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건전한 자아형성은 부모 몫
신앙생활은 좋은 지침 될 수 있어
골퍼들이 골프를 배울 때 전반전에서 자기의 핸디캡보다 너무나도 월등하게 점수가 좋았을 경우 후반에서 갑자기 자세가 흔들리고 실수를 연발해서 결국 자기가 평상시 치는 점수로 라운드를 마치는 것을 자주 보곤 한다. 그때마다 “그것이 자네의 진짜 실력일세”라고 말을 해주기도 하지만, 사실은 공연한 정신적 ‘pressure’ 때문에 잘 칠 수도 있었던 것을 망치는 경우도 실제로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의 점수를 낮추는 데는 단지 스윙을 향상시키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우선 “나도 얼마든지 잘 칠 수 있다”라고 하는 자신감이 먼저 선행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골프는 정신의 싸움이라고도 하는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어떤 아이는 잘하고 또 어떤 아이는 그렇지 못한 것을 본다. 물론 각자 받은 재능과 성격이 많이 좌우를 한다고 하지만 아이 다섯을 키우고 또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도 자랄 때 골프 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고 이 자아의식이 아이들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경험한다. 많은 경우 시작도 하기 전에 결과가 이미 결정이 되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아무리 해야 하는 일이 어렵고 힘들어 보여도 “나는 할 수 있어, 아니 해야 돼!”라는 투철한 의식을 가지고 달려드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아이는 시작하기도 전에 꼬리를 감추고 일이 잘 안 되면 “그러면 그렇지, 나는 요것 밖에 안 되니까…”라고 자포자기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요것 밖에 안 돼!”라고 생각하게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어느 부모는 2세 차이인 딸 둘이 있었는데 둘 다 똑똑하고 열심이었지만 부모들이 의도적으로 다른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그 결정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 부모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었는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 부모는 어렸을 때부터 자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의식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것은 보통 있는 현상으로 영어로는 ‘Sibling Rivalry’라고 하며 번역을 하면 ‘형제간의 경쟁의식’이라고나 할까, 너무나 심하면 형제 사이를 갈라놓는 나쁜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선의로 잘 인도만 하면 서로의 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모의 경우는 한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기가 약한지 배우는 속도가 느린지 어느 시점부터 자포자기를 하기 시작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경쟁의 대상이 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자매 둘 중 하나가 “나는 절대로 이길 수 없어!”라고 해보지도 않고 꼬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잘 하는 아이는 공립학교에 그냥 보내고 다른 아이에게는 잘 설득을 시켜 따로 비싼 사립학교에 보냈더니 사정이 달라지더라는 것이었다.
우리 아이들 중에도 이런 현상을 발견하고 고민하던 적이 있었다. 항상 서로 싸우고 다투며 늘 경쟁을 하다 보니까 다른 아이들과 비하면 모두 잘 하는 폭이었는데 그 중 한 아이가 형제들에 비해 조금 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더니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다는 것이다. 매사에 자신감을 잃은 것이다. 그렇다고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도 우리에게는 해답이 아니라고 생각이 되어서 대신 그 때까지 피아노만 가르치던 것을 한 아이는 기타를 비교적 좋은 것을 사주고 또 다른 아이는 바이얼린을 빌려주어서 자기들만의 영역을 만들어 주었다. 바이얼린은 빌려주어서 그런지 취미를 붙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낙천적이라 전혀 상처를 받지 않은 것 같아 그냥 내버려 두었지만 기타를 새로 받은 아이는 새로운 긍지를 가지고 결국 열심히 연습해서 대학 가기 전까지 교회 찬양팀에서 잘 섬겼으며 지금도 그 아이의 정서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을 본다.
이 에피소드가 가르쳐 주는 것은 많은 경우 조심해서 살펴보지 않으면 “나는 이것밖에 못하는 사람이다”라는 패배의식에 빠져 버리게 되고 이것을 일찍 발견해서 일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는 아주 그런 아이로 자포자기하게 만들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왜 형들은 (혹은 동생은) 잘 하는데 너는 그 모양 그 꼴이냐?”라고 야단치는 것은 그 아이의 그렇지 않아도 약한 자아의식을 더욱 더 약하게 만들어버려서 그나마 하던 것도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극한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건전하지 않은 자아의식을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아이들에게 보다 높은 차원의 의식구조를 심어주지 못했을 때 생기는 그릇된 세계관과 인생관에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우주천체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을 때 얼마나 엉뚱한 생각들을 했었는가! 철학적인 이야기 같지만, 우리는 무엇에서 와서 무엇으로 가고 우리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아이들과 얘기해 본 적이 있는가? 이런 질문들은 대답의 여하에 따라서 그 아이의 삶에 대한 자세를 180도 달라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잘 배우게 해서 좋은 성적을 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을 통한 견문도 넓혀 주는 것도 중요하듯이 여러 가지 사상과 이념적 질문에 대한 대답도 올바로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잘못된 사상은 균형이 깨진 자세를 가지게 할 수 있고 삐뚤어진 자세는 건전치 못한 자아의식을 낳아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신앙은 너무나도 좋은 지침이 되어 줄 수 있다. 본인이 목사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성경에 대해서 아주 일찍부터 가르쳐 주었는데 이 성경은 이와 같은 부류의 어느 다른 서적보다도 보다 더 긍정적이고 건강한 자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요즘 미국의 공립학교에서는 인생은 어느 우연의 소산이라고 가르치고 있고 또 어느 종교는 인생이란 우주를 하염없이 떠돌아다니는 먼지와 같은 존재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는 우주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아들 딸 들이요 온 우주보다도 더 귀한 존재라고 가르쳐 주고 있는 성경을 배운 아이들과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고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당할 수가 있겠는가! 한번 깊게 생각해 볼만한 얘기인 것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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