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벳 같은 목소리로 여주인공 역을 맡아 열창할 마리아 호세 몬티엘.
6월3일부터 ‘루이사 페르난다’에서 시르수엘라의 진수를 보여줄 플라시도 도밍고.
혁명… 여자… 3각 러브스토리
스페인식 오페레타 사르수엘라로 시즌 대미
얽히고 설키는 3인 결국 진정한 사랑 찾아
도밍고 열창 들을 기회
내달 3~16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
<사르수엘라는>
오페레타의 한 종류인 ‘사르수엘라’(Zarzuela)의 기원은 17세기부터 스페인 마드리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왕이었던 킹 필립 4세는 마드리드 밖에 있는 사냥터였던 사르수엘라에서 음악이 가미된 연극을 즐겼다. 처음에는 신화나 전원극에서 내용을 따왔고 음악은 부수적인 성격을 가졌으나 점차 가벼운 민속 오페라 형태로 발전했다. 스페인 토속문화를 담고 있어서 스페인 리듬이나 노래, 댄스를 많이 이용하며, 내용은 센티멘털하거나 코믹한 것이 많다. 등장인물은 주로 사회 하층민이었다.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남자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여자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세상의 어떤 것이라도 가능하다”라고 플라시도 도밍고가 연기하는 비달 에르난도는 노래한다.
LA 오페라단에 의해 6월3~16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 무대에 올려지는 20세기 대표 사르수엘라(스페인식 오페레타) ‘루이사 페르난다’(Luisa Fernanda)에서다.
LA 오페라단이 2006-2007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루이사 페르난다를 선택했다. 에밀리오 사기가 연출 및 기획을, 사르수엘라 매스터 미구엘 로아가 지휘를 각각 맡았다.
루이사 페르난다는 사르수엘라의 세계화에 큰 공을 세운 대가인 페데리코 모레노 토로바가 작곡, 193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초연한 작품. 가벼운 19세기 작품들에 비해 훨씬 극적 구성이 탄탄하고 완성도가 높아 사르수엘라의 명작으로 꼽히고 있다.
줄거리는 스페인 여왕 이사벨라 2세를 쫓아내기 위한 혁명의 기운이 무르익던 1868년, 아리따운 루이사 페르난다(마리아 호세 몬티엘)와 약혼자인 청년 장교 하비에르(안토니오 간디아), 나이 든 지주 비달 에르난도(플라시도 도밍고), 세 사람간에 벌어지는 러브 트라이앵글 스토리. 비달은 루이사의 사랑을 얻기 위해 혁명군에 가담하고, 루이사의 약혼자인 청년 장교 하비에르는 공작부인에게 흠뻑 빠져 왕정 지지자로 변신해 혁명군과 싸운다.
루이사는 마음속으로 하비에르를 사랑하지만 그가 공작부인의 사랑도 받고 있음을 알고는 비달의 구혼을 받아들인다. 혁명의 성공으로 마을에서 사라졌던 모레노는 옛 연인 루이사의 결혼 직전에 찾아와 용서를 구한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며 하비에르를 받아들이지 않는 루이사, 하지만 비달은 루이사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하비에르임을 깨닫고 그를 떠나보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사르수엘라로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부모 역시 사르수엘라 가수였던 오페라의 황제 플라시도 도밍고의 열창을 들을 수 있다. ‘성악계의 롤스로이스’라는 평을 받은 마리아 호세 몬테엘의 풍부한 표현력이 깃든 아름다운 목소리는 보너스다.
도밍고는 이번 공연에 대해 “사르수엘라 중에는 멋지고 흥미진진한 작품들이 많다”며 “LA 오페라단 사상 최초로 나의 모국인 스페인의 전통음악인 사르수엘라를 레퍼터리에 추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공연은 스패니시로 이뤄지며,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공연 일시는 3, 5, 6, 12, 14, 16일 오후 7시30분과 9, 10일 오후 2시. 공연 시간은 2시간4분.
티켓은 30~220달러로 LA오페라 박스 오피스 또는 전화 (213)972-8001, 웹사이트 www.laopera.com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LA 오페라단은 지난 2001년 이래 LA 매스터코랄을 지휘하고 있는 그랜트 거손을 부지휘자(associate conductor) 겸 코러스 매스터로 선임했다.
플라시도 도밍고 LA 오페라단 단장은 “거손이 오페라단에 새로 생긴 직책인 부지휘자 겸 코러스 매스터를 맡아 LA카운티 뮤직센터에서의 그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게 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도밍고 단장은 “거손이 LA 오페라단에 합류하게 된 것은 흥분되는 소식”이라며 “폭넓은 음악적 관심, 원숙한 기교, 인상 깊은 경험을 두루 갖춘 탁월한 뮤지션인 그의 음악적 성과가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거손의 임명에 따라 뮤직 스태프 수장을 맡고 있던 울리엄 벤디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게 된다.
제임스 콘론 LA 오페라단 음악감독은 “미국의 합창계의 횃불인 그를 부지휘자 겸 코러스 매스터로 맞게 된 것은 행운”이라며 “거손의 음악적 원숙함이 앞으로 오페라 공연에 무한한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에 대해 거손은 “플라시도 도밍고와 제임스 콘론이 내게 신뢰를 보여준 것은 큰 영광이다. 이들 위대한 두 뮤지션들과 오페라단의 예술적 수준을 높일 일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LA 매스터코랄의 마크 포스터 이사장은 같은 날 거손이 1964년 창단된 이래 미국 정상급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LA 매스터코랄을 2010-2011 시즌까지 이끌도록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리지널 계약은 2008~2009년 시즌까지였다. 그는 지난 2001년 7월 폴 살라무노비치에 이어 LA 매스터코랄의 지휘자로 선임돼 현재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통해 현존 작곡가들의 음악을 성공적으로 소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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