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은 미국 인재그룹의 핵심 구성원인 변호사를 양성하는 곳이다. 대학 성적과 LSAT 점수가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치러지는 변호사 고시를 통해 매년 400여명이 넘는 한인 변호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법대 입시‘논리력’이 당락좌우
미국 인재그룹의 구성원 대부분은 변호사다.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배럭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잔 에드워즈 상원의원들이 좋은 사례다. 연방 상하양원 의원들의 대다수 역시 변호사다. 연방정부 못지않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 정부 곳곳에도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관료들이 포진해 있고, 주류 언론사 기자 및 칼럼리스트 중에도 변호사가 많다. 파워 엘리트 그룹이 변호사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다. 미국을 움직이는 변호사를 양성하는 로스쿨에 대해 알아본다.
4년제 대졸자에 지원 자격
LSAT, 독해·분석력등 측정
대학시절 학업성적도 중요
저명인사 추천서 받는게 유리
■변호사 되는 길
로스쿨은 법학전문 대학원이다.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에게 지원 자격을 주고 있다. 로스쿨 과정을 마친 학생은 J.D.(Jurist Doctor) 학위를 취득하며 변호사 고시(Bar Exam)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때만 검사, 판사도 할 수 있다. 2009년께부터 시행될 예정인 한국의 ‘로스쿨 법’(일반대학 법학과를 폐지하고 로스쿨 도입)은 미국 법학전문 대학원 제도를 모방한 것이다.
미국 내 로스쿨은 미국변호사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로부터 공인된 학교와 공인되지 않은 로스쿨로 나눠진다.
비공인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법대 1학년이 종료될 때쯤 ‘로스쿨 1학년 시험’을 패스해야 한다. ABA가 조건 미달을 이유로 공인하지 않은 학교에서 공부한 학생이 공인 로스쿨 재학생만큼 실력을 갖추었는지 테스트 하는 것이다. 1학년 시험에 실패해도 공부는 계속 할 수 있지만 법률 공부를 한 학점을 인정받지 못해 변호사 고시에 응시할 수 없다.
공인된 로스쿨의 학생들은 1학년 시험에서 면제된다.
로스쿨 졸업 즉시 변호사 고시에 합격한다고 가정할 때, 변호사가 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의사가 되는 것보다 짧다. 최소 8년이 걸리는 의사에 비해 공부 기간이 3년 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6월 현재 ABA가 공인한 로스쿨은 196개며 이들 학교에서 JD학위 공부를 하는 학생 인구는 14만1,000여명이다.
이는 메디칼 스쿨 재학생 수(1만7,000여명)에 비해 약 720% 정도가 많은 수치다.
변호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정치학, 영어 등 문과계열 학문을 전공했다. 하지만 영문학을 전공한 학생이 의대에 지원할 수 있는 것 같이 이공 계열 전공자도 로스쿨에 지원할 수 있다.
27세의 ‘어린 나이’에 UCLA 로스쿨 교수가 된 제리 강 교수가 한 좋은 사례다. 6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강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다. 하지만 커리어는 로스쿨 진학으로 결정했다.
강 교수는 올해 5월 한국내 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공을 바꾼 이유에 대해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인종에 대해 별다른 자각을 하지 못했으나 대학 진학 후 인종적 측면 등 소수자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법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입학 조건
로스쿨 입학 전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법대 입학시험인 LSAT(Law School Admissions Test) 점수와 대학 4년 재학 중의 GPA다. 추천서와 입학 에세이 또한 중요하다.
LSAT는 지원자가 법대생으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어학, 추리, 분석능력과 소양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표준화된 시험이다. 일괄적인 환경 아래에서 시험을 치르게 해 응시자의 판단능력을 재는 것은 물론 지원자들 간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LSAT는 지식 기초(Knowledge-based)가 아닌 기술 기초(Skill-based) 시험이다. 의대 입학시험 등 다른 대학원 입학시험들과는 다르다. 시험은 객관식 문제 4개의 섹션과 에세이로 구성됐다. 각 섹션마다 24~28개의 객관식 문제가 출제된다. 문제를 푸는데 주어진 시간은 35분으로 섹션마다 동일하다. 채점이 되는 것은 객관식 문제가 출제된 3개 섹션이다. 나머지 1개 섹션은 채점되지 않는 ‘실험용 문제’다. 하지만 어떤 섹션이 실험용 문제인지는 시험이 끝난 후 알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은 모든 문제를 충실히 풀어야한다.
