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발자취를 찾아서(4)
이혜숙(어린이법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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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타 석굴, 세월의 손때에 찬란함 잃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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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치는 보팔 옆에 있는 작은 마을로 스투파를 중심으로 옛 불교사원으로 유적들이 낮은 언덕에 위치에 있었다. 제1스투파는 산치의 대표적인 불교 유적이자 상징 조형으로 거대한 규모로서 원래 아쇼카왕이 부처님 사리를 모셔 건립한 것으로 후에 증축되었다고 한다. 네 방향으로 세워진 탑문은 닮은 듯 하지만 각기 다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세밀하게 조각한 아름다움에 놀랍다. 대탑의 전체적인 구조는 원형의 기단 부위에 발우를 엎어놓은 모양의 탑신이 벽돌로 쌓여져 있다. 동문에는 중단에 부왕이 성을 떠나는 부처님 모습과 부처님을 가졌을 때 경이로운 꿈(태몽)을 꾸는 어머니 마야부인을 조각했고 녹야원에서의 최초의 설법 모습이 보이며, 남문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 어머니 마야부인이 연꽃잎에 서 있는 자세로 표현되었으며, 북문에는 최고의 걸작으로 꼭대기에는 석가모니가 설파한 진리를 나타낸 법륜이 있다. 기둥에는 부처님께서 보여주신 기적과 보리수 아래에서의 명상 장면이 있다. 동서남북의 네 방위에 맞추어 조성된 탑문들은 스투파의 축을 향해 밖에서 곧장 안으로 못 들어가고, 일단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 다시 그 축을 향하게 하여 네 문이 전제적으로 만(卍)자를 형성하게 한 것이 특이하다. 3번 스투파는 부처님 10대 제자 가운데 지혜제일 사리불 존자와 신통제일 목련 존자의 사리가 안장되어 있었다. 아쇼카왕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든 후 유골을 인도 각지 8곳에 스투파를 조성하여 불교도들이 쉽게 참배할 수 있도록 수많은 스투파를 건립하게 되었으며 인도를 넘어 불교 전 지역에 부처님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산치탑의 형상은 불교미술에 있어 회화, 조각, 건축이 초기 불교사원 가람배치의 영향도 주었다고 한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장소를 벗어난 곳에서 때묻지 않은 순박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는데, 힘든 여행길에서 그들과 마주하면 시원한 청량제를 마신 듯 기분이 좋아졌다. 그날 저녁에도 우리는 가끔 호텔의 주방장의 허락을 받아 주방을 빌려 뒤에서 말없이 선행을 베푸는 보살님 덕분에 타국에서 한국 음식을 만들어 맛보게 해주는 보살이 있어 우리 모두는 고마움과 행복감을 느꼈다.
보팔에서 휴식을 취한 일행은 버스를 타고 어둠 속 회색의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드니 어느새 여명이 밝아 오고 붉디붉은 해가 대지 위로 솟아오를 때 아잔타석굴로 향하였다. 버스는 시골길에 간신히 포장된 도로를 따라 우리의 목적지로 다가가고, 창 밖에 시골 풍경이 한가롭다. 짚과 소똥을 썩어 연료로 쓰기 위해 말려서 탑처럼 쌓아놓은 광경들은 마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으며, 버스에서 내리자 우리들 주변으로 인도 사람들은 구름 떼처럼 모인다. 별 것도 아닌 설명을 해주고는 손을 내미는 사람, 의자를 가마처럼 만들어 날라주는 가마꾼, 구걸꾼들의 치열한 밥벌이의 현장이기도 하다. 아잔타 석굴로 향하면서 0 지역이 낮으막한 구릉지대인데, 석굴지역에는 꽤 큰 협곡들을 이루고 석굴은, B.C 2세기부터 A.D 7세기에 이르기까지 조성된 29개에 이르는 불교 석굴사원으로, 8세기경 불교가 쇠퇴하자 무려 1,100년 동안 밀림에 숨겨져 있다가 1819년 영국군 병사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 천년 동안이나 흐른 세월 속에서도 벽화의 화려한 색채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는데 수많은 방문객의 손길로 인해 현재는 보존될 수 없을 만큼 훼손되었다고 하니 아름다움을 가진 귀중한 문화 유산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아팠다. 석굴은 5개의 스투파 또는 불상을 모신 사원과 24개의 스님들의 거주공간인 승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석굴에 남아있는 많은 회화, 조각 작품들 속에서 종교화의 정수와 함께 그림을 통한 당시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으며, 불교 신앙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곳 아잔타 석굴사원에는, 불교 미술뿐만 아니라 건축물과 더불어 회화, 조각 등 수많은 미술품들이 소장된 종합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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