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재미있는 곳” 인식 심어줘야
꽃이 열매로 변신하듯이 아이들은 날마다 변신을 거듭한다. 어른들은 때때로, 아니 아주 자주 시작도 끝도 없이 도도히 흘러가는 타성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떠내려가지만 아이들은 울고, 깨뜨리고, 소리 지르고, 관찰하면서 범속을 거부하며 온몸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두려움과 주저함이 없이 내달리던 그들이 첫 번에 부딪히는 관문이 프리스쿨 입학이다. 엄마 아빠와 한나절 헤어져야 하는 별리의 고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낯선 환경에 어리둥절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3~4세 아이의 프리스쿨 안착,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개학 전 미리 방문해
선생님과 얼굴 익히게
잘한 일 칭찬할 때도
학교와 연결시키면 효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
1.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학교라는 단어는 아이에게 추상화이다. 이 ‘대단한 날’에 대해 설명할 때는 안개 속처럼 모호하게 하지 말고 그림을 보여주듯이 자세하게 해야 한다. 어떤 게임을 하면서 놀게 될 것인지, 누구를 만나게 될 것인지, 그리고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는 반드시 부모가 픽업을 간다고 확실하게 말해준다. 확신이 들면 불안감은 서서히 꼬리를 감출테니까.
2. 방문한다
대부분의 프리스쿨은 입학 전 투어나 오픈하우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방문해서 선생님과 아이와 함께 사진도 찍고 학교 이곳저곳을 비디오나 카메라로 찍어서 집에서 아이와 함께 보면서 학교에 정을 들인다.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던 부분을 수정할 수 있다.
3. 얘기 또 얘기한다
학교는 언어가 풍성한 나라이다. 이제 집에서만 사용하던 베이비 토크는 집어치우고 학교용어를 사용해 준다. 페인트를 칠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미술시간’이라고 알려주고 그림을 그리게 되어있는 장소는 ‘미술 공간’이며 우유나 쿠키를 먹는 시간은 ‘간식 시간’으로 명명한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의 낮잠시간은 없으며 대신 휴식시간이 낮잠시간을 대체한다는 것도 알려준다.
4. 등하교시간을 재미있게 상상해 본다
커다란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으며 엄마 대신 매일 아빠가 출근길에 데려다 줄 수도 있다. 할머니 손을 잡고 걸어갈 수도 있으며 걷는 도중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이 모든 광경을 아이와 함께 컬러풀하게 상상하고 말로 해보고 이야기로 꾸며가면서 미래를 앞당겨 현재화 해본다.
5. 미니 샤핑을 해본다
새 백 팩과 필통, 크레용 등을 사면 아이는 자신이 큰 아이처럼 느껴진다. 특히 엄마가 골라주지 말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고르게 하면 아이에겐 새로운 기쁨이 출렁일 수가 있다. 집에 돌아와서는 학용품을 개학하는 날까지 사용하지 말도록 하지 말고 즉각 써보면서 학교란 이처럼 즐거운 것이라는 기억을 갖게 해준다.
6. 칭찬할 때 학교와 연결시킨다
동생과 장난감을 돌려가면서 노는 것을 보았으면 “프리스쿨에 가서도 그렇게 하면 친구와 선생님이 좋아하실 거야. 프리스쿨에 가서 배울 것을 벌써 알고 있네! 기특하기도 해라”라는 식으로.
7. 학부모와 아이들을 미리 만나본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새 얼굴 속에 아이를 남겨놓고 오기는 엄마 마음도 편하지 않고 아이에게도 곤혹스러울 수가 있다. 학교에 미리 연락, 클래스 리스트를 구해서 입학 전 공원에서 파티를 열던지 아니면 플레이 데이트를 신청, 아이 친구들 몇 명을 초대해서 서로 친숙함을 다져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울보 아이에겐 슬픈 기색 보이지 말고
겁이 많은 아이완 ‘굿 바이’ 짧게 해야
■고통의 별리, 아이 유형별 대처 방법
1. 울음보
◆아이
엄마 아빠를 떠나서 낯선 곳에 홀로 남겨지는 상황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찔찔 짜는 아이도 있지만 대성통곡하는 아이도 있다.
◆부모
걱정하거나 슬픈 기색을 보여서는 안 된다. 아의의 설움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학교란 재미있는 곳이며 끝나면 데리러 올 것이고 선생님은 도와주고 보살펴 주실 것이라고 확신시켜 주고 간단한 이별 식을 뒤로하고 돌아선다.
◆참고
부모가 떠나면 곧 울음을 그칠 것이다. 걱정이 되면 학교에 전화를 걸어 아이의 현 상황을 체크해 본다.
2. 용감 형 그러나 겁보
◆아이
용기가 없다면 다른 덕목 또한 우연이라면 모를까 존속할 수 없다. 울지 않을 거야. 절대 안 울어, 안 울어, 안 울고말고. 그러나 굿바이도 안할 거야. 그러면 눈물이 쏟아질지 모르니까. 찰흙 장난이나 해볼까? 엄마대신 뭐 다른 것 좋은 것 없나?
◆부모
굿바이를 하되, 아이가 반응할 것을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보고 싶을 거라는 둥, 엄마도 슬프다는 등의 말은 아이의 슬픔을 자극할 수 있으니 삼간다.
◆참고
참았기 때문에 픽업시간에 터질 수 있다. 울 수 있다는 말이다. 진정시키고 방과 후 둘만의 좋은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3. 반응이 느린 형
◆아이
난 학교에서 울지도 않고 잘하고 있어. 잘 할 수 있어.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야 어? 엄마 아빠는 어디있지?
◆부모
학교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얘기해 준다. 교사와도 인사를 나눠서 교사가 아이에게 약간 더 주목해 주도록 한다. 악수나 윙크 등 간단한 이별 식도 아이는 받아들일 수 있다.
◆참고
며칠 후 갑자기 이상한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아이가 더 이상 학교가 싫어진 것은 아니다. 아이는 처음엔 흥분한 나머지 엄마 아빠와 떨어지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새 환경에 들떠 있다가 익숙해지고 나니 엄마 아빠가 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곧 제 위치를 찾게 된다.
4. 침묵의 관조 형
◆아이
뛰어들기 전에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자.
◆부모
적응할 시간을 준다. 그리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학교에 관한 책을 같이 읽고 집에서 학교 놀이도 하고 선생님과 친구에 관해 얘기도 한다.
◆참고
관찰하면서 배우는 형이다. 교사에게 아이가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달라고 부탁해 놓는다.
<정석창 객원기자>
sokchang@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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