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女단식 우승 샤라포바는 탈락
이형택(세계랭킹 43위.삼성증권)이 총상금 184억원이 걸린 US오픈테니스대회에서 7년 만에 단식 16강에 진출했다.
이형택은 2일(한국시간)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단식 3회전에서 영국의 20세 신예 앤디 머레이(19위)를 3-1(6-3 6-3 2-6 7-5)으로 꺾고 16강에 올라 4번 시드의 강호 니콜라이 다비덴코(4위.러시아)와 8강 티켓을놓고 다투게 됐다.
한국의 이형택 선수는 2007 년 9얼 1일 뉴욕서 열린 US open 토너멘트에서 영국의 앤디머레이를 꺽고 환호하는 모습 (AP Photo/Ed Betz)
16강전에서 앤디머레이의 공격을 리턴 하는 이형택 선수(AP Photo/Ed Betz)
이형택이 메이저대회 단식 16강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0년 US오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그는 2004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 2005년 프랑스오픈, 올해 윔블던대회등 모두 네 차례 32강에 올랐던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첫 세트에서 서로 서브 게임을 지켜가던 균형을 이형택이 먼저 깨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함께 가져왔다. 게임 스코어 4-3으로 앞서던 이형택이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빼앗으며 5-3을 만들고 내쳐 6-3으로 첫 세트를 마무리 지었다.
기세가 오른 이형택은 2세트에서도 서브 게임은 모두 지키면서 상대 서브 게임을 2개 따내며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갔다.
게임 스코어 2-2로 맞서던 상황에서 상대의 더블 폴트로 3-2로 역전시킨 이형택은 5-3으로 앞선 9번째 게임에서도 상대의 강서브를 적절히 받아넘겨 머레이의 범실을 유도해 역시 6-3으로 2세트까지 승리했다.
3세트에서 첫 게임을 바로 브레이크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이형택은 결국 게임스코어 1-5까지 끌려가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세트를 내줬다.
이형택은 4세트에서도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내주며 0-1로 끌려가 불안한 조짐을 보였으나 곧바로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반격에 성공했다.
이어 이형택은 다시 머레이의 서비스 게임 40-30으로 앞선 뒤 상대의 3구 공격이 네트에 걸리면서 게임을 따내 4-2를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한때 세계 랭킹 8위까지 올랐던 머레이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머레이는 2-5로 뒤진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고 이어진 이형택의 서브 게임까지따내는 등 5-5를 만들며 이형택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형택은 이 상황에서 매치 포인트를 두 번이나 잡고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이형택은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6-5를 만든 뒤 마지막 상대의 서브 게임에서 먼저 한 포인트를 내줬지만 이후 내리 4포인트를 따내며 2시간40분의 혈투를 끝냈다.
서브 에이스에서는 5-15로 뒤진 이형택은 실책을 32개만 범해 54개의 머레이를 앞섰고 상대 서브 게임을 따낼 기회인 브레이크 포인트도 머레이는 7번밖에 잡지 못한 데 비해 무려 16번이나 잡는 등 내용 면에서도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이형택의 16강 상대 다비덴코는 아직까지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은 없지만 2005년 프랑스오픈, 2006년 US오픈, 올해 프랑스오픈 등 총 세 차례 메이저대회 4강까지이름을 올렸던 강호로 투어에서 10승을 거뒀으며 현재 세계 랭킹은 4위다.
이형택은 다비덴코와 지금까지 3번 맞붙어 1승2패로 상대 전적에서는 뒤지고 있다. 2002년 독일에서 열린 챌린저대회에서는 이형택이 2-1로 이겼지만 이후 투어 대회에서 2003년과 올해 두 번 싸워 모두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승리로 랭킹 포인트 150점과 상금 7만2천달러를 확보한 이형택은 경기 후 테니스 전문 월간지 ‘테니스 코리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꿈만 같다. 결혼 후 안정이 됐고 아이들을 낳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면서 2000년 US오픈 16강 피트 샘프라스 전은 내 생애 가장 잊을 수 없는 경기였고 오늘 이 자리가 있게 해준 계기였다. 다비덴코는 훌륭한 선수지만 그 역시 체력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여 해볼만 하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또 뉴욕에 온 지 10일이 지났는데 계속 이겨서 힘든 줄 모르겠다. 한국에서 응원해준 팬들과 코트를 찾아 힘을 불어넣어 준 분들, 소속팀 삼성증권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 해 우승자 마리아 샤라포바(2위.러시아)가 탈락해 이변의희생양이 됐다. 샤라포바는 단식 3회전에서 30번 시드의 아그니스카 라드완스카(폴란드)에 1-2(4-6 6-1 2-6)로 졌다.
여자부에서는 시드권자들의 탈락이 더 이어졌는데 16번 시드를 받은 ‘알프스 소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로루시)에게 1-2(6-3 1-6 0-6)로 졌고 7번 시드 나디아 페트로바(러시아) 역시 아그네스 스자바이(헝가리)에게 0-2(4-6 4-6)로 패해 탈락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205㎝의 장신 존 아이스너(미국)에 3-1(6-7<4-7> 6-2 6-4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합류했고 ‘광서버’ 앤디 로딕(미국)도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을 3-0(6-3 6-2 6-0)으로 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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