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일(우정공무원)
퇴근 후(야근) 귀가해서 조간신문 보기가 두렵다. 지면을 펼치면서 추가 희생자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휴~ 다행이다’ 소리가 나오는데 아마 한인들이면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다.
7월 19일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에 단기 의료봉사 선교를 위해 분당 샘물교회 교인 18명과 서초구에 있는 한민족복지재단(이사장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 현지봉사단원 5명 등 23명이 탈레반 무장단체에 피랍되었을 대만 해도 큰 불상사는 없겠지 하면서 어느 정도 낙관적으로 생각
했다. 전쟁중에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참전 군인도 아니고 용역 지원하는 요원도 아니며, 일반 여행자는 더욱 아니다. 오직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는 자국민을 도우러 간 종교인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27일 인솔책임자인 동 교회 배형규 목사가 살해되자 본국은 물론 뉴
욕한인들도 말할 수 없는 분노와 충격을 받았다. 이슬람과 적대관계에 있는 기독교인이기에 희생당한 것 같은 생각이었다.
그 후 며칠동안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과의 피를 말리는 (한국측)협상이 있었지만 별소득이 없자 탈레반은 조급한 나머지 30일 심성민씨를 또 살해하는 것을 본 한국인들은 피가 역류하는 분을 삭히지 못하고 공수특전단 병력을 증파, 박살을 내야 한다거나, 유대인 인질 구출작전(76
년 7월 4일)과 같은 작전(우간다 엔테베공항 청사에 팔레스타인 게릴라에 피랍된 유대인)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이런 대책들은 불가능하지만 한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민족애에 북받쳐 나온 귀감의 발
언들이었다.
샘물교회는 저소득으로 헐벗고 아사 지경에 처한 지역이 세계 도처에 많은에 왜? 전쟁중에 있는 위험한 지역에 봉사와 선교 차원의 교인들을 보냈을까. 의료봉사만을 목적으로 보냈다고 한다면 한건주의식 외형 실적에 급급한 소영웅적 심리의 목사가 빚어낸 결과의 파생물일 것이다. 또한 위험한 지역이기 때문에 타 교회가 선뜻 보내지 않는 곳을 택하고 보니 만일에 대비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이 현지에서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다 사고를 유발한 것이 아닌가 한다.교회의 목적은 이슬람교 지역으로 소득이 가장 적은 나라를 도우면서 그들의 개종을 위해 선교 차원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28일 라디오코리아 방송국에 나온 뉴욕 모교회 목사(세계선교회 사무총장)는 순수한 의료봉사를 목적으로 간 것이지 선교활동 하러 간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대변했다. 그러나 교회에서 교인들을 보내면서 선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거나 주입시킴 없이 봉사만 하고 오라고 할 수 있는가다. K목사는 배목사가 살해당한 후 국민들의 눈과 언론의 보도가 교회의 무리한 선교행위에 비판이나 책임성으로 귀착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선교활동으로 간 것이 아니라고 애둘러 장시간 변명하다가 마무리 지을 설명이 부족했는지, 아니면 고인(배목사)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서인지 본인의 말에 상충되는 줄도 모르고 배목사는 가장 위대한 순교자로서 하늘의 면류관을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번복했다.
그리고 이번 피랍된 23명의 이동 과정(한국 출발, 도착 및 현지 이동)을 한국에서 누가 정보를 제공해 주어 탈레반에 피랍되게 했다는 허무맹랑
하고 교양 부족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이런 사람으로 교회 목사들의 수준이 낮고 저질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구나 했다.급기야 책임추궁식 질문에 해명한답시고 인터넷에 있는 루머성 댓글을 보고 말했다고 실토했다. 공용방송의 ‘공’자도 모르는 사람이 저잣거리에서나 들을 수 있는 무책임하고 경거망동한 발언을 볼 때 편협함으로 가득찬 사람으로 보였다.
이렇듯 샘물교회 담임목사(박은조)와 교회 책임자(당회)들은 리랍가족들에는 고문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주어 국가와 전국민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치고 있는데 대하여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고개 숙여 반성하기를 바라면서 차제에 위험지역 선교나 봉사단원 파견에 있어 기독교계 뿐
아니라 여타 단체들도 교훈으로 삼아 무분별한 선교활동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의 억울한 죽음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두 희생 유가족에도 심심한 위로를 하면서 이제 피랍되어 있는 사람들 중 더 이상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고 하루속히 귀환하는데 미정부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만일 그렇지 못해 추가 피해자가 생긴다면 한국민의 반미 감정이 고조될 것으로 염려되어진다. 어느 날 쯤 조간신문을 한숨 쉬지 않고 걱정없이 펼쳐볼 때가 올런지, 신이여! 저들이 귀환할 때까지 건강을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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