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발자취를 찾아서(5)
이혜숙(어린이법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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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더불어 동양 미술의 발상지인 인도에서는 불교와 힌두교에 바탕을 둔 현재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1번 굴은 아잔타 석굴 중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굴로 아름다운 벽화가 많이 남아 있었다. 보살에게 꽃을 공양하고 있는 왕의 모습도 보이고 아름다운 흑인 공주, 연꽃을 들고 있는 보살상 그림도 있었다. 2번 굴에는 천정에도 정교한 그림이 남아 있고 벽에는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었는데 부처님을 안고 계시는 마야부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16번 굴에는 내부를 장식한 화려한 벽화이며, 부처님 이복동생 난다가 출가한 후 그의 아내가 고통과 슬픔에 잠겨 죽었다는 빈사의 공주 그림은 너무나 표정이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게 하였다. 17번 굴의 벽화는 부처님께서 고향으로 돌아오시어 속세의 부인과 두 아들에게 탁발하는 그림이 있었으며, 부처님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애처로운 눈빛이 담겨 있어 사실감 넘치는 표현에 내 마음도 슬픔으로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밖에도 석굴에는 수많은 조각상을 볼 수가 있었으며, 4번 굴에서는 화가 난 코끼리를 피해 달아나는 남녀의 조각상은 차가운 돌에 감정까지 표현한 솜씨가 너무나 훌륭하였다. 버스는 서쪽으로 달려 데칸고원의 암벽을 깎아 오랜 세월 동안 완성한 엘로나 석굴 사원에다 달았다. 상상을 초월한 웅장한 모습에 나의 시선은 멈추었으며, 엘로나 석굴의 매력은 거대하고 섬세함에 탄성이 절로 난다. 길이83M, 폭46M, 높이35M인 이 대 건축물을 골과 망치도 없던 1,000년 전에 완성시킨 원동력은 인간의 신앙심이란다. 불교 사원은 (1번~12번), 힌두교 사원은 (13번~29번), 자이나교(30번~34번)의 석굴사원이다. 엄청 큰 규모의 공간의 승려회의장은 36M 부처님의 좌상과 관음보살, 타라보살, 미륵보살,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인 타라 상, 카일라쉬 사원은 엘로라 석굴을 대표하는 사원으로 규모도 웅장하고 조각이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1,000년에 걸쳐 완공한 석굴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보다 2배 정도의 규모로 그 크기와 웅장함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섬세한 조각으로 눈길을 끄는 자인교의 신상인 서있는 나체 조각상은 다른 굴과 쉽게 구별이 되었다. 엘로라의 모든 사원에는 채색을 한 흔적을 볼 수 있었으며 석굴 중에는 2층으로 된 것도 있는데 단단한 바위를 뚫고 2층으로 조성한 석굴사원에 매료되어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
탄생지(룸비니), 성도지(부다가야), 초전법륜지(녹야원), 열반지(쿠시나가라)는 불교 4대 성지와 슈라바스티, 상카샤, 라지기르, 바이샬리를 불교 8대 성지로 이 네 곳은 부처님이 정각을 얻은 후에 중요한 기적을 행한 곳이며, 슈라바스티는 부처님이 이교도들을 물리치기 위하여 기적을 보인 곳이며, 샹카샤는 부처님이 도리천을 방문하여 어머니 마야데비에게 불법을 설한 후 다시 하강한 곳이다. 라자기르는 부처님이 미친 코끼리를 제압하는 기적을 행한 곳이며, 바이샬리는 수많은 원숭이들이 망고동산에서 부처님에게 벌꿀을 바친 기적이 있었던 곳이다. 이 곳 불교의 8대 성지를 순례하면서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시고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시며 인도는 불자들에게 불심을 증득케 하는 힘을 지닌 불국토이다. 또한 부처님의 흔적이 담겨있는 성지를 답사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성지순례라 생각한다.
갠지즈강의 아침, 순백색의 아름다운 타지마할, 화려한 디와니이하스트 궁전, 신비한 천혜의 요새 아잔타석굴, 웅장한 엘로라 석굴이 기억에 남는다. 항상 우리에게 웃음을 잃지 않게 해 준 큰스님과 도반들,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준 인도인 프랑카씨, 마음이 푸근한 많은 분들, 이 글을 쓰면서 그 때 기억이 새롭다. 여행이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때는 한결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정이 넘치는 따뜻한 마음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현재로 돌아오는 것이다. 좋은 여행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아름답고 찬란한 인생으로 만들어 가게 하며, 화려한 자연의 위대함과, 계곡의 수려함과 인간의 노력이 더해진 문화 유산을 보면서 자기 인생을 돌아보며 희망을 가지고 삶을 더 진지하고 알차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 할 수 있다.
<끝>
hyelee2003@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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