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 없는 상속, 촌수에 따라 차별되나요

<문> 저희 어머님이 어렸을 때 고아가 되신 후 큰아버지 댁에서 수양딸처럼 컸습니다. 저희 어머님을 친딸처럼 길러주신 어머니의 큰아버지, 큰어머니는 오래 전에 돌아가셨고 그 집에 딸(어머니의 사촌언니)이 연세가 많고 건강이 안 좋아서 최근 몇 년 동안 저희 어머니가 계속 돌봐주고 있었는데, 그 분이 최근 유언장을 안 남기고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어머니와는 친자매처럼 70여년을 지냈는데 어머니가 사촌이라서 유산을 못 받고 생전 얼굴도 안 내밀던 그 집 조카들이 다 받는다고 하는 게 사실인가요? 미국 같은 나라에서 그렇게 촌수를 따져서 상속받을 수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군요.

<답> 돌아가신 분이 상속장을 안 준비해 두고 가서 가까운 가족들이 고생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안타깝지만 어머니가 유산상속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돌아가신 분의 친척 중 어머님보다 촌수가 더 가까운 사람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미국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촌수를 잘 따지지 않고 살지만 유언장이 없이 사망한 사람의 재산분배 때 촌수를 까다롭게 따져서 분배되도록 상속법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돌아가신 노인이 형제가 있었을 경우 형제분들이 돌아가시고 안 계셔도 그 형제들의 자녀(사망자의 조카들)는 촌수로 3촌이므로 귀하의 어머니는 사망자의 사촌 여동생이라 촌수가 가까운 사람들이 받고 어머님은 하나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가신 분이 조카가 한 명도 없을 경우는 어머님이 제일 촌수가 가까운 분이므로 재산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알아볼 점은 어머님이 실제로 큰집에서 어렸을 때부터 한 집안 식구처럼 크셨고 사촌 언니와 한 자매처럼 지내셨다면, 어머니가 사망하신 분 집안의 수양딸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어떤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거나, 아니면 돌아가신 큰아버님 큰어머님이 딸처럼 입양하겠다는 뜻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한 적이 있었지만 입양을 정식으로 못해 놓고 돌아가셨을 경우, 정당한 양자정책(the Equitable Adoption Doctrine) 하에서 어머님이 그 집안에 실제로 입양된 수양딸과 마찬가지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으면 조카들과 재산을 나누어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정당한 정책(Equitable Doctrine)은 전국적으로 다 있는 법은 아니고 가주를 비롯한 26개 주에서만 인정해 주는 법적 이론입니다. 이 이론의 취지는 공식적으로 입양은 안 되었지만 한 집안 식구처럼 자라난 사람들이 먼 친척보다 더 가깝게 지낸 관계를 인정받아 유산상속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냥 가깝게 지냈다는 것만 가지고는 저절로 상속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한 2년 전에 가주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문 중의 하나는 자기를 받아준 양부모 가정과 평생 동안 친자식처럼 지낸 사람의 케이스였습니다. 이 사람은 양부모 가정에 들어온 이후로 그 집 부부를 친부모처럼 가깝게 지냈고, 그 집 친딸과는 남매 같이 가깝게 지내고 그 부부가 나이 들었을 때는 병원에 드나들면서 잘 간호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양부모 가정에서는 한 번도 이 남자를 정식으로 입양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입양하려고 노력해 봤다는 증거가 하나도 없어서 대법원에서는 이 사람이 정당한 양자정책 하에서 그 집안의 아들이라는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결정하는 바람에 이 사람은 유산을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물론 돌아가신 부모가 자신을 잘 돌봐준 이 남자한테 고맙다는 표시로 재산을 주겠다는 유언장을 남기고 돌아가셨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연세 드신 분들이 트러스트를 세우거나 최소한 유언장은 남기고 돌아가셔야 돌아가신 후 돌봐주던 사람들이 변호사 비용 덜 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310-277-8011>
린다 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