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Paprika) ★★★½(5개 만점)
첨단 심리치료기‘DC-미니’찾기
꿈과 현실 넘나든 공상과학 스릴러
무궁무진한 상상력… 그림좋은 만화
일본 만화영화의 뛰어난 감독 사토시 곤(‘도쿄 대부들’)의 상상력 무궁무진하고 그림 좋은 공상과학 수사물 스릴러다.
꿈과 현실이 경계를 넘어 마구 뒤섞이면서 인간의 자연 질서 파괴행위를 경고하고 있는데 내용이 매우 흥미 있지만 다소 복잡해 정신을 차리고 봐야 한다. 그러나 공상과학 영화와 만화 영화 팬들에게 큰 기쁨을 줄 영화다.
첫 장면부터 뭔가에 홀린듯하고 요지경 속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갖게 하면서 대뜸 관객의 호기심을 잡아당긴다.
노련한 형사 코나카와가 서커스단의 치명적인 게임으로부터 필사의 도주를 한다. 그와 동행하는 것이 빨강머리의 파프리카. 그러나 코나카와는 곧 자신의 도주가 꿈인 것을 알게 된다.
18세의 담대한 파프리카는 연구소 심리치료 여의인 29세난 아추코의 화신이다. 파트리카는 ‘꿈 형사’로 사람들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무의식과 동행하면서 사람들의 정신질환의 원인을 찾아내는 일을 한다.
타인의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장치인 DC-미니는 현재 아추코의 실험실에서 거의 개발완성 단계에 있다.
그런데 4개의 DC-미니 중 1개가 분실되고 이와 함께 이 장치를 발명한 거구의 토키타 박사의 조수 히무로가 실종된다.
아추코는 DC-미니의 분실과 히무로의 실종이 서로 관계가 있다고 직감, 심리치료에 혁명을 가져올 DC-미니를 찾기 위해 파프리카가 되어 이것을 찾으러 관계자들의 꿈속으로 들어간다.
만약 DC-미니가 사악한 자의 손에 들어가면 그것을 사용해 꿈꾸는 사람들의 개성을 완전히 말살하고 그들을 하나의 로봇으로 만들어 사용자가 마음대로 부려 먹을 수 있어 파프리카는 필사적으로 이것을 찾는다.
그러나 벌써 DC-미니를 탈취한 사악한 자가 이것을 사용해 실험실의 여러 사람들이 미치광이가 된다. 그리고 파프리카는 이것이 더 악용되기 전에 회수하려고 꿈속에서 온갖 액션과 모험을 겪는다.
파프리카의 꿈에 나오는 온갖 장난감들의 행진 등 획기적인 그림들이 많다.
R. 일부지역.
‘불길한 우정’ (Poison Friends) ★★★
작년 칸영화제 비평가상
지난해 칸영화제서 국제 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고도로 지적이요 감정적 스릴을 느끼게 되는 프랑스 영화.
문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의 성장기로 진지하고 우습고 복잡하고 마침내 깨닫게 해주는 좋은 영화로 고도의 학문적 대사로 가득하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두 문학도 엘롸와 알렉상드르는 같은 강의실에서 사귀게 된다.
이들이 사귀는 또 다른 학생이 새디스틱하고 오만하고 자신만만하고 위트 있고 박식한 앙드레.
엘롸와 알렉상드르는 글 쓰는 것을 경멸하는 문학도 앙드레를 거의 숭배하듯이 따르면서 그의 깊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앙드레가 결국 허장성세의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두 친구는 비로소 자립한다.
성인용. 선셋5(8000 선셋).
‘퇴직수당’ (Severance)★★★
공포 - 유머로 버무린 피범벅 스릴러
폐허 별장서 살인 공격자들과 싸우는데 웃음이…
폭력과 유혈이 자심하면서도 시종일관 웃게 만드는 유머와 공포를 잘 섞어 만든 피범벅 액션 스릴러다.
영국 영화로 갑작스런 공포와 충격 그리고 가차 없는 폭력과 잔인성 때문에 소리를 지를 정도로 놀라다가도 짓궂은 유머 때문에 웃게 되는데 마치 감독 크리스토퍼 스미스가 관객을 갖고 노는 것 같다.
누군가에 의해 쫓기는 사람들이 필사의 도주를 하는 첫 장면부터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겁난다.
이 장면은 마지막에 가서 명백해진다. 팰리세이드 디펜스라는 다국적 무기회사의 일단의 남녀 유럽판매팀이 회사에서 마련한 주말 단합대회 차 헝가리 숲 속에 있는 회사 간부의 별장으로 초대된다.
온갖 모양과 스타일과 성격의 이들 팀이 버스를 타고 가는데 길에 넘어진 나무가 가로 막으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된다.
버스 운전사는 더 못 가겠다고 버스를 몰고 돌아가 버리자 (이 운전사는 나중에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 팀은 왈가왈부하면서 걸어서 숲을 지나 목적지로 향한다.
