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창 가는 먼길, 말 안 통해 고생
인천에서 출발하여 서안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0시30분이다. 야간열차 타고 시골 간이역에 내린 설익은 분위기이다. 여행사에서 말한 중국 아저씨와 접선하여 일정을 받기로 되어 있어 나와 보니 누군가가 내 이름표를 들고 서있다. 그는 여행사에서 대행해 준 중국 국내선 비행기 티켓과 티벳 퍼밋 그리고 칭창 열차표 카피를 전해 주면서 열차표는 내일 오후 시닝에 도착하면 열차표를 받을 거라며 앞으로의 세부사항에 대해 얘기해 준다.
중국 서안에의 아침식사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좋다. 야채에 누런 기름이 둥둥 떠 있어 먹을 수가 없는데 다행히 멀건 흰죽과 삶은 달걀 그리고 시원한 수박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맛있게 먹는다. 호텔버스를 타고 서안 공항에 도착하니 영어는 전혀 안 통한다. 중국, 생각보다 만만찮다. 공항에는 보안 요원들이 있는데도 의사소통은 거의 안 된다.
열차를 타기 하루 전부터 고산증에 필요한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사 말대로 어제부터 약을 먹었더니 영 소화도 안 되고 꼭 멀미할 것처럼 머리도 아프고 진짜 비몽사몽이다. 머리가 띵한 게 한대 맞은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다.
서안 공항에 내려 기차역까지 가는 공항버스가 어디 있느냐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말이 안 통한다. 다행히 영어를 조금 하면서 그 근처까지 가는 중국 청년을 만나 동행을 하니 조금 위안이 된다. 버스는 한국의 시외버스처럼 에어컨이 잘 되어 있고 제법 깨끗해서 택시 안타고 버스를 타기를 잘 한 것 같다.
자리에 앉아 보니 창밖의 경치고 뭐고 제대로 목적지까지 갈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버스 차창을 통해 본 중국 시골의 모습은 익숙하다. 털털하니 채소밭에서 사람들 일하며 사는 모습이 한국이나 비슷한 모습이다. 운전사 아저씨는 경적을 계속 울리면서 요리조리 진짜 빨리 간다. 고속철도 타고 가는 기분이다. 택시 안타고 간 것,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멀끔하게 생긴 중국 청년은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으로 일한다며 영어로 대충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기는 더 멀리 가야 하는데 나와 함께 시닝 역까지 가서 마짱을 만나 열차표를 받는 걸 보며 가겠다며 내 가방을 들고 앞서 간다. 나는 4시에 마짱이라는 사람과 접선하기로 한 것 외엔 아는 게 없다. 생각해 보니 황당하긴 하다. 마짱에게 도착했다고 연락을 하고 중국 청년과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지만 좀 걱정이 되긴 한다. 마짱이 안 와도 그만인 이 순간이 왜 그리 무모하게 느껴지던지. 믿어야 될 이 순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1분이 1시간만큼이나 길게 느껴진다.
한참을 기다리니 마짱이 보냈다는 친구가 와서 코딱지만 한 꼬지지한 기차표를 받아드니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한다. 나는 4인 1실 침대칸을 예약했는데 표를 받아드니 6인 1실이다. 300위안을 웃돈 주고 대행을 했는데 아마도 중간에 착오가 있었던 듯싶다.
시닝 시골 간이역의 역무원은 저녁에 라싸로 가는 사람들을 대기실에 모아놓고 지루하게 기다리는 그들의 오만가지 질문에 대답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말을 시켜보니 그는 아직은 임시직이며 한 달에 100달러 정도 번단다. 대학 졸업해서 이곳에 취직했는데 올 9월이 일 년이지만 더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영어를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제일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다.
그는 나에게 칭창 열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안심시킨다. 또한 내 자리의 위치를 자세하게 말해 주더니 걱정 말라며 잘 가라고 손을 흔든다. 나는 사람들을 따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그는 뒷짐을 지고 모자를 바로 쓰더니 경찰처럼 이리 저리 다니면서 중국말로 사람들에게 뭐라고 한다. 아직은 갓 졸업한 신참 역무원이라 모기소리 만한 소리로 뭐라고 하는데 폼은 안 난다.
