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서도... 안전 안전 안전 안전
-한기수 박사의 편지
야외 활동과 여러가지 종목의 운동 그리고 여행을 하기에 좋은 여름이 되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여름에 골절, 출혈, 타박상과 같은 여러가지 사고와 외상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며 이러한 활동량의 증가, 여행, 그리고 이동량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뇌외상의 하나인 뇌경막하 혈종 (Epidural Hematoma) 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18세의 대학교 신입생인 박군은 학교 산악자전거 동호회원으로 활동하며 주말마다 산악자전거를 즐기곤 하였습니다. 어느 여름 주말, 그는 등산 목표 지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던 중 가파른 비탈길에서 중심을 잃고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며 구르기 시작했습니다. 도중에 헬멧이 벗겨지고 머리를 바위에 부딪히며 의식을 잃게 되었습니다. 함께 가던 동료 회원들이 그를 발견해 구출해서 평지에 눕히고 안정을 취하도록 했습니다. 조금 후 그의 의식이 돌아왔고 머리가 멍하게 아픈 것과 몸의 여러군데 타박상 이외에는 비교적 상태가 좋아서 일행과 함께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약 40-50분 후부터 박군은 두통이 심해지고, 속이 메슥거리며, 헛구역질이 나고, 왼쪽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느낌이 점차 심해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팀리더와 같이 택시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오던 중 그는 졸린다고 말하며, 말이 분명하지 않고 어눌해지며, 구토를 하기 시작하였고 다시 의식을 잃게 되었습니다.
응급실에서 찍은 두개골 X-선 검사에서 우측 두개골 측두부의 미세한 골절이 발견되었고 응급 뇌 전산화 단층 촬영 (Brain CT scan) 에서 뇌와 두개골 사이에 피가 고여 뇌를 압박하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즉시 신경외과 당직의사에게 연락이 갔고, 그날 응급 호출 수신 담당이던 필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응급수술을 하기로 하고 수술에 필요한 전처치와 마취를 시행하였습니다. 머리 피부를 절개하고 전기드릴로 두개골을 열자 덩어리져 굳은 피(혈종)가 바로 노출되었습니다. 뇌를 압박하던 핏덩어리를 제거하고 출혈 원인이었던 동맥에 지혈 처치를 하고 더 이상의 출혈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두개골을 닫고 피부를 봉합했습니다. 박군은 중환자실로 옮겨져 24시간 집중 관찰을 받았으며, 상태가 안정적이어서 다음날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며 일주일 후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수년전 필자가 치료한 뇌경막외 혈종 (Epidural hematoma) 의 한 예입니다. 뇌경막외 혈종은 뇌를 싸고 있는 막인 경막 (dura mater)과 두개골 (skull) 사이에 출혈이 되어 피가 고인 것을 말하며 머리의 외상으로 인해 두개골에 골절이 생기며 그로 인해 두개골에 붙어 주행하는 뇌 경막동맥 (meningeal artery)이 파열되어 출혈이 생기게 됩니다. 넘어지거나, 추락, 교통사고 등에서 머리를 단단한 부분에 세게 부딪힐 때 흔히 발생됩니다.
증상은 두통, 구역, 구토, 의식저하, 팔다리 감각 이상과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예에서와 같이 의식을 잃었다가 회복이 된 후에 서서히 졸리고 말이 어눌해지면서 다시 의식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질환은 즉각적인 치료를 요하는 응급질환의 하나로, 발견이 늦어지면 혈종이 뇌를 심하게 압박하게 되고 결국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끼치게 되며, 뇌가 회복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어 반신마비, 혼수상태, 또는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반면, 조기에 발견하여 응급치료를 하게 되면 완전한 회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머리를 세게 부딪힌 후 두통, 구역질, 구토 증상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응급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머리를 다친 후에 졸리거나, 하품을 반복하며, 말이 분명하지 않고 어눌해지는 경우에도 바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사고는 예방과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즉각적인 대응과 조치가 중요합니다.
◇관련 문의
Kisoo Han, MD (Korea), DC Neurosurgeon (Korea)
전화 : 415-563-3800 전자우편 : kisoohan1965@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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