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과잉보호도 세계화되는 추세
잘못을 따끔히 꾸짖는 지혜가 중요
얼마 전에 20세 중반의 청년이 면접시험에 부모를 함께 모시고 나타나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전형시험에는 본인이 혼자 갔었지만 1차 시험을 통과하고 면접시험까지 치르게 되자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때에도 항상 옆에서 돌보아주었던 부모가 어떤 직장인지 가보자고 해서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한국에는 ‘치맛바람’이 있다고 하면 미국과 영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헬리콥터 부모’라고 하는 부모들이 등장하여 자녀가 어디를 가건 마치 자녀들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헬리콥터처럼 휴대전화로 자녀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수시로 확인을 하고 대학에 다니는 아들딸을 위해 기숙사로 방청소부터 빨래까지 다 해주는 부모들이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잘못된 열성은 다만 한국과 영국,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도 만연해서 나라의 정책으로 한 가정에 한 명의 자녀로 산아제한을 하면서 특히 두드러진 현상인데 그 귀한 자식 하나를 어려서부터 아주 초일류로 키우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학과는 물론이고 피아노나 예능, 운동 같은 특기까지도 완전 초일류로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동원하게 되는데 이런 부모층은 주로 고소득층에 속하는 ‘엽삐식’ 젊은 세대주들이며 특히 상하이 근처 고급주택 동네에 모여 있다고 한다. 또 같은 부류의 계급이 한국에도 볼 수 있는데 몇 년 전 한국에 들어가는 비행기 안에서 현악기를 가지고 탄 서양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해보니까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살면서 한국에 매달 레슨을 주러 간다고 해서 깜짝 놀랐던 일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비싼 레슨비와 미국 왕복 비행기 삯까지 부담을 해서까지 배울 정도일까 의아해 했었는데 자세히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고 불과 몇 살짜리부터 중고등학생 30여명을 누가 모아 주어서 한 달에 한 번씩 그 아이들에게 레슨을 주러 한국에 나간다고 했다. 이런 열성적 ‘헬리콥터 부모’들은 미국, 영국, 중국, 한국을 막론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요즘 한창 한국에서는 한국화약의 김승연 회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예일대학에 재학 중인 작은 아들이 한국에 들른 동안에 술집에 갔다가 시비가 붙어 눈 위에 상처가 나도록 얻어맞았던 것에 분개해서 아버지 김씨가 경호원 등을 동원해서 가해자는 물론 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한번 ‘혼’을 내어주었다는 혐의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때에 대전에서는 모 고등학생의 아버지가 자기 아들이 학생 선배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마찬가지로 울분을 참지 못하여 기운께나 쓰는 청년을 데리고 가서 아들에게 폭행을 한 사람들을 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런 잘못된 부모의 사랑은 국경은 물론 빈부의 차이나 지위의 고저에도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열성들이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치맛바람이나 헬리콥터 바람에 의한 과잉보호는 ‘자녀들을 외톨이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한다(본지 4월30일자 교육섹션 3면). 아무리 다른 자녀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아무리 좋은 대학을 가게 되고 아무리 좋은 직장을 갖게 된다고 해도 만약 다른 또래들로부터 고립이 되어 외톨이가 된다면 그런 좋은 교육, 좋은 직장을 가지고도 외롭게 되는 것이고 할 줄 아는 것은 많아도 하나도 자기의 것이 없는 외로운 생활은 결국 조승희군과 같은 비극으로도 몰아갈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좋은 유산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의와 선함의 힘을 가르쳐 주는 것이요 항상 의롭게 살 수 있는 삶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닐까? 감옥에서 사역하면서 일을 저지르고 잡혀 들어온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법을 지키고 살라. 지키면 수만 명이 되는 LA의 경찰이 당신을 보호해 줄 것이고, 만약 법을 어기면, 수만 명의 경찰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무기와 장비들과 인원을 동원해서 당신을 잡으러 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당신을 잡아 길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수갑을 채우면서 이렇게 잡아 들여와도 아무도 그들을 나무라고 말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라고.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해방될 때 인도를 하나로 지키느라고 목숨을 바치며 애를 쓴 간디도 같은 맥락의 말을 한 단계 승화시켜서 말했는데 대략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인류의 역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두 가지 세력, 즉 선한 세력과 악한 세력과의 끊임없는 싸움의 연속이다. 그런데 그 싸움은 항상 선한 세력의 승리로 끝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치 아담 스미스가 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서 모든 교통정리를 해주고 있는 것같이 각자의 잘 살고자 하는 노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할 때 나라의 부(富)가 최대화된다고 주장했듯이 이 세상을 만드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법이 있는데 이것을 잘 지키면 우주의 온 천군천사가 우리 편에서 우리를 잘 보호해 주시지만 그 반대로 그 법을 어기면 우리는 그 천군천사를 대적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런 삶은 항상 힘들고 패배하는 삶이 되듯이 말이다.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는 삶이 가장 축복받는 삶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가장 자녀들을 축복하는 길인 것이다 (신명기6:4-9; 24; 마태 6:33등등).
이 원리를 김 회장의 경우에 적용을 하자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것은 자기 아들이 매를 맞은 것에 울분하기 훨씬 이전에 왜 그런 전혀 쓸데없는 자리에 비싼 돈 뿌려가며 앉아 있었는가를 추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 purchasing manager로 일하며 몇 번 유사한 곳에서 대접을 받아 보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술값이며 분위기 등 김유신 장군의 용단에 고개가 숙여지게 하는 곳인데 오히려 객기를 부림으로 세상의 관심을 모으게 되었으니 얼마나 큰 손해인가! 받기 싫은 전화가 오면 “나 없다고 해!”라고 거짓말 하는 것보다 자녀들의 교육을 생각해서 그냥 슬며시 밖으로 잠시 피하는 그 어떤 지인과는 너무나도 비교가 되는 부분인 곳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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