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비 학부모 큰 근심
중산층 학비마련 고충 심해
우리 주위에는 American dream을 실현해서 풍족한 삶을 사는 분들이 많이 있다. 재미난 것은 40년 전에 이민 오신 분들 중 그래도 한국에 재산이 꽤 있어서 이렇게 저렇게 큰돈을 가지고 오신 분들 중에는 오히려 지금은 궁색하신 분들도 계신데, 소위 말해서 “단돈 몇 백달러”밖에 가지고 오지 않아서 하루 “3잡씩” 뛰면서 밑바닥부터 시작하신 분들 중에는 오히려 지금은 아주 큰 기반을 닦아놓으신 분들이 많은 것을 본다. 이런 분들에게는 비싼 사립학교의 학비도 전혀 부담이 되지를 않는다. 그래서 “학비는 우리가 다 대줄 테니 공부만 잘해서 최고 좋은 대학에 가라. 그러면 무슨 차도 사 줄게!”라고 흔쾌히 호언을 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빈곤층에 속하시는 분들을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자녀들 학자금을 조달하는데 가장 곤란한 입지에 서게 되는 것은 공공기관에 종사하면서 안정된 삶의 터전을 일구어 놓으신 분들과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도 수입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고소득 샐러리맨들이다.
우리는 올해에 막내까지 대학에 가는 바람에 집사람도 대학으로 돌아가게 되어 총 6명이 대학에 가게 되었는데도 수입이 6만달러 미만인 관계로 그 많은 학비를 능히 감당할 수 있지만 6만달러 이상에서 12만달러 사이의 가정은 자녀 한둘을 대학 보내는 데도 별도로 모아둔 CD를 헐어서, 혹은 집을 재융자해서 학비를 감당하느라 허리가 휘는 분들도 본다. 이것은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기이한 현상일 것이다.
그러면 학비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자면 첫째, 아이비리그 대학의 학비가 5만달러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예일이나 하버드는 부모의 수입이 연 6만달러 미만이면 전액 면제되지만 수입이 많은 부모는 매년 기부금 독촉장으로 시달리게 되고 아무리 장학생들이 많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고수입 가정의 자녀들이 많고 학생들의 씀씀이도 제법 커서 자녀 당 매년 10만달러가 들었다고 하는 가정도 전혀 보기 힘들지가 않다. 아무리 검소하게 생활한다고 해도 과외활동의 기회가 많아서 보통 매년 외국에서 여름학교를 가는데 1만달러에서 1만 5,000달러(이것도 수입이 6만달러 이하의 가정의 자녀에게는 큰 부분을 학교에서 보조해 주지만) 일부는 융자로 충당해야 하고, 거기다 간 김에 근처 나라로 여행하는 경비까지 계산하면 상당한 금액이 과외로 필요하게 된다. 그것이 학비와 생활비는 전액 면제를 받은 우리 딸이 이번 여름에는 집에도 못 오고 UCLA와 UC Berkeley 교수들의 연구보조원으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또 추가로 주 40시간을 학교 근처 스시 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을 하고 있는 까닭인 것이다(부모인 우리는 극히 말렸지만). 그리고도 하버드 졸업생의 평균 융자금이 8,000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학교를 선택할 때 이런 모든 과외 경비도 전부 계산에 넣어야 할 것이다.
그 다음 주립대학들은 매년 Regent에게 학비로 지불해야 하는 돈이 5,000달러 미만이니까 사립학교와는 벌써 약 2만달러의 차이가 나게 되는데 거기다가 씀씀이가 감당할 만하고 과외 경비가 그만큼 적다는 것이다. 또 많은 부분의 학생들이 부업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로가 되고 또 여건이 용이하다. 아이비리그 학교들은 대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원 캠퍼스 기숙사에서 살아야 하는데 반해서(이것은 나름대로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주립대학은 학생 수도 많고 해서 고학년들은 특히 근처 아파트에서 사는 것을 종용하기 때문에 여럿이 모여서 렌트비를 분담을 하면 꽤 낮은 금액으로 생활이 가능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의 집에서 하숙을 하거나 근처 아파트의 매니저를 하면서 생활하면 오히려 학비를 벌어가면서 공부할 수 있는 옵션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필자는 고등학교는 오히려 남들이 부러워하는 기숙사 학교를 다녀서 그랬었는지 대학가는 동안은 동생은 동부의 사립대학을 가는데도 불구하고 공연히 궁색을 떨어서 학자 보조금도 신청하지 않고 일학년 때부터 Fuller Brush Salesman으로 시작해서 학기마다 도서관, 박물관, 이삿짐 회사 등을 돌아가며 일을 하기 시작했고 방학에는 시어즈 백화점에서 풀타임으로 일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3학년 일년은 교환학생으로 국제 비즈니스 계통으로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명문으로 꼽히는 일본의 대학으로 유학도 했었다. 경험도 경험이지만 훨씬 싼값에 공부할 수 있었고 일본 각지와 근처 한국으로까지 여행도 마음대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 돌아 올 때는 그때만 해도 미국이라면 동경의 대상이었기에 기숙사 친구들이 미국에서 가지고 간 청바지, 테니스채, 가방 등등, 하다 못해 티셔츠 한 장까지도 남기지 않고 다 강제로 돈을 주고 뺏어갔기 때문에 한창 일본이 앞서기 시작한 전자제품도 많이 사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 있을 때는 제일 얻기 쉬운 일이 식당일이라서 식당에서 많이 일을 했었는데 나중에 대학원 논문을 쓸 즈음에는 주방에서 쿡으로까지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외에 중간 중간에 택시운전, 아파트 매니저, 또 지역 TV 방송국에서 “Asians Now”라는 프로그램의 코앵커로도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돈도 돈이지만 요렇게 조렇게 다른 직장들의 분위기를 맛보는 것이 너무나 흥미롭기에 여럿 다른 종류의 직장을 배회하며 일을 했던 것이다.
자랄 때에 비교적 온실 같은 환경에서 보호를 받고 자랐었기에 그런 것에 심취했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 회상을 해보면 공연히 부모님 마음만 아프게 해드린 것 같고 가능한 한 학생은 학교 다니는 동안 공부에만 열중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모든 경험은 졸업하고 하면 되고. 그러나 이런 경험으로 얻은 결론은 미국에서는 본인이 그렇게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부모의 도움 없이도, 또 매일 같이 하나밖에 없는 양말을 빨지 않아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제 체험으로 직접 증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음 주에는 이렇게 궁색을 떨지 않고도 어떻게 학비를 충당해 갈 수 있는지 자녀 가진 부모들을 다 알아야 하는 FAFSA에 대해서 또 여러 장학재단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자 한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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