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레슨: 김형태

오히려 벙커에 빠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끔찍한 상황. 벙커 턱의 경사면에 볼이 놓여있고 잔디마저 길다. 게다가 라이는 정상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도 어려울 만큼 경사가 심해 양발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조차 버겁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해도 샷의 기본적인 원리를 잘 이용한다면 위기를 탈출하는 기쁨과 함께 새로운 찬스를 보너스로 얻을 수도 있다.


▲어깨와 지면은 수평, 볼은 오른발쪽에 둔다.

■STEP 1
정확한 상황 파악은 기본

가장 먼저 현재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볼이 놓여있는 지형에 대한 것부터 핀의 위치와 그린의 라이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경사도와 잔디의 길이는 샷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선 볼이 놓인 상태에 따라 클럽선택이 달라진다. 잔디가 길면 볼이 잔디에 휩싸여 파묻혀 버린다. 또 때로는 잔디 위에 놓여있는 상태로 지면에서 떠있는 경우도 있다.
만약 잔디에 볼이 박혀있는 상태라면 일반적인 샌드웨지를 사용할 수 있지만 볼이 떠 있는 상황이라면 피칭처럼 로프트가 작은 클럽을 골라야 한다. 이는 로프트가 큰 클럽을 사용할 경우 헤드가 볼 밑으로 지나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핀의 위치나 그린의 라이도 클럽 선택의 갈림길이 된다. 핀의 위치와 그린의 라이의 상태에 따라 볼을 띄우거나 굴리는 방법 중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거리가 가깝고 그린의 라이가 평탄하다면 굴리는 방법이 좋다. 이 경우에는 로프트가 작은 클럽을 선택하며 핀까지의 거리가 멀고 2단 그린 등 그린의 라이가 어렵다면 띄우는 방법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로프트가 큰 클럽을 이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1. 잔디에 볼이 박혀있다면 로프트가 큰 클럽을, 볼이 떠 있는 상황이라면 로프트가 작은 클럽을 선택한다.

2. 볼을 띄워야 할 때는 큰 로프트의 클럽을, 굴려야 할 때는 작은 로프트의 클럽을 이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페이스는 열지 않고 스퀘어한 상태로 셋업한다.

■STEP 2
안정적인 셋업이 중요

△트러블 샷에서는 안정적인 셋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어드레스의 기본을 떠올려본다. 어드레스 시 어깨는 지면과 수평을 이뤄야 한다.
즉 오르막 경사인 상황에서는 오른쪽 어깨를 낮춰 어깨가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만들어준다.
또 클럽 페이스는 스퀘어 상태로 어드레스를 하며 볼은 오른발 앞에 놓는 게 좋다. 오르막의 경우 볼이 왼발쪽에 있다면 뒤땅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발의 위치나 오픈 정도 그리고 위치 역시 안정된 셋업을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다. 여기서 중요시 해야 할 것은 ‘스스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만드는 것이다.
발의 오픈 정도를 따지기보다 가장 안정적으로 서있을 수 있는 자세를 찾는 게 중요하다. 물론 오르막에서 오른발을 오픈 한다면 힘이 뒤쪽으로 쏠려버려 정상적인 스윙이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만 조심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

■STEP 3
찍어치는 느낌, 폴로스루는 짧게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정확히 볼을 맞추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미스 샷이 나오는 이유는 경사와 라이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고민을 하다보면 불안감만 가중된다.
사실 그렇게 고민할만한 것도 없다. 핀까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작은 스윙으로 볼을 제대로 맞히기만 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찍어치는 기분으로 스윙을 하는 게 효과적이며 폴로스루는 짧게 끝낸다.



△오르막 경사로인해 폴로스루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면에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의식 적으로 손목을 돌리면 볼이 전혀 다른 곳으로 날아가버리기 때문이다.
또 벙커 턱의 잔디는 페어웨이나 러프의 잔디보다 억센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립은 강하게 쥐고 스윙의 크기로 거리를 조절하는 것 보다는 볼이 러프에 싸인 정도를 감안해 힘의 세기로 조절하는 게 좋다.

1 . 페어웨이나 러프의 잔디보다 억센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립은 강하게 쥔다.

2 . 찍어 치는 듯한 기분으로 스윙을 하며 폴로스루는 짧게 마무리 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