유산 상속 등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배우게 되고, 강의료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그러나, 단기간에 이런 강의들을 듣는다고 해서 바로 전문가 수준의 재정관리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처럼 기초적인 재정지식을 습득하게 되면 적어도 관련 전
문가들과 좀더 원활하게 의사소통 하는데는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이 같은 교육과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의외로 가장 기본적인 재정상식들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은행·증권사의 정기 명세서나 신탁서류, 투자안내서 등을 어떻게 읽고 이해할 것인가, 재정 전문가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등의 주제가 그 같은 좋은 예이다. 문의: 201- 7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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