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건강 위한 보조제일뿐
‘뼈 만병통치약’ 아니다
나이가 들면 무엇보다 ‘뼈의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다. 특히 폐경기 여성이나 폐경 전 단계, 또는 폐경이 지난 여성들은 골다공증, 관절염 걱정을 많이 한다. 여기 저기 관절이나 뼈가 아프면 혹시 ‘고질병’이라는 관절염이나 ‘침묵의 병’이라는 골다공증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등 건강 보조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많은 한인들이 복용하는 인기 건강보조제 중 하나인 글루코사민은 ‘부모님 효도 선물’ 혹은 ‘귀국 선물’로 각광받고 있는 실정. 글루코사민 보조제는 왜 먹고, 언제 먹어야 하나? 뼈의 건강과 글루코사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연골 닳는 것 늦추고 대사 촉진하는 역할
노인과 운동선수·관절 혹사하는 사람에도 도움
두달 먹었는데 효과 없으면 복용 권하지 않아
“5년 복용해도 별 차이 없다”는 연구 나오기도
각종 글루코사민 함유 건강 보조제품들.
■ 글루코사민에 대한 오해 하나. 글루코사민, 골다공증 때문에 먹나요?
그렇지 않다. 글루코사민은 연골 건강을 위한 보조제일 뿐이지, 퇴행성관절염이나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 모든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을 위한 만병 치료제는 결코 아니다.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하는 건강 보조제라고 봐야 옳다.
골다공증은 뼈가 서서히 약해지는 질환이며 퇴행성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해 보호하는 연골이 나이가 들어 없어지는데, 글루코사민은 그런 연골이 닳는 것을 늦추거나 대사를 촉진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대개는 연골 대사와 노화로 인한 문제가 있는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보조제로 복용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에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글루코사민 보조제, 연골을 다시 재생시키나요?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은 한인들에게 가장 흔한 관절염으로 50대 이상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퇴행성관절염에 걸리면 연골이 닳아서 없어지게 되는데, 환자들은 저리고 아픈 관절 통증과 아침에 뻣뻣함을 주로 호소하게 된다.
많은 글루코사민 제조 회사에서는 자사 제품이 연골을 재형성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아직 불충분하다. 물론 글루코사민은 연골을 튼튼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글루코사민 자체가 건강한 연골의 구성성분이라 알약이나 물약 등으로 복용하면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추측이 될 뿐 이는 임상실험으로 딱히 증명된 것은 아니다.
LA 전문의 병원의 허남형 류머티즘 관절내과 전문의는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친을 복용하면 연골이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 오해하는데,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 글루코사민의 효능은
글루코사민의 효능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 논란이 있다. 허 전문의는 “이전 연구 결과 중에서는 글루코사민을 복용하면 5년 후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연골이 덜 닳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된 미 정부기관의 보조로 대규모로 행해진 임상실험에서는 5년 후 복용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 간의 차이가 별로 없는 결과도 나와 이제는 특별히 권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콘드로이친과 관련해 스위스 베른 대학 연구팀의 임상결과가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됐는데, 콘드로이친이 관절통 증상 개선에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허 전문의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제약회사 후원으로 이뤄진 연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험상 환자마다 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관절은 늘 아픈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퇴행하는 과정에서 아프게 되는 것으로 글루코사민의 효능은 복용후 1~2달 정도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엑스레이 상으로 퇴행성관절염 증상이 심한 상황이어도 통증을 아예 못 느끼는 환자도 있고, 글루코사민을 복용함으로 해서 플라시보 효과(가짜약 효과) 역시 20~25% 정도 있다고 본다. 초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2달 후 효과가 없으면 지속적인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우성 내과 전문의는 “예방적인 면에서 비타민 등 보조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결국 환자의 몫이다. 먼저 자신의 관절 상태를 병원에서 검사 받고, 병력 등을 조사해 복용할지 안 할지에 대한 여부는 의사와 충분히 상담 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루코사민 ‘연골재생’은 입증안돼
노화 따른 퇴행성관절염에 도움… 류머티스 관절염엔 효과 미미
#20~30대부터 먹어도 되나?
젊고 건강한 사람은 알맞은 운동과 식사를 통해 체내에서 글루코사민이 충분히 자연적으로 공급됨으로 따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젊더라도 격렬한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나 관절을 지나치게 혹사하거나 마모가 될 수 있는 직장에 다니는 경우 관절연골에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는 있다.
또한 대부분 건강 보조식품의 목적은 예방 차원이 크다. 아무리 몸에 좋은 보조식품이라도 지나치게 먹으면 체내에서 만드는 기능이 퇴화될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50대 여성의 관절염 예방 효과가 있을까?