이렇게 이별과 만남이 잦은 걸 보니 또 떠나는 거다. 구지레한 폼이 영 ‘뽀다구’도 안 나고 바람나서 밤차로 도망가는 시골 아줌마 같이 촌스럽기 그지없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서안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0시30분이다. 야간열차 타고 시골 간이역에 내린 설익은 분위기이다. 여행사에서 말한 중국 아저씨와 접선하여 일정을 받기로 되어 있어 나와 보니 누군가가 내 이름표를 들고 서있다. 그는 여행사에서 대행해 준 중국 국내선 비행기 티켓과 티벳 퍼밋 그리고 칭창 열차표 카피를 전해 주면서 열차표는 내일 오후 시닝에 도착하면 열차표를 받을 거라며 앞으로의 세부사항에 대해 얘기해 준다.
중국 서안에의 아침식사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좋다. 야채에 누런 기름이 둥둥 떠 있어 먹을 수가 없는데 다행히 멀건 흰죽과 삶은 달걀 그리고 시원한 수박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맛있게 먹는다. 호텔버스를 타고 서안 공항에 도착하니 영어는 전혀 안 통한다. 중국, 생각보다 만만찮다. 공항에는 보안 요원들이 있는데도 의사소통은 거의 안 된다.
열차를 타기 하루 전부터 고산증에 필요한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사 말대로 어제부터 약을 먹었더니 영 소화도 안 되고 꼭 멀미할 것처럼 머리도 아프고 진짜 비몽사몽이다. 머리가 띵한 게 한대 맞은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다.
서안 공항에 내려 기차역까지 가는 공항버스가 어디 있느냐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말이 안 통한다. 다행히 영어를 조금 하면서 그 근처까지 가는 중국 청년을 만나 동행을 하니 조금 위안이 된다. 버스는 한국의 시외버스처럼 에어컨이 잘 되어 있고 제법 깨끗해서 택시 안타고 버스를 타기를 잘 한 것 같다.
자리에 앉아 보니 창밖의 경치고 뭐고 제대로 목적지까지 갈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버스 차창을 통해 본 중국 시골의 모습은 익숙하다. 털털하니 채소밭에서 사람들 일하며 사는 모습이 한국이나 비슷한 모습이다. 운전사 아저씨는 경적을 계속 울리면서 요리조리 진짜 빨리 간다. 고속철도 타고 가는 기분이다. 택시 안타고 간 것,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멀끔하게 생긴 중국 청년은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으로 일한다며 영어로 대충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기는 더 멀리 가야 하는데 나와 함께 시닝 역까지 가서 마짱을 만나 열차표를 받는 걸 보며 가겠다며 내 가방을 들고 앞서 간다. 나는 4시에 마짱이라는 사람과 접선하기로 한 것 외엔 아는 게 없다. 생각해 보니 황당하긴 하다. 마짱에게 도착했다고 연락을 하고 중국 청년과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지만 좀 걱정이 되긴 한다. 마짱이 안 와도 그만인 이 순간이 왜 그리 무모하게 느껴지던지. 믿어야 될 이 순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1분이 1시간만큼이나 길게 느껴진다.
한참을 기다리니 마짱이 보냈다는 친구가 와서 코딱지만 한 꼬지지한 기차표를 받아드니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한다. 나는 4인 1실 침대칸을 예약했는데 표를 받아드니 6인 1실이다. 300위안을 웃돈 주고 대행을 했는데 아마도 중간에 착오가 있었던 듯싶다.
시닝 시골 간이역의 역무원은 저녁에 라싸로 가는 사람들을 대기실에 모아놓고 지루하게 기다리는 그들의 오만가지 질문에 대답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말을 시켜보니 그는 아직은 임시직이며 한 달에 100달러 정도 번단다. 대학 졸업해서 이곳에 취직했는데 올 9월이 일 년이지만 더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영어를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제일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다.
그는 나에게 칭창 열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안심시킨다. 또한 내 자리의 위치를 자세하게 말해 주더니 걱정 말라며 잘 가라고 손을 흔든다. 나는 사람들을 따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그는 뒷짐을 지고 모자를 바로 쓰더니 경찰처럼 이리 저리 다니면서 중국말로 사람들에게 뭐라고 한다. 아직은 갓 졸업한 신참 역무원이라 모기소리 만한 소리로 뭐라고 하는데 폼은 안 난다.
이렇게 이별과 만남이 잦은 걸 보니 또 떠나는 거다. 구지레한 폼이 영 ‘뽀다구’도 안 나고 바람나서 밤차로 도망가는 시골 아줌마 같이 촌스럽기 그지없다.
<3편 계속>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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