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선택도 객관적 자료에 바탕해야
자신의 전공을 대학에 들어가면서 결정한 다음 곧장 그 길로 나가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대학교 2, 3학년, 또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전공을 바꾸고자 하는 학생들도 종종 만난다. 이렇게 자신의 뜻이 바뀌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2, 3년 더 시간투자가 요구될 수 있는데 이때 실망하거나 조급해 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더 이상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을 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적성’ 또는 ‘aptitude’는 어떤 특정 전문 직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그 직업이 요구하는 고유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말한다.
오늘날 고도로 세분화된 직업들이 요구하는 자질은 매우 달라서 이러한 기능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그 직업을 갖고자 하는 사람은 물론 인재를 채용하는 고용자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특정 직업이 요구하는 자질을 올바르게 갖춘 사람이 그 직업에서 분명하게 성공하리라는 데는 별다른 의문이 없다. 그래서 고용주들은 ‘false positive’(채용 이후 자질미달이나 직무수행 능력의 부적절함이 드러나서 회사에 재정적 손실을 미치는 직원)를 최소화하는데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이런 경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회사보다도 당사자에게 있다. 자신의 직무수행 능력이 특정 직업이 요구하는 고유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이 사람은 전공을 바꾸거나 자질을 개선하지 않는 한 일생동안 심각한 직업상의 문제를 안고 살게 될 것이다. ‘적성에 맞는’ 전공은 개인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자신이 일생의 업으로 삼고자 하는 전공을 결정할 때 진학 카운슬러들은 적성검사를 통하여서 그 학생이 희망하는 전공분야에서 얼마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고는 하는데 이런 검사를 하고자 할 경우 지적능력 적성검사, 흥미/관심분야 검사, 성격 및 행동검사(본인 평가와 선생님, 부모님 등 제3자 평가), 그리고 학업 성취도 테스트 등을 치러서 알아볼 수 있다.
우선 지적능력 적성검사에서는 언어, 수리, 기계, 공간개념, 추상개념, 지각적 정확도 등의 분야를 테스트하여서 강하고 취약한 분야를 밝힌다. 흥미/관심분야 검사에는 John Holland의 Personality-Job Fit 이론에 근거하는 Self-Directed Search(SDC)나 Strong Interest Inventory(SII)가 많이 사용되어지는데, 개인의 학문적 관심분야와 직업적 흥미분야를 현실형(Realistic), 연구형(Investigative), 예술형(Artistic), 사회형(Social), 기업형(Enterprising), 관습형(Conventional) 여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설문을 통하여서 어느 분야에 가장 큰 관심과 흥미를 지니고 있는지 밝혀내어 자신의 전공 또는 직업을 선택하는 자료를 제공한다. 그래서 가령 SII를 통하여 연구형으로 나타났을 경우에는 의사, 과학자, 건축가, 물리학자, 컴퓨터 공학자, 경제학자, 치과, 신경정신과, 사회학자 등이 적합한 전공 또는 직업으로 분류된다.
그 다음 중요한 검사는 성격, 행동검사이다. 가령 학생이 연구형으로 나타났고 또 치과의사가 가장 관심을 끄는 직업이라고 했을 때 이 학생이 학교 학습행동이나 사회생활, 급우관계 등에서 행동 및 성격적인 문제를 지금 파악할 수 있으면 장차 치과대학원 교육에서 기다리고 있는 담당 교수와의 어려운 인간관계, 환자와의 관계, 그리고 윤리적인 문제 등에 대한 준비도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자기평가 성격검사와 선생님이 평가하는 학생의 교내 성격 및 행동평가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료를 제시해 준다.
마지막으로 표준학력 테스트를 통하여서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알아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몇 가지 검사 결과를 통하여서 드러난 학생의 지적 능력별 적성, 관심분야 적성, 성격적 특성, 그리고 학업성취도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전공을 택하게 되면 다른 어느 전공에서보다도 가장 분명하게 자신의 잠재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rksohn@yahoo.com(213)234-8268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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