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덕의 월드워치
최근 세계적으로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breast-feeding) 권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이를 보장하는 법안과 정책이 통과 중이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6월11일자)에 따르면 이미 38개 주는 공공장소에서 수유(breast-feeding)를 할 수 있는 명시적인 권한을 주었고 23개 주는 수유행위를 공공장소에서 거부감을 일으키는 행위(public indecency)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수유(breast-feeding)는 엄마와 아기의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제 정설이 되었다 (Breast is best). 수유를 통해 아기는 각종 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아기에게 수유를 하는 여성은 자궁, 난소암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수유를 통해 하루 500칼로리를 소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killing two birds with one stone)’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뉴스위크는 수유를 하는 여성들의 수는 지난 30년 동안 점점 줄고 있다며 ‘어머니의 젖(“Mother’s Milk”)’의 저자 Bernice Hausman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 문화는 어머니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 출산휴가, 수유를 위한 장소를 지원하는데 매우 인색하다 (The culture does very little to support mothers in what they need ? information, maternity leave, places to nurse). 지난 25년 동안 4명 중 1명의 출산모들이 수유를 시도했지만 단지 20명 중 1명만이 1년 동안 수유를 지속했다. 2002년에는 거의 4명 중 3명이 병원에서 수유를 시작했지만 작년에는 64%로 그 비율이 떨어졌다.
여기에는 미국인들의 이중인격적 사고(split personality)도 작용한다. 미국인들 3명 중 2명은 아기에게 수유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4명 중 1명은 공공장소에서 수유장면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They feel uncomfortable seeing women do it”). 미국인들은 여성의 가슴을 ‘젖’이 아닌 ‘섹스’와 연상시킨다 (“Americans associate breasts with sex, not milk”). 결과적으로 공공장소에서의 수유행위는 불쾌하게 느껴 (feel squeamish about public nursing)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일반인들에게 공공장소에서 수유행위가 보기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수유에 대한 여성의 고유의 권리와 최상의 건강을 위해 수유를 받을 아기의 권리가 제한될 수는 없다. 사회적 대세는 수유에 대한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에 ‘수유촉진 법안(Breastfeeding Promotion Act)’이 U.S.Rep. Carolyn Maloney에 의해 재상정 되었으며 수유장소(lactation areas)를 제공하는 기업체들에게는 세금우대 조치를 해 주기로 법안을 개정 중이다.
성에 대한 우리의 위선적 태도는 결국 아이와 엄마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다. 진화론적인 불충분한 가설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가슴은 모체와 성적인 이중역할을 담당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사회적으로 조작되는 성적인 요소이다. 이미 대중매체와 소비문화의 확산에 의해 여성의 몸은 상업적으로 파편화 또는 이미지화 되고 있으며 성형수술 등을 통해 진정한 몸과 인위적인 몸의 차이가 어려워지고 있다. 바로 여성 신체의 일부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페티시즘(fetishism)의 과정을 따라 현대사회는 여성의 가슴은 단지 ‘성적신호(sexual signaling)’의 기능을 부각시키도록 부추기고 있다.
태아는 출산 후 2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엄마의 젖을 빤다고 한다. 엄마의 포근한 품에서 심장의 박동을 들으며 아이는 엄마와 정서적인 교류를 시작하며 험난한 세상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아기에게 충만한 사랑으로 수유를 하는 여성의 가슴은 섹스의 대상이 아닌 새 생명을 키우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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