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사태가 미주 한인사회에 주는 숙제
과격행동 조정훈련은 어려서부터
부모도 함께 애쓰는 모범 보여야
자녀 양육에 가장 중요한 핵심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책임감의 뿌리와 독립심의 날개입니다”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과잉보호 속에 자라는 아이들은 자기표현을 잘 하지 못하고 매사에 부모에 의지하는 습관이 생겨 자신감이 없거나, 학교에서 다른 애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남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터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고집을 부리며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또는 방과 후에 부모에게 연락하여 학교로 불러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학교라는 공간 속에서 또래들과 생활하다가 문제가 있으면 학생들은 교사나, 운동장에서 학생들을 감독하는 보조교사나, 아니면 학교 오피스에 가서 코디네이터, 교감, 교장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됩니다.
너무 무관심해서 자녀의 친구관계나 인간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시간이 없다며 내버려두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못 받는다고 느끼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녀가 친구들에게 속칭 왕따(bullying)를 당하고 있는지 또는 친구들과 싸움을 해서 학교에서 벌을 받았는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열린 대화로 자녀들이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부모는 자녀의 말을 참을성을 가지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야 됩니다.
학교란 여러 인종이 서로 문화와 환경이 다양한 가정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과 매일 공부하고 놀고 어울리는 기회가 있는 곳입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타인종을 무시하거나 부정적인 말을 자녀가 듣도록 하면 자녀가 학교에서 타인종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더 심하게 인종모욕적인 말(racial slurs)을 하거나 폭력(violence)을 사용하면 정학(suspension)까지 당할 수가 있습니다.
버지니아 공대 사건 이후 학교 안전을 위한 교장들 미팅에서는 캐나다에서 초청된 위기대응 전문가가 미국과 캐나다의 초중고 및 대학에서 일어난 학교 폭력을 케이스 별로 예를 들면서, 폭력방지는 초등학교 때인 어린 학생들부터 위협 및 위기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릴 때 이민 왔거나 미국에서 태어난 학생들이 문화적 불연속을 경험하면서, 부모의 가치관, 언어, 문화적 배경과 미 주류사회의 그것 사이에서 혼돈되고 외롭고 소외당한 채, 심리적·사회적 고립에 방황하는 모습을 더러 봅니다. 한편 한국의 역사, 문화, 언어, 가치관 및 자긍심을 튼튼하게 지속적으로 배워온 학생들은 두 문화를 마음 편하게 드나들면서 한국문화의 좋은 점, 미국문화의 합리적인 점을 잘 소화시켜,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미국 주류사회에 소수민족으로 공부하고 살아가고 일하는 지혜를 습득할 줄 압니다.
한인 학생들이 서로 인종, 문화, 언어, 경제적 위치 등이 다양한 미국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인간관계 능숙도를 키우려면 우선 아이덴티티 정립(negotiating identities)이 잘 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나 장차 미 주류사회에서 마음 편하게 지내려면 우선 자신의 뿌리를 잘 이해해야 됩니다. 스스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무지는 마치 뿌리가 제대로 없는 나무 같아 언제 흔들리고 넘어질지 모릅니다.
버지니아 공대 사건을 계기로 과연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다시 정의해 보고, 2세의 인성교육과 정체성 확립을 위해 우리 한인 커뮤니티에 주어진 숙제는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2세들이 문제해결 능력, 분노관리법, 스트레스 해소법, 원만한 대인관계, 자신감 배양, 건강한 심신개발, 적극적 사고와 열정적인 삶을 추구하고 미국사회에 공헌하는 리더로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배우도록 어른들이 힘을 모아 시스테믹(systemic)한 지속적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일이 절실합니다.
학생들은 대개 3가지 그룹, 즉 ①공부도 잘하고 인간관계도 좋고 적응도 잘하는 수퍼스타들 ②겉으로는 괜찮지만 속으로는 고통을 받는 학생들(Quiet Sufferers) ③문제 청소년들(Problem Youths)로 나누어집니다. 젊은이들이 마음이 불편하고 놀림을 받고 자신감이 없고 절실히 도움을 청할 때(crying for help), 그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또 정신건강 상담을 받도록 주선해 주어야지 그때를 넘기면 주체성과 소속감의 결핍으로 정신질환을 키우게 되거나 세상에 대한 분노만 커질 수 있습니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명문대학 입학과 성공사례만 싣지 말고, 보통학생, 마음이 건강한 학생, 화를 다스릴 줄 아는 학생, 적극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행복한 학생들의 스토리도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요약해서 미주 한인사회와 학부모들에게 숙제를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학교 안전플랜을 리뷰해 보세요. 주로 교감이 책임지고 있으며, 교감이 없는 조그만 학교라면 교장에게 물어보세요.
2. 위의 School Safety Plan에서 학교의 학교 위기 중재팀이 정확히 누구인지 리뷰해 보세요.
3. 타인종 문화(유대인, 라티노, 흑인, 다른 동양인 등등)에 대해 배웁시다.
4. 한국 문화, 역사, 가치관도 잘 모르는 학부모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도 부모 스스로 계속 공부합시다.
5. 주말 한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칠 뿐 아니라, 동시에 학부모들에게는 미국 문화, 타인종 문화, 미국 역사 등을 가르쳤으면 합니다. 다양한 다문화/언어 사회인 미국에서 전 가족이 다문화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한인 부모님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도시, 주,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모르고, 영어신문을 소극적으로 보거나 전혀 읽지 않아서 주류사회를 너무 등한시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6. ‘좋은 학부모가 되는 일’은 계속 공부가 필요합니다. 자녀 양육법에 대해서 그저 하루 세미나가 아니라 Parents Institute를 만들어 여러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몇 주일씩 같이 배우는 기회가 절실합니다.
7. 자녀의 학교에 계속 참여를 하면 학교 시스템도 배우지만, 다양한 민족의 자녀들의 부모들과 학부모로서 공감대를 형성하여 그들의 가족, 문화, 가치관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교육상담 문의: sko1212@aol.com 또는 DrSuzieOh @hotmail.com
수지 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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