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은 돈보다 경험 쌓는 곳”
본격적인 대학 졸업시즌이 시작됐다. 다섯 살 때부터 시작된 학교란 멍에를 훌훌 벗어던지는 기쁨 반면에는 졸업 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 진로 고민이 졸업생 것만은 아니다. 다 큰 자녀가 여전히 두발로 혼자 설 수 없는 ‘아이’로만 보이는 부모 또한 새로운 고민거리를 가슴에
안게 된다.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한인 졸업생과 이들
부모들의 귀를 기울일만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한다.
관심분야 전망·적성 차분히 검사
‘완벽한 직장’ 집착은 욕심일뿐
■어떤 직업 찾나
졸업 후 직면하는 문제는 취업이다. 특히 수만 달러 학자금 빚을 지고 상아의 탑을 떠나는 사회 초년생은 융자금을 되갚아야 하는 부담 때문에 직장 구하기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다.
진로 결정 상담 전문가들은 너무 서두르다 보면 실수할 수 있는 만큼 여유를 가지도록 조언한다. 구직에 나서기 전 ‘내적, 외적’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외적 요소는 고용 동향과 성장 업종을 파악하는 것이다. 경제 흐름의 큰 그림은 물론 취업 경쟁률을 알고 있을 때 좀 더 유동적인 취업 전략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보는 온라인상에서 얻을 수 있다. 연방 노동국의 ‘Bureau of Labor Statistics’ Occupational Handbook’과 샐러리 닷컴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검색 사이트인 ‘구글’에서 ‘hot jobs’라는 키워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적 측면은 관심 있는 직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적성검사는 ‘마이어스-브릭스’(Myers-Briggs) 테스트. 온라인 유료 웹사이트를 통해 검사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급여를 버는 장소’보다는 ‘좋은 경험을 쌓는 기회’로 삼으라고 충고한다. 특히 갓 졸업한 신분은 잊은 채 ‘완벽한 직장’에만 눈독을 들이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직장 찾기를 “교회에서 좋은 좌석 찾기”에 비유한다. 예배에 지각했을 때 일단 뒷자리에 앉았다가 틈을 봐서 설교가 더 잘 들리는 앞자리로 옮기는 지혜를 직업 구하기에도 활용하라는 것이다. 관심 있는 업종, 분야에서 일단 직장을 먼저 구한 뒤 자신에게 맞는 ‘의자’를 찾으라는 충고다.
■자기 자신 포장하기
구직자들은 구인자의 입장에서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구직 지원서는 전자우편을 통해 접수되는 만큼 이력서, 자기소개서가 첨부된 메일을 보낼 때 튀는 제목으로 채용담당자의 눈길을 우선 끌어야 한다.
이력서는 채용담당자가 몇 분 내에 읽을 수 있게 간략해야 한다. 특히 자기 소개서는 강력한 느낌을 주는 리드 문단으로 시작해 지원하는 이유, 입사 때 조직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능력 등을 풀어가며 설명해야한다. 채용담당자들은 지루하고 긴 글을 다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원 분야를 뚜렷이 밝히고, 장래의 포부나 비전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지원 분야와 연관된 활동을 효과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사실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인턴 경력이나 대학 재학 중 리서치, 경험 등을 기입하면 효과적이다.
온라인 이력서는 클릭 한번으로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 모든 서류를 볼 수 있게 꾸며야 한다. 첫 페이지에는 지원 분야, 성명, 지원 서류 목차를 적는다. 이력서 홍수에 괴롭기만 채용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이다.
이메일로 이력서를 접수시킬 때 간략한 메일 본문이 포함돼야 한다. 달랑 이력서만 첨부한다면 적극적인 구직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신확인이 가능한 메일을 사용한다. 서류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접수시키는 게 좋다.
튀는 자기 소개서로 눈길 잡아야
인문계는 비전공 영역 도전 필요
■인문계열 졸업생을 위한 조언
역사, 정치학 등 인문계열 졸업생들은 이공계열 졸업생들보다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장 구하기가 더 힘들다. 인문계열 출신들의 졸업 후 생존 전략을 기술한 ‘Smart Moves for Liberal Arts Grads’의 저자는 이런 고민에 빠진 졸업생들에게 전공과 관련 없는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 마음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저서에서 소개된 사례는 ‘Marketing By Storm’이란 회사 창립자의 성공담. 심리학 학위를 받고 대학을 졸업한 카라 스톰은 보스턴 지역의 한 라디오 방송국 사업부서에 인턴으로 취업했다. 학사 학위가 없어도 취업할 수 있는 직책이라고 생각하며 자학할 수도 있었지만 스톰은 이를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이용했다.
책의 저자들은 인문계열 졸업생들이 직장 찾기가 힘들자 취업대신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는 추세에도 제동을 건다. 대학원 진학은 대학 졸업 후 최소한 2년 정도 후로 미룰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대학원 진학 전에는 반드시 직장생활을 경험하도록 충고한다.
또 저자들은 졸업 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다음에는 부모 집으로 다시 들어가지 말 것을 강조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또 다른 사안은 재학 중 구축한 인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각 학기 때마다 인연을 맺은 교수와의 관계가 직장을 구하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동문회도 구직 전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캥거루족과 헬리콥터 부모
취업에 성공한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졸업생들이 ‘캥거루족’이 되어 부모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는 사례가 흔해지고 있다. 이들은 책임감이 적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쉽게 직장을 그만 둔다.
한편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사는 20~30대가 늘고 있는 이유는 자녀를 놓아주지 않는 부모 탓이 크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성장한 자녀 주변을 맴도는 부모의 행동은 자녀의 정신적 독립은 물론 경제적 독립을 가로 막는다. 부모의 보호 아래에 있다 보면 책임지기 싫어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자세가 굳어진다는 것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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