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부모 교사에게만 책임 미뤄
더 배우고 공부해야 할 교사들 많아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한국 측의 초청으로 여러 장소에서 교육 특강을 합니다. 올해도 예년처럼 7월 초 2주간 일정으로 한국 교육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세네카(Seneca)가 “My joy in learning is partly that it enables me to teach”(배움의 즐거움은 남에게 그 배운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점에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가르치는 것은 곧 배우는 것이요, 배우는 것은 곧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교육철학 중의 하나는 “학교란 학생이 배움의 즐거움·어려움·만족감을 발견하는 장소이며, 동시에 교육자 및 학부모가 배움의 즐거움·어려움·만족감을 재발견하는 장소”(School is a place where students discover, and adults rediscover, the joys, the difficulties and the satisfactions of learning)라는 것입니다.
즉 학생들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맡기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들도 다 같이 배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강의한 세미나 제목들은, 영어교육, 인성교육, 높은 사고력 계발, 교장/교감의 수업 지도자로서의 역할, 자녀들을 21세기 글로벌 인재로 준비시키기 등이었습니다.
① 영어교육
오히려 한국의 학부모들이 영어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훨씬 많은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어교육의 최근 변화와 방법론 TBLT (Task-Based Language Teaching), Communicativ Approach 등을 설명하고, 한국에서는 영어가 외국어이므로 외국어 교육의 지침 5C’s, 즉 Communication(표현), Culture(문화), Connection(연관성), Comparison(비교), Community의 5가지 요소가 포함되어야 하는 외국어 교육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 학부모 · 공교육 · 사교육 등이 영어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학생들 및 어른들의 영어 실력이 별로인 것 같으니, 영어 교육에 큰 변화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어민 교사들에게도 영어를 제2언어로 가르치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영어를 말하는 것과 남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니까요. 또 원어민 교사들에게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과 기대감, 한국 문화와 가치관도 참고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학부모들은 원어민 교사들의 자격을 따지지 않고 자녀들의 영어 공부를 그들에게 너무 전적으로 맡기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는지(learning theory), 제2언어 습득이론(second language acquisition theory)을 기본 정보(background information)로 하고, 영어교재 교사지침서(teachers’ manual)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학습방법 및 학습전략을 학생들의 사전지식(prior knowledge)에 맞추어 가르쳐야 됩니다.
학생들의 동기(motive), 공부하는 습관(study habits), 집중력, 흥미, 적성에 따라 영어 공부의 성과가 달라집니다. 서울 및 여러 지방 도시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너무나 많은 학부모들이 참석했습니다. 광주에서는 650여명, 부산에서는 1,100여명이 참석하여 KBS홀을 가득 메웠고, 대전 500여명, 인천 500여명, 서울 500여명 등, 한국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과 교육열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자기 자녀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임을 확신하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자녀의 영어실력을 높일 수 있는가를 알고 싶어 했습니다.
② 21세기를 준비하는 자녀교육
국경이 없는 인터넷 시대, 지식기반 사회의 다국적 기업 시대에서 갖추어야 할 skill들, 즉 창조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평생 배우려는 자세, 다양한 견해 수용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인간관계 기술, 협동심, 팀웍, 팀플레이어, 융통성 등등 ‘Soft Skills’가 글로벌 리더십에 필수인 점, 그리고 지식 · 정보 중심의 사회에서 리더십은 늘 배움과 함께 가야 된다고 믿는 저의 교육철학을 참석한 학부모들과 같이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③ Thinking Maps
두뇌연구에 기반을 둔 thinking maps는 학생들의 사고 과정을 조직적으로 도와주는 시각적 도구입니다.
지식을 연결, 비교/대조, 분류, 원인과 결과의 이해 등을 도와줍니다. 배운 내용을 정의(define)하는 circle map, 특징을 묘사하는 bubble map, 비교/대조하는 double bubble map, 부분과 전체를 이해하는 brace map, 순서를 아는 flow map,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는 multi-flow map, 유추하는 bridge map으로, 옛날의 ‘mind map’보다는 훨씬 더 깊이 있고 복합적이라서, 초 · 중 · 고를 막론하고, 또 학과목에 관계없이 다 사용할 수 있는데, 특히 요즈음 매우 강조되는 작문(writing)을 잘하기 위한 pre-writing activity로서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가서 교사들에게 thinking maps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교사들의 반응이 무척 긍정적이었습니다.
④ 교장/교감의 수업지도자로서의 역할
교장/교감팀의 리더십은 학교 성공의 열쇠요, 심장이요, 영혼(the key to school success and the heart and soul of schools)입니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리처드 핼버슨(Richard Halverson) 교수는, 스쿨 리더십 팀은
1. 학생의 배움에 집중하고(Focus on learning)
2. 교사들의 가르침과 배움을 관찰하고(Monitoring teaching and learning)
3. 학교 전체 커뮤니티가 늘 배우는 커뮤니티가 되도록 하고(Building learning communities)
4. Acquiring and Allocating Resources(소스를 얻어 분배)
5. 안전한 학교 환경을 유지한다(Maintaining safe learning Environment) 라고 IFL(Institute for Learning)에서 강조했습니다.
교장/교감에게는 교사들이 더 잘 가르치고 학생들이 더 잘 배우도록 해야 할 책임·임무가 있습니다. 그들은 학교의 비전을 늘 커뮤니케이트 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학교 발전을 위한 전략적 계획(strategic planning)을 세우고, 수업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된다고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거의 20년에 가까운(교감 5년, 교장 14년) 현장에서 얻은 스쿨 리더로서의 제 경험(educational leadership)에다 박사학위 과정에서 배운 최근의 리더십 연구 결과를 접목시켜 설명하면서, 교사노조의 반대로 개혁을 추진하기 어려운 한국의 교육 실정, 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너무 자주 바뀌는 한국 교육정책의 현실, 그리고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trust)가 매우 낮은 한국 사회에서의 교육개혁에 대해, 미국 교육 시스템 전문가로서 제가 평소 느끼고 제안하고 싶었던 점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수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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