그런데 그들이 도착한 별장은 별장이 아니고 먼지투성이의 낡아빠진 건물. 지하실에는 정체불명의 서류들이 쌓여 있다.
판매팀이 여기서 밤을 보내면서 이 건물의 내력을 자기들 나름대로 설명하면서 그 내용이 영화 속 영화로 묘사되는데 우습고도 끔찍하다.
영화는 중반부터 서서히 사람 잡는데 팀이 이튿날 숲 속에서 핀볼게임을 하면서 한 사람씩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온갖 부비 트랩으로 깔려 있는 숲 속에서 보이지 않는 공격자들이 이들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명이 터지고 피가 튀면서 도시에서 온 젊은이들이 희생을 당하자 나머지 아직까지 살아 있는 남녀들이 “너 죽고 나 살자”는 각오로 공격자들에 대항한다.
이들 살인 공격자들의 모습이 마치 공포 살육영화 ‘언덕은 보고 있다’에 나오는 기형 살육자들을 연상케 한다.
물론 폭력은 만화적이긴 하나 굉장히 충격적이다. 모든 것이 과장된 재미있는 공포 영화다.
R. 뉴아트(310-281-8223), 어바인 타운센터6(800-FANDANGO #143).
■ LA카운티 뮤지엄 빙극장
▲‘모두가 왕의 사람들’
(All the King’s Men·1940)
현대 정치의 부패를 기소한 강렬한 흑백 걸작으로 민중선동가였던 루이지애나 주지사 휴이 롱을 모델로 만들었다.
서푼짜리 정치인인 윌리 스타크(브로데릭 크로포드)가 선동과 권모술수로 선거전을 치르면서 마침내 주지사에 당선된다.
그러나 그는 지사가 되면서 공약은 내팽개치고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악마적 행위를 저지른다.
크로포드의 오스카 주연상 수상작. 하오 7시30분. (사진)
▲‘더 하더 데이 폴’
(The Harder They Fall·1956)
프로권투 세계의 부패를 파헤친 명작으로 험프리 보가트의 마지막 영화. 보가트가 부패한 프로모터와 더러운 동맹을 하는 스포츠기자로 나온다. 권투신이 사실적이다. 흑백. 하오 9시30분.
▲‘인간의 욕망’
(Human Desire·1954)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인간 짐승’이 원작. 탐욕스럽고 비도적적이요 간교한 여인(글로리아 그램)이 자기 연인으로 소극적인 열차 차장(글렌 포드)을 시켜 짐승 같은 남편을 살해시킨다. 하오 7시30분.
▲‘언더카버 맨’
(The Undercover Man·1949)
미 연방재무부 수사관(글렌 포드)이 시카고의 갱스터를 탈세혐의로 잡아넣으려고 현장에 뛰어든다.
하오 9시15분. 주소: 5905 윌셔.
‘벌레’(Bug)
‘프렌치 커넥션‘과 ‘엑소시스트‘를 만든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심리공포 영화로 괴이하다. 연극이 원작.
미 서부 사막지대의 후진 모텔에서 살면서 인근 바의 바텐더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아그네스(애슐리 저드)는 정신파탄 직전의 여인. 아그네스는 오래전 실종된 어린 아들 때문에 괴로워한다.
아그네스 앞에 어느 날 교도소에서 출감한 폭력적인 전 남편이 나타나면서 아그네스의 삶은 큰 위협을 받는다.
이런 아그네스에게 위안을 주는 사람이 갑자기 이 마을에 나타난 수수께끼 같은 젊은 남자 피터.
피터는 할 일 없이 날들을 죽이면서 아그네스에게 자기가 군에 있을 때 벌레에 전염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피터의 피부는 끔찍한 상처들로 뒤덮이는데 아그네스는 자신도 벌레에 의해 상처를 입는다고 믿게 된다. R. 일부지역.
‘대화’ (The Conversation)
프랜시스 코폴라의 1974년산 명화로 현대사회의 도덕적 육체적 폭력과 편집병을 다룬 냉소적인 작품. 도청 전문가인 해리(진 해크만)가 두 연인의 대화를 도청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용되면서 살인사건의 소용돌이에 말려든다.
해리가 자기가 도청 당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집에서 도청장치를 찾아내려고 집안을 완전히 발가벗겨 놓는 라스트 신이 충격적이다. (사진)
‘차이나타운’ (Chinatown)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LA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 뛰어난 느와르로 1974년작. 1930년대 LA의 수도권을 둘러싼 이권의 흑막을 파헤치는 사립탐정 J.J. 기티스(잭 니콜슨)의 이야기. 근친상간, 살인, 공갈협박 등이 있는 흥미만점의 드라마.
페이 더나웨인, 존 휴스턴 공연. 26일 하오 7시30분. 에어로 극장(1328 Montana Ave. 샌타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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