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대학생을 위한 조언
강의 빠지면 보충 어려워
실라버스 충분히 활용하고
시간 관리하는 법 배워야
다양한 시도로 재능 발견을
“열심히 공부해라. 인생에서 쉬운 일은 없다.
지름길이란 없어. 중요한 것은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그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숙사로 떠나는 대학 신입생에게 부모들은
말하곤 한다. 낯선 환경에서 이 강의실, 저 강의실 기웃거리고 동아리 그룹에도 들락날락하다 보면 여태까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비참한 학점’을 받고서는 스트라이크를 맞은
볼링 핀처럼 완전히 넉 아웃되는 신입생들이
적지 않다. 힘들게 발 들여 놓은 대학 캠퍼스,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무엇을 알고 가야 할까?
6월 고교 졸업과 함께 올 가을 대학으로
진학하는 예비 신입생을 위한 조언을
US 뉴스 & 월드 리포트지가 전하고 있다.
■거기 있어라
강의에 참석하라는 말이다. 자유는 토요일 밤에도 적용되지만 월요일 아침에도 적용된다. 아무도 몇 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몇 시에 일어나라고 말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일어나서 강의실에 들어가야 한다. 강의가 있는 날 아침 늦도록 이불 밑에 있으면 당장은 포근할지 모르지만 시험 날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험자들은 말한다. 강의 불참은 독서로도 커버되지 않는다는 것. 더구나 교양과목은 대형 강의실에서 몇 백 명이 수강하기도 하며 교수가 학생의 이름은커녕 출석도 체크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빠지면 안 된다. 강의에는 교수가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이론이 들어 있고 과제물이 나올 수도 있으며 시험에 나올 문제가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교수에게 얘기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
스트레스, 혼돈, 낮은 학점 등은 신입생에게 낯선 용어가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교수, 레지던트 어드바이저, 그 외의 책임 있는 어른들에게 터놓고 얘기하도록 한다. 대부분 신입생에게 교수는 경외의 대상이다. 유명 저서가 수두룩하고 100피트 떨어진 곳에 서있는 수퍼 인간, 그러나 막상 가까이 다가가면 대부분 친절하고 인간적이다. 어떤 학생은 미적분 시간에 기초 질문을 하면 어리석어 보일까봐 망설이다가 못했지만 학점이 낮게 나오고부터는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교수에게 질문하고 찾아가곤 했다고 말한다. 지금 주니어인 이 학생은 “첫 달에 모든 교수실을 한 번씩은 방문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교수와의 눈도장이 좋은 학점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증진에 도움이 되고 첫 시험을 망쳐서 재시험을 보는 것보다는 교수실을 드나들어서 시험을 잘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왜냐하면 대학은 고교만큼 시험의 횟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만회의 기회 또한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실라버스를 충분히 활용한다
실라버스(syllabus)는 구원의 방주가 될 수 있다. 각 학기마다 첫 강의 시간에 나눠주는 이 실라버스에는 강의 시간표, 준비물, 과제물, 시험 날짜, 과제물 제출 날짜 등이 일목요연하게 적혀 있다. 교수에 따라서는 시험날짜를 다시 얘기해 주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실라버스를 무시하고 기숙사 방 한쪽 구석에 처박아뒀다가는 후회할 날이 닥친다.
■학점 산출법을 잘 알아둔다
4학점짜리 생물학 강의가 1학점짜리 실험보다 훨씬 가치가 있을 수 있다. 1학점짜리에서 A를 받고 5학점짜리에서 C를 받으면 C가 A를 눌러버리게 되어 평점이 좋지 않아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크레딧을 많이 주는 강의에 더 충실해야 한다.
■깊이가 있어야 한다
고교 때처럼 노트를 달달 외우거나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토해내는 식으로는 부족하다. 때론 찬반양론이 흑과 백으로 깔끔하게 분리되는 것만으로도 안 된다. 중간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자료나 참고서를 읽고 이해 뿐 만아니라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통찰력까지 요구된다. 자신의 주장과는 다른 주장을 설득력 있게 끌고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박스안의 사고로는 부족하다. 세계사 리포트의 경우 한 학기당 참고서적을 13권이나 읽어야할 때도 있다. 그리고 교수가 이미 제출한 에세이에 새빨간 밑줄을 북북 그어 다시 써오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애증이 엇갈리는 이런 주고받음을 통해 학생들은 실력이 늘어난다.
■스스로의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생물학 강의와 역사학 강의 중간에 2시간이 빌 수 있다. 이 시간에 프리즈비 게임을 즐기는 학생도 있고 도서관에서 다음 강의 준비에 들어가는 학생도 있다. 무엇이 좋고 나쁘다고 얘기할 수 없다. 공부하는 스타일과 빈 시간을 활용하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스타일이 모두 다 다르므로. 다만 스스로가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 파악해야 한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30분씩 복습하는 학생도 있고 그 날의 강의가 모두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와서 강의 노트를 별도의 노트에 옮겨 적으면서 복습하는 학생도 있다. 자기 페이스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침착해야 한다
교수의 액센트가 투박해서 강의를 잘 못 알아들었는데 첫 시험지를 받아보니 72점이다. C-. 고교에서는 받아보지 못했던 점수이다. 당황하지 말고 차분히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복습할 필요가 있다고 대학 시니어 선배들은 조언하고 있다. 교수를 찾아가서 도움을 받아도 좋다.
■시도해 본다
엘런 대학의 주니어인 자크 토마스(20)는 무엇을 전공할지 몰라 3가지를 시도해 봤다. 공학과 생물학과 비즈니스를. 다들 엉뚱하게 다른 과목이지만 일단 시도해 보니 자신이 비즈니스 쪽에 적합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지금은 그쪽에 매진하고 있다. 시도해 보지 않고는 파악되지 않는 면면도 많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혀 해보지 않았던 것에 접근해 보면 숨어 있던 재능이 발견되기도 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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