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ID 1개당 1천~2천500원, 다음 ID 300~1천원
네이버 인기 카페는 회원 20만명에 300만원
네이버와 다음, 싸이월드 등 주요 국내 포털의 아이디가 국내외에서 대량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관련업계와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측에 따르면 국내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와 중국 온라인 장터 사이트에 국내 주요 포털의 아이디가 싼 값에 대량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네이버가 본인확인제 도입에 따라 추가로 실시한 점검 과정에서 무려 10만여건의 명의 도용이 확인된 가운데 또 다시 드러난 새로운 유형의 불법행위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페, 지식in 등의 방문자와 홍보, 글 작성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까지 수십만원 수준에서 거래돼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네이버.다음 ID 300~2천500원이면 `OK’ = 각 포털 사이트 운영자가 주로 활동하는 국내 커뮤니티사이트 `J’에서는 사이트, 솔루션, 프로그램 등 구입판매 게시판에 올해 초부터 8월 현재까지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등 주요 포털의 아이디가 대량 거래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유령 회원수를 늘려 홍보효과를 거두려는 목적에서 아이디를 대량으로 사고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디 `도XX’인 이 사이트 회원은 12일 `싸이월드 아이디 대량.소량 구입 원합니다’ 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메신저 주소를 남겼다.
이 회원은 또 앞서 3일에는 `네이버 아이디 100개 단위로 구입 원합니다. 소량도 가능합니다. 가격은 괜찮게 해드리고. 자세한 사항은 메신져나 쪽지를 통해서 얘기바래요. 파실 의향이 있으시면 쪽지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짱XX’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네이버 아이디 가격으로 1개당 2천원 이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 외에 1천500원, 2천100원을 제시하는 회원도 눈에 띄었다.
네이버 아이디 1개당 2천100원의 가격을 제시한 아이디 `오XX’인 회원은 `지식인이랑 블로그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실명인증돼 있는 아이디여야 한다. 사용중지나 경고받은 아이디는 절대 사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조건을 요구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디 판매자도 다수 나타났다.
아이디 `백XX’라는 이 사이트 회원은 `어제 오늘 구입해 주신 분들 고맙다. 이제 네이버 아이디 마지막 100개 남았다. 사실분은 메신저로 연락 달라’는 글을 남겨 아이디 매매가 만연돼 있음을 실감케 했다.
다음 아이디도 1개당 500원 가격에 3천200개의 판매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었다.
이 회원은 네이버 아이디를 1개당 1천원의 가격으로 총 2천개를 팔았는데 앞서 `실명이나 실사용계정이 아닌 외국인혹은 주민번호 허위기재된 것으로 고발염려 없는 아이디’라고 홍보했다.
클럽이나 카페 등 커뮤니티도 인기 매매 품목.
아이디 `광X’이라는 회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회원 12만명의 모 유명 여자 연예인 팬클럽 사이트인 네이버 카페를 70만원에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카페의 동영상 조횟수가 하루 수천건이라는 등의 트래픽 정보를 제시했었다.
또 네이버 카페 20만명 회원의 경우 300만원 구매의사를 밝힌 운영자도 있었다.
싸이월드 클럽에서도 100만원에 사겠다는 구매의사를 밝힌 회원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눈에 띄는 점은 네이버 카페, 지식in 등의 방문자와 홍보, 글 작성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수십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마XX’라는 회원은 `쇼핑몰 및 사이트 홍보 또한 까페 방문자 늘리는 프로그램 출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광고 걱정이시죠? 방문수 안늘어나시죠? 다음 카페 게시판에 자동으로 글 등록하는 `다음카페 발송기’, 다음 지식인글을 최상단에 노출하는 기능, 네이버 포스트 글쓰기 기능, 블로그 최상단 노출 기능 등을 갖춘 SW를 홍보했다.
또 지식검색 서비스에 질문과 답변을 자동으로 등록해주는 `지식익스프레스’라는 SW는 E회사가 제작한 것으로 자세한 기능 설명, 제품 사진 등과 함께 30만원에 매매되고 있었다.
◇네이버 ID, 중국서도 대량 매매 = 한편 국내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국내 주요 포털의 아이디가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중국교포들이 주로 활동하는 Y 온라인장터 사이트에서 네이버, 세이클럽, 버디버디 등 국내 포털의 아이디가 대량 매매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Y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아이디가 `kimXX’이고 대전거주자인 A씨가 `네이버 아이디 대량 구입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네이버 아이디 구입합니다. 한번에 500개씩 장기적으로 구입합니다’라고 구매의사를 밝힌 뒤 자신의 메신저 메일 주소를 남겼다.
앞서 5월12일에는 `ziXX’라는 아이디의 이 사이트 회원이 `세이클럽 아이디 대량 구합니다’라는 내용을 올렸다.
또 2월4일에는 `버디버디 아이디 싸게 팝니다. 아이디는 20개당 160원. 필요한 만큼 드림’이라는 내용으로 채팅메신저 아이디를 1개당 8원에 팔고자 하는 내용이 올라왔다.
현재 네이버의 경우 1인당 아이디 3개, 다음은 1인당 5개까지 아이디 보유가 가능하다.
박 의원 측은 포털의 아이디를 대량 구매하는 경우 카페를 개설할 때 카페 회원수를 늘리기 위한 용도가 많다며 카페 회원 숫자가 많으면 대외 홍보에 유리하기 때문에 아이디를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이디 자체가 개인정보인 만큼 아이디 구매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그런 경우가 있다면 사법기관에 의뢰해서라도 삭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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