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담배가 원인… 10년넘게 피웠다면 ‘주의’
“설암? 아니, 혀에도 암이 생기나?”
한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설암(Tongue cancer. 혀암). 설암은 우리 몸 중 입안의 혀에 생기는 암으로 구강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강암의 한 종류다. 구강암은 입술, 입, 혀, 잇몸, 침샘 등 기관에 생기는 암을 모두 포함하며 미 암학회에서는 매년 3만명이 구강암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설암의 최대 원인은 흡연이다. 이정민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10년 이상 담배를 피운 경우는 위험 요소로 분류된다”며 “담배를 오래 피워온 경우는 폐암뿐 아니라 설암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설암에 대해 알아보았다.
움직이기 힘들고 무언가 집히거나
궤양 잘 낫지않고 출혈 계속되면 의심
수술 완벽히 하기 어렵고 재발률 높아
▲설암은 위험한 암
이름은 생소하지만 한인들에게도 발생률이 높은 암 중 하나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이비인후과에서 보는 질환 중 가장 심각한 암이 바로 설암이다.
대부분 초기에 발견하기가 힘들며, 많은 설암 환자들은 중기 또는 말기에 병원을 찾게 된다. 이 전문의는 “보통 병증이 오래돼 늦은 시기에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며 “다른 암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설암은 조기 발견을 놓쳐 늦게 오면 치료가 힘들며 수술도 완벽히 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발성이 매우 높은 암에 속한다. 여성보다는 남성에 더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최근 여성 흡연 인구가 늘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증상은 혀에 통증을 느끼며 움직이기가 어렵고 허는 증상, 손으로 만져보았을 때 무언가 집히기도 한다. 마비된 듯한 증상도 느끼며 입 냄새가 아주 심하다. 치료하기 어려운 궤양이 생기거나 출혈이 계속되기도 한다. 또한 설암의 대부분은 혀의 가장자리와 잇몸에 생긴다.
여러 형태의 설암들
▲원인
대부분 담배가 주 원인이다. 담배를 오랫동안 피워 왔다면 10년 이후부터는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0년 안에 단호하게 끊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이 전문의의 설명. 연령에 상관없이 얼마나 담배를 오래 피웠는가가 중요하다.
하지만 담배를 못 끊는 경우 혀에 이상이 없는지 항상 살피는 것이 좋다.
혀암 생기면 목에까지 빨리 퍼져
전이되기 전 종양 제거수술 해야… 조기발견 생존율 60%
말하기 힘들어지고
입냄새 심해져 수술선택
일상생활 불편 더 ‘고통’
초기 놓치면 생존율 절반
3년내 재발 안했다면
암 이겨냈다고 할수있어
<1면서 계속>
설암은 더구나 전이가 매우 빠른 암이다. 그래서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보통 혀에 암이 생겼다면 목에 빨리 퍼지기가 가장 쉬운데, 따라서 임파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주 드물게는 틀니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틀니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은 결코 아니다. 틀니만으로 암이 생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이는 설암 환자의 1%도 못 미친다. 이 전문의는 “틀니 때문이 아니라 담배를 오래 피운 경우 틀니로 인해 잇몸 자극이 만성적으로 이뤄지면 염증이 생기고, 거기에 담배의 미립자가 끼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나친 음주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뭔가 만져진다면
담배를 오래 피워온 사람은 양치질 할 때 손으로 혀를 한번 만져 보는 것이 좋다. 만질 때 돌기, 멍울 등이 있다거나 까끌까끌 하다면 일단 한번 의심을 해볼 수 있다. 혀에 뭔가 생겼거나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조직 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백반증
혀나 뺨 쪽 입 점막에 희고 두꺼운 반점이 군데군데 생기는 백반증은 대개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이는 설암 초기 증상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만약 백반증이나 혀에 궤양이 생겨 3~4주 지나도 낫지 않는 경우는 이비인후과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치료 방법
초기에 발견해 수술해야 한다. 암이 목으로 전이되기 전에 종양 제거수술을 하게 된다. 임파선까지 부으면 그것 역시 치료해야 한다. 초기에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며 중기에는 수술 및 방사선치료를 요한다. 말기에는 보통 방사선 치료 및 약물 치료를 하게 된다.
암 치료 후에는 다른 조직을 떼어내 혀를 재건하는 시술을 받기도 한다.
▲초기에 발견해야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은 약 60%으로 초기 치료가 환자에게 가장 좋다. 중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50% 이하로 떨어진다. 대개 평균 3년 정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설암은 다른 암과는 달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고통스러운 암이다. 거의 혀의 반을 자르는 제거 수술 후에는 발음이 어려워지는 언어장애도 생기는 것이 큰 문제다. 설암은 입에서 냄새를 많이 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술을 해도 치료에는 큰 효과는 없을 수도 있지만 냄새 때문에 결국 수술대에 오르는 환자들이 많다.
또한 다른 암들이 사람 몸 속에 생겨 육안으로 볼 수 없는데 반해, 설암은 독특하게도 타인에게 보일 수 있는 암이라 환자들이 더욱 고통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재발성이 심한 암이라 수술 및 방사선 치료 후 보통 1년 안에 재발률이 약 20% 정도나 된다. 암으로 진단되면 치료 후 1년 안에는 한 달에 한번 재발 여부를 검사하며 2년이 지나면 2개월에 한번씩, 3년이 지나면 3개월에 한번씩 검사하게 된다. 3년 안에 재발이 되지 않고 경과가 좋으면 암을 이겼다고 진단할 수 있다.
담배 끊는 것 말고 예방법은 없어
애연가 1년에 한번은 이비인후과에서 종합검진을
예방은 담배 끊기 밖에는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담배를 끊기가 어려운 애연가는 1년에 한번 정도는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가 종합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이 전문의는 “설암은 생존율이 여러 암 중에서 가장 낮은 암 중의 하나로 초기 발견되면 그나마 다행”이라며 “최대한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하며 혹 담배 끊기가 어렵다면 1년에 한번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비인후과에서 보는 암 중 담배로 인한 암인 성대, 혀암이 가장 발생률이 높다. 이 전문의는 “최근에는 하나의 패션처럼 멋으로 입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입에서 임파선으로 또 폐로 퍼질 수 있다”며 “의지를 갖고 내과 의사와 상담해 담배를 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혀암과 관련된 잘못된 상식
1. 설암과 충치는 관계없다.
2. 음식과 설암 역시 관련 없다.
3. 식도암은 설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4. 유전과는 상관없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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