객관식 문제를 모두 풀고 난 후 주어지는 에세이 시험은 30분 내에 작성해야한다. 에세이는 수험생이 지원한 법대로 그 사본이 보내진다. 에세이가 입학 전형에 차지하는 비중은 법대마다 다르다.
시험문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논증’(Arguments) 시험이다. 비교적 여러 가지 짤막한 문장을 제시한 뒤 이에 대한 논점의 이해, 전제 조건의 발견, 결론의 도출, 논제의 평가, 분석 등을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출제된다.
분석력을 시험하는 ‘게임’(Games) 문제도 출제된다. 주어진 조건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해답을 찾게 하는 문제로 지능지수(IQ) 테스트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평이다.
독해력(Reading Comprehension) 측정 역시 시험의 주요 부분이다. 주어진 문장의 대의 파악은 물론이고 예문의 어느 부분을 따로 지적하며 추론, 수사법 유형을 묻기도 한다. 올 가을부터는 예문을 2개 제시해 서로 비교하도록 하는 새로운 시험문제가 출제될 예정이다. 예문으로 제시되는 문장은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영문학 등 각 분야에서 골고루 출제된다. 독해력이 하루아침에 쌓아지지 않는 실정 상 어려서부터 책읽기와 독후감상문 쓰기가 습관화 된 수험생이 유리하다.
LSAT 만점은 180점이고, 미국 법대 지망생들의 대부분은 통상 150~155점 정도의 점수를 받는다. 랭킹이 높거나 입학하기가 힘든 명문 법대에는 최소 170점 이상을 받아야 원서라도 내밀 수 있다.<표 참조>
■GPA와 추천서
대학 4년 동안의 학점 또한 합격, 불합격을 좌우한다. 대학 재학 중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를 꼼꼼히 살핀다. 점수 받기가 비교적 용이한 과목을 선택해 쉽게 대학을 다니고 학점을 취득했는지, 공부 분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힘든 강의를 들으며 최선을 다했는지 여부를 분석한다.
특히 의대와 마찬가지로 법대 측은 지원자가 “4년 동안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었는지”를 꼼꼼히 살핀다. 대학 입학 전형 때 지원 학생의 ‘가능성’에 비중을 두는 것과 다른 점이다.
콜럼비아 법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우가 좋은 대형 로펌들은 동부 아이비리그 법대, 서부의 스탠포드, UC버클리, USC, UCLA 법대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왕 법대에 진학하기로 작정했으면 대학 재학 중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학교에 가도록 애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천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 법대 관계자는 “입학하기 힘든 학교일수록 누가 추천서를 써 주었는지를 살핀다”며 “추천서는 가능한 사회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저명한 사람에게서 받으라”고 조언했다. 주류사회에서 알지 못하는 한인단체, 단체장, 성직자의 추천서보다 존경받는 교수, 정치인 등 인격과 학력을 갖춘 유명인의 것이 선호된다는 것이다. 추천서를 써준 사람이 유명 법조인이면 금상첨화다.
명문 법대에서는 추천서에 서명한 사람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추천서 내용에 적힌 것 같이 지원자를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USC의 국제관계학 대학의 한 교수는 “일전에 하버드 법대 학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추천서를 써준 학생의 이모저모를 물은 뒤 ‘지원자들의 성적, LSAT 점수가 비슷비슷해 합격자 선발에 어려움이 많다. 왜 이 학생을 입학 시켜야하나’고 물었다”며 “그 학생을 잘 몰랐으면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경험담을 말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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