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항열(셰퍼드 대학 국제정치학과 석좌교수)
제 17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외교 정책의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이슈는 대한민국 미래의 외교 정책과 특히 안보 정책인데 그것들에 대한 토론은 별로 없고 오직 흑색선전만이 난무하는, 서로의 스캔들만을 들춰내는 비방 선거전으로 퇴락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자는 제 17대 대통령 선거의 중요한 이슈를 ‘경제 살리기’로 선언하고 지난 수년간 경제 침체에 시달린 많은 국민들도 이에 공감하는 것 같으나, 안보가 확보되지 않은 나라의 경제가 그 불안한 요소로 인하여 잘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외교정책, 특히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이 지속된다면 결국 장래의 경제도 계속 침체상태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과거 5년 동안 그를 당선시킨 386세대의 자주 외교노선을 충실히 따르고자 했다. 허나 그들의 자주는 참다운 뜻의 자주가 아니라 감정적 민주주의를 부추기고 반미감정을 자극하여 정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 목적인 것만 같다. 물론 우리 민족의 한 많은 식민지 역사 때문에 감성적으로 한국인에게 자주라는 말은 큰 매력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문제는 자주라는 미명하에 탈미, 친중 일변도로 정책이 바뀌어지고,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이 유화정책으로 탈바꿈하는데 현 대한민국 외교정책의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외교정책이 대한민국의 안보까지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비극적인 것은 위정자만이 아니라 대다수 한국인도 이런 불안한 상황을 안보불감증으로 인하여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반미주의가 점차 강해지고 있고 일부 대선주자들은 작전통수권 이양문제, FTA 문제에 있어서 그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하여 무책임하게 반미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2004년 한국 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30%의 한국인이 “대한민국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라고 답변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2006년의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이 대한민국의 주적”이라는 여론이 32%인 것에 비하여, “북한이 주적”이라는 대답은 단지 18%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이번 아프가니스탄의 한국인 납치사건도 정치화되어 어떤 대선주자들은 탈레반을 비난하는 것보다 미국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그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또한번 반미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반미감정을 풀어주는 것이 새 17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반미운동이 거세게 일어나 그렇지 않아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테러전쟁에서 병력이 모자란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하여 이동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한민국을 떠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눈앞의 감정에 사로잡혀 얻게 되는 득보다 궁극적으로 실이 많게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할 수 있다.
한미관계의 악화는 한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특히 200만이 넘는 미주 한인들에게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며, 미국에 대한 반미 감정에 사로잡혀 현재의 잘못된 외교정책을 계속 밀고나간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길 또한 더더욱 험난해질 것이다.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아직도 중국의 6배에 달하는 미국, 또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미국을 제쳐두고 전제국가이며 아직도 공산당이 정치를 지배하는 중국과 더 친밀해져야 한다는 정책은 분명 크게 잘못된 것이다.
몇 년 전 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경대학 연설에서 “가장 존경하는 중국인이 모택동”이라고 하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한국전쟁 당시 10여만의 국군과 양민들을 사지로 몰고 간 모택동을 가장 존경하는 중국인이라고 하다니 이것은 정말 상식 밖의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금년 5월에도 몽골 방문 중에 그는 “북한에게 많은 양보와 조건 없는 제도적, 물질적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하였으며 그 전에는 “미군이 철수한다면 바지가랑이를 잡지 않겠다”, 또 2002년 선거유세에서는 “나는 미국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다.
이렇듯 경솔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남발하는 대통령이 이번에는 오는 8월 29, 30일에 평양에서 김정일과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니 또 무슨 의중인지 심히 우려가 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폐기 문제가 정식 의제로 상정이 되어야하고 또한 이 회담의 투명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과반수의 국민이 회의감을 갖는 정책은 민주주의에 있어서 성공할 수가 없다는 것은 역사를 통하여 증명되었다. 더군다나 임기가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장래의 운명을 좌우할 이러한 정책에는 더더욱 심사숙고 하여야 한다. 특히 아직도 경제 침체에서 회복되지 못한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서 이번 회담을 빌미로 일방적으로 북한에 막대한 경제지원을 약속하거나, 또한 국제 협약에 위반되는 어떠한 비공식적인 막후 ‘퍼주기’를 하는 일을 절대로 없어야한다. 이런 중요한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정책을 실현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책이 국내 선거를 위한 정치수단으로 절대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의 사장이 어음을 쓰면 다음 사장은 무조건 갚아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처한 상황에 대한 철저한 고찰이 없이 “어음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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