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강의 #12
사진에 있어 구도란 자신의 표현 능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삼차원의 세계를 이차원의 프레임에 어떻게 나타내어, 보는이로 하여금 같은 흥분과 열정을 느끼게 하느냐 하는 능력이다. 자신은 아주 우습다고 생각하여 남에게 들려준 한마디의 유머가 전혀 같은 감동을 주지 못했다면 실패한 표현으로 봐야한다. 유머는 왜 우스운지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 이야기 도중 ‘울어라 울어라’ 하지 않고도 듣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사진도 설명이 필요없이 첫눈에 작가의 의도가 나타나서 보는이로 하여금 작가와 같은 감동을 느끼게 할 때 작품이 된다.
Ken Rockwell은 “사진은 기술이 아니다. 사진은 관념, 개념, 느낌, 생각 등등의 그 무엇인가를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사진이 되려면 그 전달하려는 것에 대해 명확해야한다. 앤셀 아담스는 ‘애매한 개념의 선명한 사진보다 나쁜 건 없다.’라고 했다. 사진 안에 작가의 관념, 생각이나 느낌을 명확하게 나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완벽하게 조율된 비싼 카메라를 들이댄다고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말하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듣는 사람에게 강하게 기억되듯이, 사진 또한 강한 인상의 사진이 되는 것이다. 사진이 작가 자신에게 아무 것도 전달하지 못한다면, 타인에게는 보기에 괴로운 사진이다.”라고 했다.
카메라의 뷰 파인더 (view finder)가 주어진 화폭인데 이 화폭을 어떻게 채워야할지 생각하면서 사진을 배워나가야 한다. 빈 곳을 많이 남겨 둬야하는지?, 아니면 꽉 채워야 하는지? 하는 질문에 대해 ‘지금 내가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가?’하는 질문과 함께 답을 가져야 한다. 인생에 공식이 없듯이 사진 예술에도 공식이 없다. 만약 예술도 과학처럼 공식이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는 항상 같은 격식의 예술만을 대해와서 오히려 인생의 무미건조함을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얼마만큼의 숨쉴 공간을 화면에 마련함으로써 (breathing room/negative space) 보는 이로 하여금 부담감없이 자연스럽게 눈길을 화면으로 돌리며 주제에서 머물게 할 수 있는지 결정해야한다.
화면을 가로로 두고 찍을 것인지 세로로 두고 찍을 것인지 결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머릿속에서 처음부터 정리가 안되었다면, 카메라를 가로 및 세로로 들고 확인해보기 바란다. 항상 수평선을 확인해야한다. 바닷가에서 수평선이 비뚤어지도록 사진을 찍으면 우리 눈은 흥미보다는 거부감을 나타낸다.
삼분의 일 선 법칙: 주제가 화면의 정 중앙을 차지하면, 상하좌우로 움직일 여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사람, 꽃, 동물 등을 화면을 가로 또는 세로로 삼등분한 곳에 위치 시키면 미학적으로 구도가 강하게 보인다. 관광 여행가서 증명 사진을 찍을 때에도 필히 이 구도를 사용하기 바란다. 사람을 가운데 두면 경치가 그 멋을 잃는다.
하늘이 아주 드라매틱해 보이면 수평선을 낮게 잡고, 무미 건조하지만 구도 상 중요하면 수평선을 높게 잡아서 하늘이 차지하는 빈 공간을(negative space) 줄인다.
접사 사진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화면의 위치 1 또는 2 에다 두고 빈 공간을 줄인다.
움직이는 물체는 가는 방향 쪽을 2/3, 지나간 쪽을 1/3로 나눠서 구도를 짠다. 눈길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인도하는 구도는 횡서에 익숙한 서양 사람들에게 편한 감을 주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끄는 구도는 종서에 익숙한 동양 사람들에게 편안한 감을 준다.
중앙을 벗어난 구도에서 주제가 너무 작으면 빈 공간이 생긴다. 이 경우엔는 그 빈 공간을 채울 부제를 찾으면 좋다. 거리차가 있으면 피사체 심도를 얕게하더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바른 구도를 위해서는 주제를 옯기든지 작가가 움직이든지 해야한다. 명작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 삼분의 일 선 법칙은 꼭 지켜야하는 것은 아니고 구도에서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폴 손> ktsf@paulsoh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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