폐경기 여성, 50대 여성은 더 빨리 퇴행성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는 연령으로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관절 기능이 젊고 정상적인 사람보다는 떨어짐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타운의 한 전문의는”폐경기 여성에게 글루코사민 복용이 연골대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관절이 아픈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겠지만 원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폐경기가 가까운 여성의 경우는 무릎이 자주 아프거나 통증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아 퇴행성관절염 여부를 진단해 보아야 한다. 특히 통증을 동반한 관절 증상이 나타난다면 무조건 보조제만 복용하고 통증이 사라지길 기대하는 것도 옳지 않다. 무작정 예방을 위해 먹겠다고 바로 판단하기 보다는 먼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복용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퇴행 관절염 말기에도 먹어도 될까?
퇴행성관절염 말기증상에는 효과가 없다. 무릎 변형으로 이미 연골이 없어지고 뼈끼리 맞닿아 있을 수 있다. 이때는 연골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글루코사민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 중증의 퇴행성관절염에는 증상에 맞는 관절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약품아닌 건강보조제
사전 의사의 조언 듣고
신뢰있는 회사제품 선택
#당뇨병환자의 경우 먹어도 되나? 부작용은?
두드러진 부작용은 없지만 당뇨환자는 글루코사민 복용으로 당뇨와 당수치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삼가야하며 주치의와 꼭 상의한 후 복용해야 한다.
또한 약물의 상호작용으로 이뇨제와 글루코사민을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염류성 위염,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음식으로 섭취될 수 있나
하루 권장량은 1,500mg이다. 도가니탕에는 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 등 함량이 많은데, 음식으로 섭취하려면 매일 도가니탕을 한 그릇이상 먹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음식으로 통해 먹어도 흡수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흡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새우, 게 랍스터 등 갑각류, 굴 껍데기에서 추출해내 글루코사민 보조제를 만들게 되는데, 새우 등 갑각류의 껍질 쪽에 많이 함유돼 있다. 음식으로 섭취되지 못하는 부분은 보조제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을 고르나
미국에서는 건강 보조제로 분류돼 제약이 심하지는 않다. 만드는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대외적으로 신뢰가 되는 곳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환자에 따라 효능이 신통치 않을 수도 있다. 되도록 신뢰할만한 회사의 제품을 골라야 하며 의사의 조언을 꼭 듣도록 한다.
물약, 알약의 형태로 복용할 수 있으며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이 함께 있는 약, 또는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MSM 등 세가지를 함유한 약 등이 판매되고 있다. 콘드로이친 역시 관절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다.
글루코사민이란
쉽게 말해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연골의 주성분이 되는 천연물질이다.
머리, 피부, 근육, 관절 등 고루 분포된 성분으로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아미노당단백질로 특히 연골에 가장 많이 분포돼있다. 콜라겐, 프로테모글라이칸 복합체가 합성돼 연골이 형성되는데, 연골에서 콘드로이친 부분을 형성하기 위해 가장 주된 성분이 되는 것이 바로 글루코사민이다.
뼈와 뼈가 어긋나지 않게 뼈 사이를 연결하며 윤활제 역할과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연골이다. 글루코사민은 연골세포를 자극해 연골의 또 다른 구성성분인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연골 대사를 활성화시켜 연골 파괴를 막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50대 이후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게 되면 글루코사민을 합성하는 당단백이 줄고 탄력도 줄어들게 되며 연골이 마모되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면 연골세포의 글루코사민 형성 능력도 떨어지고 건강하고 양호한 글루코사민을 못 만들어내게 된다.
* 뼈 건강을 위해서는
-걷기, 조깅, 수영 같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매일 30분에서 1시간 걷는 것이 글루코사민을 매일 먹는 것보다 관절에 더 좋을 수 있다.
-술, 커피, 담배는 멀리 한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 칼슘은 우유와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류, 해조류, 두부, 녹색 채소류에 많이 포함돼 있다. 물론 칼슘 보충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칼슘 흡수를 위해 비타민 D도 복용한다.
-폐경 여성은 골밀도 검사를 2년에 한번씩 한다.
-엉덩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푹신한 낮은 소파에 앉지 말고 되도록 딱딱한 높은 의자에 앉아서 일한다.
-한편 배구, 농구, 축구, 테니스, 내리막길 달리기, 체조나 일상생활 중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포함된 것은 관절에 무리를 주어 악화시킬 수 있다.
<도움말=LA 전문의 병원의 허남형 류마티즘 관절 내과 전문의, 안우성 내과 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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