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쓴다고 들어주면 안돼
생김새가 다르고, 개성이 다른 타인과 더불어 사는 것은 성인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세상과 홀로 맞붙는 기술을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더 힘겨운 일이다. 특히 학교란 공간 속에서 문화, 환경이 다른 가정에서 성장하고 있는 또래들과 매일 생활해야 하는 한인 아동들은 1세 부모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다.
자녀가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부모가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요약한다.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관계’결핍
공부만 강조하며 과잉보호가 원인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경계 명확히
평소에 대화로 감정표현 연습하게
■외톨이 만드는 지름길
교육전문가들은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기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들에 따르면 부모에 의지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보면 자신감이 부족해지고 학교 급우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소극적인 아동이 되는 결과를 낳는다. 엄마, 아빠가 옆에 없으면 주눅이 들어 무엇을 하든지 잘 못한다고 한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강조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외톨이가 될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학교 성적만을 자녀 능력 평가의 유일한 잣대로 재는 가정의 분위기는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경향이 짙고,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는 남이 무엇이든 해 주는 것을 바라고 의존하는 태도가 몸에 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공동생활 중 자기가 원하는 대로 또래들이 따라 주지 않을 때 파괴적 행동을 한다. 과보호로 인해 형성된 ‘고집’이 남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과잉보호가 자녀의 인간관계 형성을 가로 막는다면, 냉랭한 부모의 무관심 또한 자녀가 급우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다. ‘문제아’ 상담을 하는 한인 임상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의 문제 원인 대부분은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라고 한다. 특히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못한 아이들은 또래들과 잘 지내지를 못한다. 또래관계의 기본인 부모-자녀간 ‘안정된 애착관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친부모가 아닌 경우 등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라거나, 부모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문제아로 자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부모가 해야 할 일들
전문가들은 자녀의 독립심을 길러주려면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이들은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떼를 쓰거나 소리를 지르는 극단적 행동을 보일 때 일관성을 유지하라고 강조한다. 한 번 안 된다고 한 일은 끝까지 들어주지 않아야 한다. ‘그래, 이번 한 번만’하고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릴 때도 ‘떼를 쓰면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억지를 써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한다. 이런 경우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거나, 떼를 쓰는 것이 원인이 돼 친구들과 주먹 싸움을 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 칭찬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모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칭찬하지 않고 무엇이든 잘하는 그 순간 곧바로 칭찬해야 한다. 무조건 ‘아이고, 예쁘다, 잘했다’는 식의 칭찬보다 무엇을 잘했는지, 왜 이것이 잘 한 것인지 이유를 밝히며 칭찬하는 것은 바른 행동을 하도록 지도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임상심리전문가들은 자녀의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말한다. ‘조그만 녀석이’라고 무시할 때, 자녀는 위축된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에 열려 있는 대화의 통로를 통해 아이들은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시작하고, 특히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남의 이야기를 듣는 습관을 배우게 된다. 평소 이런 행동이 몸에 배기면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전문가를 찾는데 주저하지 않기
교육전문가들은 자녀의 또래관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될 때는 지체 없이 전문가를 찾아가라고 강조한다. 또 이들은 부모-자녀간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될 때 전문가와의 상담에 서두르라고 말한다. 일시적 문제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면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