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 “내 남자의 여자”라는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가 있다고 한다. 드라마는 별로 볼 시간이 없지만, 워낙 김수현 작가님을 좋아하는 지라 나 역시 지금까지는 열심히 보고 있다. 살짝 느끼는 거지만 기존의 불륜 (이렇게 단정짓는 게 어찌보면 어패가 있긴 하지만)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질질끄는 또는 들킬 듯 말 듯 식상하게 엿가락 늘이듯이 늘리기만 해서 따분했던 드라마가 여기서는 첫 회부터 과감히 부적절한 남녀관계를 당사자의 가족이 알게끔 만드는 등, 마치 속사포로 쏟아붓는 듯한 빠른 전개로 인하여 이 드라마가 많은 시청자들을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 결말이 어떻게 될 지 나 역시 궁금한 사람들 중의 하나이지만,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드라마 줄거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즉 인간관계라는 건 어찌보면 너무도 복잡미묘한 실타래같이 엉켜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족의 구성원으로써 부모와 형제라는 관계를 맺는다. 여기까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이기 때문에 서로가 상처를 주기보다는 그 상처를 보듬어 주는 관계에 있다 하겠다. 그러나 외적으로 맺는 관계, 즉 집 밖에서 맺어지는 인간관계에서부터 우리는 스스로가 옭아 맬 수도, 또는 풀어 낼 수도, 상처를 줄 수도, 또는 받기도 할 수 있는,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 특히나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 본다. 친구, 직장 동료, 자기보다 윗사람, 아랫사람, 그 밖에 각종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 등등, 제각기 다양한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우호적인 관계 유지가 필요한데 나의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남녀간의 관계는 섣불리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그 어떤, 영어로는, something이 존재 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남자와 여자 친구가 평생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간의 의견 차, 절대 합의점을 못 찾는 평행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난 개인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둘 중 한 쪽에서 그 관계를 깨버리지 않는 이상….
“내 남자의 여자” 드라마에서 나오는 상황이 꼭 드라마에서만 존재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살다 보면 세상사는 게 드라마같다 라는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이 참 많을 것이고, 그런 상황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 우리는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그러니, 또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이성적인 잣대로 감정을 누를 수 있는거 아닐까?? 사람과의 관계도 타이밍이 중요한 것임엔 틀림없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관계란 그 둘만은 인정하고 싶어도,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인정 받을 수 없는 관계가 되버리니 말이다. 심지어는 관계고 뭐고 간에 저속하고, 추잡한 잣대로 불륜이라는 오명을 입은 채 사람들 앞에서 저울질을 당하니 말이다.
이 세상에서 용서받지 못할 사랑은 없다고들 한다. 또 그 누군가는 말했다. 사랑과 불륜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들... 근데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그 종이 한 장 차이가 어떤 사람한테는 A4 용지만큼 가벼울 것이고, 어떤 사람한테는 Cardboard 종이만큼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사람이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날 것이고, 그 때마다 관계라는 틀을 형성하게 된다. 기억할 것은, 바람직한 것은 유쾌한 관계를 형성, 유지할 때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생이라는 파도가 항상 잔잔하진 않겠지만, 때로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파도가 칠 때도 있지만, 그래서, 또 그만큼 인생이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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