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페더러 VS ‘천적’나달
프렌치오픈 남자단식 내일 결승 격돌
그랜드슬램대회 8연속 결승 진출 위업
나달 잡으면 4연속 메이저 타이틀 석권
클레이코트서 5승1패 압도적 우위
이기면 프렌치오픈 3연패 금자탑
의심의 여지없는 올해 세계 테니스 최고의 한판승부가 LA시간으로 10일 오전 6시(TV- 채널 4)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 스테디엄에서 펼쳐진다. 바로 세계랭킹 1위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랭킹 2위의 ‘클레이코트 제왕’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프렌치오픈 남자단식 결승 격돌. 이들은 8일 펼쳐진 대회 단식 준결승에서 각각 스트레이트 세트로 각자의 상대를 밀어버리고 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역사적인 ‘수퍼매치’
지난 2005년 윔블던부터 시작, 올해 호주오픈까지 7개 메이저대회 중 6개에서 우승을 휩쓴 페더러와 2005~06 2년간 프렌치오픈 타이틀을 거머쥐며 페더러의 파죽지세 일방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는 나달. 이 둘이 만나면 자동으로 설명이 필요없는 ‘수퍼매치’가 되지만 특히 이번 대결은 그 무대가 유일한 클레이코트 메이저인 프렌치오픈 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몇 배 이상 증폭됐다. 페더러가 아직도 우승컵을 치켜들지 못한 유일한 메이저인 프렌치오픈이기에 이 경기는 두 선수와 이 대회뿐 아니라 테니스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매치로 기록 될 수 있는 기념비적 대결이 됐다. 페더러는 여기서 나달을 꺾는다면 커리어 11번째이자 4연속 메이저 타이틀과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하며 의심의 여지없이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반열로 올라설 것이다. 반면 ‘황제’ 페더러의 무한 단독질주를, 최소한 클레이코트에서 만큼은 완벽하게 막아서고 있는 ‘천적’ 나달이 프렌치오픈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다면 페더러는 영원히 나달이라는 ‘눈엣가시’를 떨쳐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굳이 테니스팬이 아니라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역사적인 빅게임이다.
넘버 1 ‘황제’페더러
8일 벌어진 준결승 첫 경기에서 4번시드의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를 3시간1분만에 7-5, 7-6<7-5>, 7-6<9-7>로 힘겹게 따돌리고 결승에 선착했다. 생애 통산 11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노리는 페더러는 지금까지 맞대결에서 8전 전승을 거둔 다비덴코를 상대로 낙승이 예상됐으나 비록 스트레이트 세트승에도 불구, 실책을 48개나 범하며 2, 3세트를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끌려가는 등 고전했다. 하지만 승부의 고비에서 페더러의 관록은 다비덴코를 압도했고 결국 아슬아슬한 여러 고비에도 불구, 4강 관문을 성공리에 돌파했다.
이로써 지난 2005년 윔블던부터 시작, 8연속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오른 페더러는 1933~34년 잭 크로퍼드(호주)가 세운 메이저대회 연속 결승 진출 기록(7회)을 깨뜨렸고 또 메이저대회에서 27연승을 거둬 1969~1970년 로드 레이버(호주)가 이룬 최고기록(29연승)에 2승앞으로 육박했다.
넘버 2 ‘천적’나달
이에 벌어진 두 번째 준결승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나달은 세르비아의 ‘떠오르는 별’ 노박 조코비치(6위)를 7-5, 6-4, 6-2로 물리치고 페더러와 운명의 일전을 치를 결승티켓을 따냈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른 조코비치는 첫 세트에 비교적 완강한 저항을 펼쳤으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나달의 파워풀한 그라운드 스트로크에 눌려 힘이 떨어졌고 결국 3세트엔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결국 2시간28분만에 백기를 들었다. 이날 승리로 나달은 롤랑가로에서 전승행진을 이어갔다.
두 선수 간 맞대결
두 선수간 상대 전적은 나달이 7승4패로 앞서있다. 특히 롤랑가로와 같은 클레이코트에서는 5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페더러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이번 대결이 이처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바로 마지막으로 나달에 거둔 1승 때문이다. 이 대회 직전 펼쳐진 함부르크 매스터스 결승에서 페더러는 나달의 클레이코트 81연승 행진에 급제동을 걸며 기념비적 승리를 따냈다. 거기서 얻은 자신감과 상승세가 이번 경기로 연결될지는 미지수지만 페더러에게 찬스가 온 것은 분명하다.
두 선수는 지금까지 통산 8번 대회 결승에서 만났는데 나달이 5승3패로 한발 앞서가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나달이 승리한 바 있다.
세계 1위 로저 페더러.
세계 2위 라파엘 나달.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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