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낙하산 타고 미국 땅에 내린 아이들
어른 감독 없이는 좋은 결과 얻기 힘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되는, 미국계 동양인들을 위한 영어신문인 아시안 위크(Asian Week)에서 몇 년 전 The Perils of‘Parachute Kids’(조기 유학생들에게 따르는 위험) 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수년전 Los Angeles Times에 실린 Parachute Kids(조기유학생)라는 기사와, San Francisco Examiner 신문에서도 “Parachute Kids Land Solo in U. S. to Learn(조기유학생 학업을 위해 미국에 나홀로 착륙함)”이라고 쓴 기사를 읽은 적도 있습니다. 미국 주류사회 언론에 조기유학생에 관한 기사가 취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대부터입니다. 1980년대부터 대만, 중국, 한국에서 많은 조기유학생들이 오기 시작했고, 캐나다에서도 중국과 한국의 조기유학생들이 몇 만 명이 넘는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조기유학생들을 미국사회나 미국 교육계에서는 Parachute Kids(낙하산에서 떨어뜨려진 아이들)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교육계에서는 조기유학생 (Parachute Kids)이란 “미성년자들이 미국에 와서 혼자 살거나 감독하는 어른들과 살고 부모는 자기 모국에 있는 아이들(children sent to a new country to live alone or with a caregiver while their parents remain in their home country)”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위의 모든 기사들이 조기유학 온 중국학생들에 관한 얘기였지만 저는 미국에 조기유학 온 한국학생들에게도 해당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기유학생이 BMW를 몰고 부모가 보내준 돈으로 부유한 주택지구에 살고 있고, 홍콩에서 온 어느 중국애는 이모 집에서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어떤 애는 기숙사 학교(boarding school)에 다니는데 부모가 자주 싸우는 집보다야 낫지만 기숙사 음식이 입에 맞지 않다는 등의 얘기도 있었습니다.
한국이나 중국의 돈 많은 부모를 둔 학생들이 미국 학교에 다니고 그들의 엄마들은 고국에 있는 남편과 미국에 있는 자식들과 각각 제한된 시간을 보내느라 늘 죄의식을 느끼게 되어 자식들에게 돈과 선물로 보상하려드는 경우, 애들이 대학을 마치고 미국의 자유와 열린 사고방식을 좋아해서 미국에 계속 있고 싶어 하는 경우, 또 애들이 미국의 자유를 잘못 관리하여 위험할 정도로 어른의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술, 마약, 도박, 갱으로 빠지는 경우, 등등 위의 기사들은 조기유학생들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를 실었습니다.
남가주 부유촌 샌 마리노(San Marino)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만에서 온 중국애는 가정부(housekeeper)와 큰 집에서 살고 엄마는 아빠를 만나러 자주 대만으로 갑니다. 이는 한국의 소위‘기러기 아빠’생활과 비슷합니다. 인류학자들은 이것을 “transnational family (트랜스내셔널 패밀리―한 가족의 일부는 한국에서, 일부는 미국에서 사는 일)이라고 합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에서는 좋은 차를 가진 16세~17세 또래의 조기유학생들이 저지르는 범죄사건 경우를 가끔 다룬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New America Media에서는 한국인 부모들이 미국의 좋은 교육을 받고 영어도 잘하는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 자식들을 은퇴한 백인 부부들에게 아예 양자로 보낸다고 보도했습니다. 예전에는 친척이나 한국인 법적 보호인(legal guardian)을 원했는데 요즈음은 아예 백인 가정에 입양시키는 케이스가 늘어났다고 했습니다.
제가 토요일에 가끔 상담해 준 조기유학생들 중에는 물론 성공한 사례도 많습니다. 조기유학생들의 부모들이 자녀의 학교 카운슬러, 교사, 교장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자녀의 출석률, 성적표도 직접 email이나 FAX로 모니터하는 학부모들의 자녀들은 성공합니다. 조기유학의 성공과 실패의 조건들 중에는 자녀가 조기유학을 자발적으로 정했느냐(voluntary) 아니면 부모의 등살에 밀려 맹목적으로 왔느냐(involuntary), 학생의 영어습득 속도 및 영어실력, 새 환경에 대한 적응도, 학생의 공부하는 습관, 심리적 자신감, 부모의 기대감 및 부모의 자식 양육 스타일, 자녀의 미국 법정 보호인(legal guardian)이나 자녀를 감독하는 어른(caretaker)의 시간적 여유, 미국 교육 시스텀에 대한 이해도, 그들의 영어실력, 등등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에게는 반드시 어른 감독이 있어야 하는데, 부모의 친구나 친척이 본인의 이민생활도 바쁘고 자신의 자녀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둘 형편이 아니면서, 정에 못 이겨 또는 돈을 받으려고 조기유학생을 맡았다가 애들이 부모 말도 안 듣는데 그들의 말을 더더욱 잘 듣지 않는 경우를 봅니다.
다음과 같은 학생의 경우 조기유학은 어렵거나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 부모의 사이가 좋지 않고 의견이 맞지 않아 안정되지 못한 가정에서 조기유학을 온 아이
◆ 공부하는 습관(study habits)이 좋지 않아 조기유학 가는 것을 하나의 현실도피로 택하게 된 아이
◆ 부모가 영어를 몰라서 충분히 리서치를 하지 않고 그저 남의 말만 듣고 자기자식의 필요성과는 맞추지 않고 조기유학을 결정한 가족
◆ 집을 떠나서 사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충분히 토론을 하지 않은 가정의 아이
◆ 엄마의 욕심과 아이의 행복 사이에서 포기해야 할 것과 고집해야 할 것을 현명하게 구분할 줄 모르는 엄마를 가진 아이
◆ 떨어짐(separation)에서 오는 심리적 영향과 아이의 심리적 건강을 잘 모르는 엄마의 아이
◆ 아이를 맡아 감독할 어른(caretaker)이 시간적 여유 및 미국교육 시스텀의 이해가 부족한 경우
◆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과 모든 선택에는 좋은 점이 있는 반면에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점을 모르는 엄마의 아이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가족끼리 가치관을 정립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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