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시인)
하루 이틀을 같이 지내보면 발견이 잘 되지 않지만 오랫동안, 한평생을 같이 살았거나 한평생을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 또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의 형제 자매나 오랜 친구들에게서는 어김없이 발견되는 것이 있다. ‘똑똑한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이란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다.
똑똑한 사람은 학벌이라던가 경력 따위 등 뒤를 든든한 배경으로 삼고, 지혜로운 사람은 학벌이 없거나 경력이 없어도 앞을 배경으로 삼는다. 똑똑한 사람은 자기선전적이고 또한 자기 위주적인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실용주의적이고 배려주의적이다.근간에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문제가 먹을거리이다. 옷이야 좀 남루하더라도 사람을 죽이거나 크게 병들게 하지는 않고, 사는 집이 아무리 허름해도 깨끗하게 치우고 살면 건강을 해치는 일
과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사람의 위장은 정직하기 그지없어 먹는대로 건강에 관계한다. 많이 먹으면 비대해지고, 지나치게 적게 먹으면 현기증이 난다.
중국사람들은 갈버나이즈 된 쇳덩어리로 위장을 만들어 놓았는지 거의 독약에 가까운 방부제를 기준치에 3,400배를 섞어서 먹고 또 외국에다가 팔기도 한다. 돈만 벌면 된다는 중국식 장사철학이 굳건해선지 한국산 식품이라고 써있는 상표의 나물이며 생선이며 잡곡들도 원산지가 거의가 다 방부제를 지독하게 버무린 중국산이고, 그 유명한 한국의 ‘XX냉면’ 조차도 원료의 원산지를 보면 중국산이다.
중국산 농산품이 나쁜 것이 아니라 농산물의 부식을 막기 위한 화학약품의 양과 처리과정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대형 한국식품점에 들러 장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상품마다 일일이 제조처와 원료 공급처, 또는 가공 포장한 곳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산 식품을 먹는다고 해서 당장 죽거나 병을 얻는 것은 아니겠지만 중국 본토에서의 암 발병률이 시장경제를 채택한 이후부터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웬만한 주부들은 다 알고 있어 가족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그 마음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는 요사이 체중이 조금 줄었다. “이것 먹지 마라” ‘저것 먹으면 아니된다’는 내자의 조심스런 충고 때문에 거의 입을 닫고 살기 때문에 체중이 조금 줄어들었다. 신문에 난 식품의 위험성이나 TV에 방송되는 미국의 FDA 보고서 등을 접하면서 더욱 심해졌으니 앞으로도 내 체중은 더 줄어들 것이란 예감이 든다.그러나 어찌하랴! 식품점 선반마다 유해 약품으로 범벅이 된 식품이 몇달이 지나도 곰팡이 한 점 끼지 않고 껍데기 조차 상하지 않는 하얀 창백한 얼굴로 이빨을 드러내놓고 유혹을 하고 있으니 아무도 탓을 할 수가 없다. 살 만큼 산 어른들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꽃같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경각심을 지울 수가 없다.
좋은 식품이란 조금만 더워도 잘 상하는 식품인데 식품들이 몇 주, 몇 달이 지나도 상하지를 않는다.좋은 추억은 마음에서 아련하고 나쁜 기억은 머리에서 명확하게 남아있는 것처럼 몸에 좋다는 보약은 사람의 몸에서 빨리 빠져나가고 사람 몸에 해롭다는 화학약품은 몸 안 어디에선가 집을 지으려 동분서주하면서 몸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독성을 자랑하면서 목숨과 대결을 하려 든다. 그러나 잘못 이런 음식을 먹어가며 자라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한국 식품을 주종으로 하는 뉴욕의 대형 식품점이나 한국식품 수입상들의 결단이 필요할 때다.
지혜 있는 주부는 잘 상하고 잘 썩는 식품을 신선할 때 말없이 사다가 식단을 꾸민다. 똑똑한 사람은 나쁘다는 것에 관심이 많고 지혜있는 사람은 좋다는 것에 관심이 많다. 똑똑한 사람은 ‘하지 마라’에 중심을 두고, 현명한 사람은 ‘해라’에 중점을 둔다.가정경제가 좋지 않아 매일 매일 끼니를 준비하기 전 시장을 다니던 어머니가 그립고, 어머니 손에 들려온 너저분한 그 때의 식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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