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사춘기는 패러다임 변동의 시기
대학 진학 전 대응하는 전술 연구해야
지난 8월27일자 한국일보 A6쪽에 오리온좌 남서쪽에서 다른 곳에 비해 물질이 45%나 적은 우주속의 ‘구멍’을 발견했다는 기사가 게재되었었는데, 그 지름이 10억광년이나 되고 그 거대한 구멍 속에는 떠돌이별도, 은하도, 블랙홀도 없으며 심지어 우주 공간을 채우는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조차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이었다.
아주 짧고 간단한 기사였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의 상상을 불허하게 공허한 우주가 과연 얼마나 넓은 곳이고 또 상대적으로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 것인가 일깨워 준 기사였고, 또 오늘의 천문학이 7세기에 만들었던 첨성대에서 얼마나 많이 발전했나를 알려준다. 위의 기사에서 얘기하는 떠돌이 별이나 은하, 블랙홀, 그리고 암흑물질은 모두 육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천체들이기 때문이다.
밤하늘에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은 태양계가 위치한 밀키웨이(Milky Way)라는 은하계에 있는 별들인데, 달을 비롯해서 금성은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이 아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가까이 있는 관계로 밤하늘에서 다른 별들과 함께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원전 2세기께 그리스 사람 히파르코스가 기하학적인 도구로 천체를 관측해서 하늘의 별들의 위치를 기록했을 때만 해도 별들이 하늘에 고정되어 있다고 믿었었는데, 2세기가 되어서야 그리스의 천문학자가 처음으로 하늘은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유럽 전반에서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은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라는 신학자이자 의사이며 천문학자에 이르러서였었다. 그는 우연히 그리스 고문서를 공부하다가 태양 중심설을 접하게 되었으나 당시 이단이라고 몰릴 것을 우려해서 16년이 지난 1530년에나 태양 중심설의 첫 개설사를 탈고함으로써 소위 말하는 ‘코페르니쿠스적’ 혁신에 불을 댕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증명하는 데는 1608년에나 발명된 보다 강력한 망원경을 필요로 했고 갈릴레오와 케플러의 부지런한 관찰과, 이삭 뉴턴이 발명한 미분적분이라는 계산법이 뒷받침해 주지 않았더라면 하나의 학설적 주장의 범주를 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이후에 망원경 제조기술이 점점 발달해서 1917년에는 반사경의 직경이 257cm나 되는 윌슨 천문대의 망원경이 제작되었는데 덕분에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도가 높아졌지만 눈에 보이는 빛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되어 있어 더 큰 도약은 우주항공학이 발달한 1980년 후에나 가능했던 것이다. 1990년에는 허블이라는 초대형·초정밀 망원경을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렸지만 천문학이 오늘날의 수준에 미치게 된 것은 또 하나의 비약을 필요로 했는데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와 적외선, X-ray, 감마선을 관측할 수 있는 기기와 밀입자 등에 관한 물리학의 이론적 발전, 그리고 이런 무거운 장비를 대기권 밖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우주공학의 발전과 이것을 전자화해서 자유자재로 합성, 송전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 전부터 천체와 천체 사이의 변화과정에서 적외선과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이 다량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알았지만 우주에서 오는 자외선과 적외선이 대기권에 흡수가 되어 관측을 못하다가 1960년 초고도 비행이 가능한 비행기 속에 적외선 관측기를 장착해서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것을 포착했고, 1983년에는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된 인공위성을 발사해서 적외선으로 천체를 관측하기 시작했으며 이어서 우주 정거장이 생겨서 허블 망원경 같은 초대형 망원경이 대기권 밖에 설치되고, 또 칼텍의 스피처라는 적외선 망원경과 하버드의 찬드라 라고 하는 X-ray 망원경이 우주 궤도에 설치됨으로 인해서 본격적인 천문학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보에저 1호, 2호, 3호라는 탐험위성을 태양계의 끝까지 보내서 이전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사진들을 송전해 옴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우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는 은하계라는 은하에 있는 불과 하나의 별에 지나지 않는데 우리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와 함께 100억개도 넘는 은하들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통 은하에는 적게는 천만개에서 많게는 조(兆)개의 별들이 있다고 추정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가 그렇듯이 별들은 각각 수개의 행성을 가지고 있는 것까지 계산하면 우주의 광대함이 감히 상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은하와 행성은 육안에는 전혀 보이지 않고 가장 잘 보이는 안드로메다은하는 육안에는 희미한 별처럼, 약한 망원경으로는 조그만 먼지덩어리처럼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위에 말한 강력한 망원경과 여러 종류의 망원경을 동원하면 놀라운 이미지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준항성체(Quasar)라던가, 신성운(Nova), 펄서(pulsar), 천계(constellation), 은하(galaxy) 등등은 이렇게 얻어진 귀한 수확물이며, 인류 역사의 극히 끝부분인 불과 십년 안에나 들여다볼 수 있게 된 우리에게는 새로운 영원의 세계의 실체들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엉뚱한 제목을…?”하고 의아해 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녀들이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겪는 사춘기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전술(前述)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즉, 이 사춘기가 너무나도 중요한데, 이 사춘기를 올바로 이해하고 자녀들을 잘 도와주려면 우리 자녀들이 성장과정 동안 겪는 변화는 하늘에 별들이 박혀 있다고 믿었던 고대에서 현대의 최첨단에 이르기까지의 변천만큼이나 큰 혁신적인 이론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어야 하고 그것도 몇 천년 동안이 아닌 아주 짧은 몇 년이라는 기간 안에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주에는 우리 자녀들이 태어나서부터 겪는 인식의 변화과정에 대해 나누어 보고자 한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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