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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뿐만 아니라 세계 방방곡곡을 찾는 관광시즌이다. 필자도 남가주의 한 한인 운영 여행사를 통하여 지난달 말부터 12일 동안 러시아와 스칸디나비아 4국(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모스크바까지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거치는 비행기로 갔고, 모스크바에서 세인트 피터스버그(전 레닌그라드)까지는 국내 비행기로 가기로 되어 있었으나 비행기를 놓쳐 기차로 밤을 새워 갔다. 거기서 핀란드의 헬싱키까지는 기차, 거기서 스웨덴의 스톡홀름까지는 여객선(크루즈), 그 후 국내 관광은 관광버스를 이용하였고 국가와 국가간 이동은 비행기로 하였다. 귀국길도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워싱턴 DC를 거쳐 비행기로 왔다.
여행 중 뜻밖의 사건은 모스크바에서 세인트 피터스버그로 가는 밤 8시55분 비행기를 놓친 것이었다. 비행장에서 10분 거리라는 휴게소에서 저녁식사 도시락을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금요일 밤이라 길이 꽉 막혀 10분 걸린다는 것이 40분 이상 걸렸던 것이다.
여행사 본사 직원이 동행을 하지 않아 17명의 여행자들은 현지 가이드 말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을 비롯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 여행자를 모집할 때 본사 가이드가 LA에서부터 동행한다고 하고서 그대로 안 하면 약속위반이다. 부득이 동행 못할 때는 그 비용을 여행자들에게 환불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출발 전에 여행단 중 한 사람을 그룹 리더로 정하고 단체여행에 필요한 훈련을 시켰으면 한다. 그 리더에게 본사와 항상 연락할 수 있는 현지 휴대전화를 주고 또 적절한 보상을 하여 주면 될 것이다.
둘째, 여행 안내서에 나온 관광지의 이름은 한글, 영문, 현지어로 모두 표기하면 매우 편리하겠다. 예로 모스크바는 영어로 Moscow이고 러시아어로는 Mockba(C는 S와 같이 발음함) 그리고 세인트 피터스버그는 영문 표현이고 러시아어로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부르기 때문이다.
셋째, 잠자리가 편하도록 보장해야 하겠다. 잠을 편히 자지 않고는 여행을 즐길 수 없다. 호텔의 경우 이름 이외에 전화번호, 등급(몇 스타), 인터넷 사용 가능 여부를 명기하면 도움이 되겠다. 손님의 허락 없이 하급 호텔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넷째, 식사도 구체적으로 어떤 식사가 제공되는지 명시하여야 하겠다. ‘호텔식, 현지식, 한식’으로는 어떤 식사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김치 냄새 나는 한식 도시락으로 관광버스나 기차에서 식사하도록 하는 것은 금하여야겠다. 항상 식사를 마친 후에 비행기건 기차건 타도록 일정을 잡아야 하겠고 정 시간이 급하면 패스트푸드 샌드위치가 도리어 낫겠다.
다섯째, 관광지가 명시된 지도를 주어 여행객들이 지도를 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되겠다. 현지 가이드가 어디로 간다고 설명해도 지도 없이는 감을 잡기 어렵다.
여섯째, 관광지의 사용 화폐가 무엇인지 미리 알려주어야 하겠다. 유로(Euro)로 바꾸어 가지고 가라고 하여 유로로 바꾸었으나 이번 방문 5개 국 중 유로를 쓰는 나라는 핀란드뿐이었다. 결국 화폐를 두 번이나 바꾸면서 이중으로 환전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그 외 현지 가이드에게 주는 팁을 여행사가 하루에 1인당 10유로(14달러)로 책정하여 걷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팁은 서비스를 받은 사람이 서비스의 정도에 따라 마음 내키는 대로 가이드에게 직접 주는 것이다. 여행사가 가이드에게 주는 임금과는 별개이다. 차라리 고객에게서 받는 관광요금을 그 만큼 더 올리는 것이 옳다.
관광이 끝난 후 고객들이 여행에 대해 평가할 설문서가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직접 체험한 고객으로부터 듣지 않고 어떻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겠는가. 평가는 교통수단, 현지 가이드, 호텔, 식사, 같이 간 다른 여행자들의 태도, 여행지 선정 등 다 각도로 하여 그 평가서를 손님이 봉하여 가이드에게 주어 본사로 송부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제 한인관광업계도 가격으로 경쟁하는 저가 공세를 버릴 때가 왔다고 본다. 많은 한인들이 이미 관광경험이 있어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고객의 성향에 맞게 고품격 관광 상품을 그에 상응하는 값에 마케팅하기를 추천한다.
한인 관광업계가 고객 중심의 마케팅 그리고 가격이 아니라 품질로 경쟁하는 건전한 전략을 실천하여 여행자와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개척하기를 기대한다. Drccr2@hotmail.com
이청광 / 칼스테이트 LA 마케팅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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