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한국 TV 연속 드라마를 보면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과 같이 나라의 흥망성쇠, 전쟁 등등 스펙타클이 유행인 것 같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왕, 왕비, 왕의 여인 희빈, 빈, 숙의 등등의 사랑, 질투, 음모, 그리고 거기에 권력다툼 등이 주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장희빈’의 이야기도 여러 번 방영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인 즉 장희빈은 숙종의 대비되시는 조 대비의 남자 동생이 몸종을 건드려 아이를 가진 것을 안 조 대비가 집안 망신이라고 집에 드나들던 하급군졸 장 씨에게 그 몸종을 떠맡기며 장 씨 성을 가진 애기로 태어난 것으로 사실인즉 ‘조희빈’이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찌 됐거나 조 대비는 그 장 여인을 몹시나 귀여워했고, 숙종에게 접근시켜 희빈까지 오르게 했으며, 남인의 권력유지에도 이용했으나, 당파 싸움에서 서인(그 중에서도 노론)에게 밀리면서 장희빈은 사약을 받고 남인들은 모두 몰락하게 됐습니다.
그 때에 조대비가 조 씨 일문에 가훈을 선포했으니 그 내용인 즉 ‘우리 조 씨 문중은 앞으로 절대로 출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절대로 벼슬은 안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사 우스운 것은 고독한 왕, 왕세자, 공주 등등이 소꿉동무, 글동무로부터 나이를 먹어서 사적인 술 한 잔 하면서 담소를 나눌 친구가 필요한데 권력다툼, 당파싸움에 마음대로 그런 동무, 친구 하나 가질 수 없던 차에 벼슬을 절대 안하겠다는 집안사람들은 경계의 대상이 아니어서인지, 그 이후 왕가에 아주 사적으로 가장 가까이 지내는 분들이 조 대비 일문이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한 분이 고종 황제의 바둑 친구요, 함께 가비(Coffee, 커피)를 즐기는 친구였으며, 벼슬은 안하지만 주위에서 쉽게 ‘조 대감’이라고 불리었다 합니다.
‘L’의 증조부와 조대감이 하루 서로 손자, 손녀를 짝지어 사돈을 맺자고 하고, ‘L’의 증조부가 조대감의 손녀 8살, 7살 난 ‘J’와 ‘K’ 두 사촌의 절을 받으면서 누구를 손자며느리를 삼을까 보게 되었더랍니다.
7살배기 ‘K’ 아가씨로 후에 ‘L’씨의 어머님이 되신 그분이 ‘L’에게 말씀하시길 “글쎄, 내가 J 아주머니보다 엉덩이가 크다고 날 점 찍으셨다니 7살, 8살에 치마 안에 엉덩이를 어찌 가름하셨을까”하시면서 깔깔 웃으셨다 합니다.
어찌 되었거나 ‘K’ 아가씨가 점찍혀지고, 그렇게 되어 시간이 흘렀는데 하루는 청지기가 급히 ‘L’의 증조할아버지이신 이 대감에게 아뢰었다고 합니다. “손자며느리 되실 ‘K’ 아가씨가 덕수 소학교(현재 서울 종로구에 있는 덕수 초등학교)에 다니고 계신답니다.”
이 말을 듣고 이대감이 급히 조대감을 찾아 “우리집 손자며느리가 학교를 다닌다니, 이 무슨 해괴한 일입니까. 학교를 그만두게 하든지 아니면 파혼을 해야겠소이다.”
이것이 두 사촌자매 사이에 갈림길이 되어 ‘K’ 아가씨는 그저 집에서 바느질하고 장 담그고, 제사상 차리는 등 집안에 갇혀서 양반댁 규수 공부만 했고, ‘J’ 아가씨는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서 계속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어린 시절들을 보내신 후 6.25 사변 부산 피난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장군을 초대하면서 전통궁중요리를 할 사람을 찾으니, 대한제국부터 일제시대 이 왕가에 들락거리던 그 조 씨 문중에 J 아주머니께서 당연히 궁중요리의 권위자가 되어 추천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실력을 인정받아 그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까지 국빈초청은 물론, 정계 재계의 큰 잔칫상에는 ‘J’ 아주머님이 마련하신 것이 최고의 권위를 가졌고, S 여자대학 교수로 초빙되시기도 했으며, 나중에 E 여자대학 앞에 ‘호O당’이란 병과(떡과 과자)점을 시작으로 고급 명과점을 여러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J’ 아주머니가 타계 후 아드님이 대를 이어 영업하시는 곳에 ‘L’씨 어머님께서 꽤나 오랫동안 병과 만드는데 줄곧 다니시면서 노후의 시간을 뜻있게 보내셨다고 합니다.
음식 장인정신으로 ‘잣’하나도 자신의 ‘잣나무 밭’에서 걷어 들여 몇 개월 훈련 받은 사람에게 ‘잣’을 까도록 하는 등 철저한 맛 관리로, 최고의 고급 병과로 자리매김은 물론, 직영 텃밭 덕분에 알짜배기 부동산도 가진 소리 없는 재벌의 이종형님을 바라보면서 ‘L’씨는 웃으면서 “우리 어머니 엉덩이가 조금 작았으면 내가 어찌 되었을꼬?” 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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