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소득따른 성적 격차 여전
아시아계 타인종 보다 월등
고소득 가구일수록 고득점
외국어 선호 스패니시가 70%
한국어 공부 학생은 소수점 이하
미국 대학 전형에서 중요한 요소는 SAT 점수, 내신 성적, 특별활동, 추천서, 개인 에세이 등이 손꼽힌다. 지난 28일 SAT 주관처인 칼리지보드가 발표한 2006~07학년 SAT 시험 결과를 분석한다.
▲인종, 소득수준에 따른 성적 격차
SAT 점수는 타고난 인종과 부모의 주머니 깊이에 달려 있는 서글픈 현실이 올해도 증명됐다.
본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계 평균점수는 백인, 흑인, 라틴계 등 타인종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SAT II 한국어 시험과 SAT를 동시에 치른 학생들의 점수는 아시아계 평균점수 1,605점보다 12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400점 만점). 가장 낮은 점수는 흑인 학생들(1,287점)이 기록했다. 멕시코계와 라틴계 학생들은 각각 1,371점과 1,360점을 얻어 미국 평균보다 151점 정도 낮았다.
부모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SAT 점수도 높아졌다.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인 가구에서 자란 수험생들의 영어·수학 평균점수는 각각 544점과 556점. 작문 점수는 537점이었다. 반면 연소득 4만~5만달러 가정의 학생 평균점수는 영어 489점, 수학 496점, 작문 477점에 불과했다. 연방 정부가 빈곤층으로 규정한 연소득 2만달러 이하 가정의 수험생은 영어 453점, 수학 472점, 작문 446점을 받았다.
부모의 학력수준에 따른 학생들간 학력 차이도 컸다. 고졸 이하의 교육 수준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라는 수험생의 SAT 점수는 1,284~1,449점이었다. 그러나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교육을 받은 부모의 자녀들은 평균 1,568점 이상의 SAT 점수를 받았다.
▲공립 고등학교 vs. 사립 고등학교
사립 고등학교 학생들의 점수가 공립학교 출신의 수험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수험생의 84% 정도를 차지하는 공립학교 학생들의 영어·수학 평균점수는 각각 498점과 509점. 이에 비해 사립 고등학교 수험생은 영어 538점, 수학 547점, 작문 537점을 기록했다. 사립학교의 종류에 따른 학력 차이도 있었다. 종교 계열의 사립학교 학생들의 SAT 평균점수는 1,584점인 반면 특정 종교와 연관되지 않은 독립 사립학교의 학생들의 평균점수는 79점이 더 높았다.
▲AP 수강생 및 조기 경험자 강세
미국 교육의 특징은 평준화된 것 같은 외형을 갖추고도 학생 능력에 따른 철저한 차별교육이다. 올해 결과는 이런 교육정책이 우수 학생을 양성하고 있음을 다시 증명했다. 선행학습(AP), 아너 등 일반 학생보다 앞서가는 공부를 했던 수험생들은 미국 평균점수보다 무려 200여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외국어, 수학 AP 또는 아너반을 수강한 학생들의 평균점수가 다른 AP과목을 수강한 수험생들보다 높았다.
미니 SAT라고 불리는 PSAT를 치른 학생들 또한 평균보다 높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PSAT 응시 경험이 빠르면 빠를수록 SAT 점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1학년 PSAT를 치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평균점수가 1,508점인 반면 10학년 이전에 응시경험을 가진 학생들의 120여점이 높은 SAT 점수를 받았다. PSAT 응시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전체 수험생의 21% 정도였고 이들의 시험점수는 평균 보다 100여점이 낮았다.
▲최고 인기 외국어는 스패니시
수험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어는 스패니시로 나타났다. 올 수험생들의 70% 정도인 약 87만명이 스패니시를 공부했다. 그 뒤는 프랑스어(19%)가 차지했다. 지구상에서 현재 사용하는 국가와 민족이 없는 언어인 라틴은 인기순위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학자의 언어’인 라틴을 공부한 수험생들은 외국어 선택 수험생들간 비교에서 가장 높은 평균점수인 2,020점을 받았다. 수험생 5% 정도가 공부한 독일어는 4위였다. 중국어, 일본어, 이탈리아어는 수험생 2% 정도가 고등학교 재학 중 택했다. 한국어를 공부한 학생은 소수점 이하의 비율을 차지해 히브루어, 그리스어보다 인기도가 낮았다.
▲SAT 중요성
미 전국 대학 입학 카운슬링협회(NACA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SAT를 입학 전형의 주요 요소로 여기는 대학은 지난 1993년 이후 46%에서 60%로 증가했다. SAT 폐지와 내신 성적 비율 증가를 주장하는 교육개혁론자들의 주장과는 거리 있는 현실이다.
SAT 시험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명문대에 지원한 고등학교 3학년들의 70%는 GPA가 4.0 또는 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표준화된 시험의 점수만큼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요소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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