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려면 굴려라!
골프는 확률 게임이다. 그린 주변에서 볼을 깃대에 붙이고 싶다면 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띄우는 건 최후의 선택이다.
■이번 레슨이 유용한 골퍼
-프로를 모방하다 토핑(볼 위를 때리는 것) 내거나 뒤땅을 자주 치는 골퍼
-그린 주변에서 볼을 띄울 것인가, 굴릴 것인가 헛갈리는 골퍼
■왜 굴려야 하나
PGA 투어 대회를 비롯한 프로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볼을 높이 띄워 홀에 붙이는 경우가 있다. 탄성이 절로 터진다.
많은 아마추어들은 감탄에 그치지 않고 자신도 프로처럼 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실수가 잦아서다.
특히 높이 띄우기 위해 로프트 각도가 큰 웨지를 사용하다 보면 토핑이 날 확률이 높아진다. 또 볼 밑을 파고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뒤땅을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프로 골퍼들은 이런 이유로 아마추어들에게 볼을 살짝 띄운 후 굴려서 깃대에 붙이는 러닝 어프로치를 권한다. 일단 로프트 각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클럽을 사용하고 쓸어 치는 스타일인 까닭에 볼을 맞히기 편하다. 거리 조절도 훨씬 수월하다.
■홀 주변 라인을 고려한다
러닝 어프로치를 할 때는 굴러가는 라인도 고려해야 하지만 홀 주변의 경사를 파악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굴러갈 때는 볼의 속도가 있기 때문에 경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그러나 볼이 홀에 거의 다다르게 되면 구르는 속도는 점차 떨어지고 경사의 영향도 훨씬 많이 받게 된다.
■볼 위치는 오른쪽
러닝 어프로치를 할 때 볼은 왼발 쪽에 둔다. 그래야 뒤땅이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또 클럽의 페이스는 약간 닫아주는 게 좋다.
볼을 왼발 쪽에 두고 페이스도 닫아준 덕에 볼은 의도한 대로 살짝 뜬 후 그린에 안착한 다음 홀까지 원활하게 굴러가 멈추게 된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피칭 웨지를 사용할 경우 ‘떠서 가는 거리’와 지면에 착지 후 ‘굴러가는 거리’의 비율은 3대 7정도로 보면 된다.
뒤땅을 방지하기 위해 볼은 왼발 쪽에 둔다.
■그럼 언제 띄우란 말야!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언제 띄울지 언제 굴려야 할지 난감해 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먼저 포대 그린이다. 페어웨이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포대 그린에서는 굴릴 수가 없다.
이런 때는 띄워야 한다. 포대 그린 주변의 라이는 대부분 오르막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하지만 않는다면 볼을 평소보다 더 높이 띄워 그린에 안착시킬 수 있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점은 볼이 착지한 후 굴러가는 거리다. 에지와 깃대 사이의 거리가 짧다면 곧바로 세워야 하기 때문에 띄우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퍼팅이라고 생각한다
러닝 어프로치는 말 그대로 굴려서 붙이는 거다. 퍼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클럽에 로프트 각도가 있기 때문에 처음에 볼이 살짝 뜨는 것이다.
어드레스 자세도 다른 웨지 샷을 날릴 때보다 좀 더 세워지게 된다. 그립은 약간 내려 잡도록 한다. 퍼터를 잡듯이 말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러닝 어프로치를 하면서 흔히 하는 실수가 폴로스루 때 클럽을 몸통으로 잡아채는 것이다. 퍼팅을 하듯이 클럽을 타깃방향으로 쭉 뻗어줘야 원하는 곳으로 볼을 보낼 수 있다.
프린지에 볼이 놓여 있다면 퍼터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잔디의 저항이 많다면 러닝 어프로치를 구사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다.
퍼팅 때의 어드레스 자세와 똑같다.
■웨지를 너무 고집하지 마라
타이거 우즈는 지난해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 당시 드라이버로 홀 주변 프린지에 볼을 떨군 후 3번 우드로 러닝 어프로치를 해 가볍게 버디를 추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 골퍼들은 그린 근처만 가면 무의식적으로 웨지를 잡는다. “언니! 52도.” 그러다 보니 캐디의 손에는 그 사람이 자주 쓰는 웨지가 어김없이 들려 있다.
우즈의 경우에서 보듯 러닝 어프로치를 할 때는 로프트 각도가 작은 클럽이 더 유리할 때가 많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평소 자주 사용하는 7번, 8번, 9번 등의 아이언이 다루기 훨씬 수월하다.
그린이 약간 오르막이면서 홀까지의 거리가 멀 때는 더욱 그렇다. 또 아이언을 사용하면 볼을 맞히기가 훨씬 수월해 실수도 줄어든다.
볼이 굴러가는 거리는 클럽의 로프트 각도가 작아질수록 (번호가 낮은 클럽으로 갈수록) 많아진다. 7번 아이언을 사용할 경우 볼이 떠서 가는 거리와 굴러 가는 거리의 비율은 약 2대 8정도로 계산하면 된다.
처음에는 거리 조절에 애를 먹을 수도 있지만 조금만 연습해 보면 러닝 어프로치가 훨씬 쉽다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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