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도 타지역 학교 보낼까...
학기 종료가 다가오며 초중고 공립학교들이 2007~08학년도 신입생 맞을 준비에 나서고 있다. LA통합교육구(LAUSD)는 4월말~5월 초순 학군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 학교에나 입학 할 수 있는 ‘개방등록’(Open Enrollment) 원서 접수를 시작하며, 한인 인구가 밀집된 LA주변 군소도시 교육구들은 새 학기 신입생 등록을 이미 시작했거나 진행 중이다. 일선 교사들은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에게 서둘러 자리를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거주지에 따라 다닐 학교가 배정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만성적인 교실 부족 현상으로 부모와 학생 희망에 상관없이 다른 학군 학교에 등교해야하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키는 한인 학부모들을 위해 공립학교 입학절차와 관련 정보를 정리한다.
거주지내 학교들 마음에 안들면
‘개방등록제’이용 다른 곳 입학 가능
직장·아동관리기관 근처 보낼 수도
■어떻게 등록하나
캘리포니아 교육법은 의무교육기간을 유치원(kindergarten)~12학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무교육이 시작되는 유치원 입학 적령기는 다닐 학교의 학사 일정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일 년 내내 학교가 운영되는 ‘이어 라운드’(year-round) 초등학교 유치원에 입학하려면 해당 연도 7월2일 전까지 4.7세(네살 칠개월)가 되어야 한다.
학사 일정이 일년 2학기 또는 3학기제로 운영되는 ‘전통적’(traditional) 초등학교 입학 대상은 해당 연도 9월2일 전까지 4.9세(네살 구개월) 또는 12월2일까지 만 5세가 된 아동이다. 1학년 입학 대상은 입학 연도 9월2일 전까지 5.9세(다섯살 구개월)가 된 어린이들이다.
입학 학교는 거주지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초등학교는 아동의 거주지 위치에 따라 다닐 학교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들이 길 하나, 주택 또는 아파트 길 주소에 따라 다른 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학교 등록에 나서기 전 현재 거주지를 담당하는 초등학교가 어떤 곳인지 파악해야한다. 각 교육구는 웹사이트에 거주지 주소를 입력할 때 관할 학교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학부모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 구비 서류
관할 학교 파악 후에는 나이 증명서, 거주지 확인서, 예방접종 기록을 들고 직접 해당 학교 교무실을 찾아가 등록해야 한다. 입학 적령기임을 확인하는 나이 증명서의 종류는 출생증명서나 여권이다. 관할 구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증명은 학부모의 이름으로 된 전기세 및 전화비 청구서, 아파트 계약서, 집 융자서류 등이다. 좋은 학군으로 소문난 지역의 학교들은 최소 2개 이상의 거주지 증명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예방접종 기록 또한 반드시 제출해야 되는 서류다. 특히 새로 등록하는 신입생은 학년에 상관없이 교육구가 규정한 예방접종을 마쳤다는 증거를 보여야한다. 요구되는 예방접종은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홍역, 이하선염, 풍진, 간염, 수두, 결핵검사 등이다. <표 참조> 카운티 운영 보건소와 소아과 의사들은 예방접종기록 준비를 돕고 있다.
등록때 예방접종 기록 꼭 가져가야
<예방접종>
소아마비 : 4회
▲ 4~6세: 4세 이후 최소 1회 접종했을 경우에는 3회도 무방함
▲ 7세 이상: 2세 이후 최소한 1회 접종 때는 3회도 무방함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 4~6세: 5회 접종 요구. 단, 4세 이후 최소 1회를 접종했을 때는 4회도 괜찮음
▲ 7세 이상: 4회 접종 필요. 단, 2세 이후 최소 1회 접종했을 때는 3회도 무방함
홍역, 이하선염, 풍진
▲ 2회 접종 요구
▲ 유치원생: 2회 모두 1세 이전에 접종
▲ 1~5학년: 1회는 1세 이후에 접종
간염 ▲ 3회
수두 ▲ 1회
결핵검사
● 입학 예정일로부터 일 년 이내에 접종 및 반응 날짜가 모두 기입돼 있어야 함
<초등학교 입학연령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입학 준비를 서두를 시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API 점수만 학교 선택 기준으로 삼지 말고 교육 커리큘럼을 꼼꼼히 살피도록 조언했다. 한 초등학교 수업 시간 과제를 제출하는 학생들의 모습>
■해당 학군 밖 학교에 등록하려면
자녀가 입학해야하는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아파트 밀집지역, 소수계 민족이 많이 다니거나 API점수가 낮은, 교육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야하는 일부 부모들은 거주지 기준 학교 배정에 심한 불만을 가지기도 한다.
LA통합교육구의 경우 해당 학군 밖 학교에 등록할 수 있는 옵션을 학부모들에게 주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특정 학교에 자녀 입학을 신청하는 ‘개방등록’(Open enrollment) 제도다. 학부모들이 입학 신청을 할 수 있는 학교 개수에는 제한이 없다. 등록 원서 접수는 5월 한 달 동안 이뤄진다.
입학 허가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학교 사정에 달려 있다. 입학 우선권이 있는 관할 구역 거주자를 모두 수용한 뒤에도 여유가 있을 때만 개방등록 신청자에 대한 입학 허가가 떨어지는 것이다. 또 학교 측이 수용할 수 있는 개방등록 신청 학생 수가 실제 지원자 숫자보다 많을 때는 추첨을 통해 입학생을 결정한다.
LA통합교육구는 지금까지 5월1일을 전후해 개방등록 프로그램 시행 학교들의 리스트를 공개해 왔다.
교육구 관계자는 “교육구 산하 모든 학교가 개방등록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올해에는 4월말과 5월 초순 사이 개방등록 시행 학교 명단이 공개돼 5월 하순 접수가 마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LA통합교육구는 학부모들의 개인 사정을 고려하는 각종 등록 허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인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부모 직장 인근에 있는 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 있게 한 ‘직장 등록허가’ 제도다. 직장 근무시간 도중 학교가 끝나는 자녀를 픽업하려고 길거리에서 소요하는 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학교가 끝난 후 자녀를 매일 돌보는 기관이나 개인의 주변에 있는 학교에 입학을 허가하는 ‘아동관리 허가’(Child care permit)도 있다. 타 지역 거주자라도 방과 후 애를 봐주는 사람이나 기관 인근에 있는 학교에 아이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형제자매가 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배려한 ‘형제자매 등록허가’(Sibling permit)제도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
개방등록제와 마찬가지로 이런 특수한 상황 입학허가를 얻을 수 있는 여부는 해당 학교의 사정에 달려 있다. 3가 초등학교의 수지 오 교장은 “5월21일부터 초등학교 등록이 시작되는데 학군 밖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벌써부터 찾아와 자녀 입학을 부탁한다.”며 “학군 거주자 입학을 모두 수용하고 난 뒤에도 빈자리가 있을 때만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LA통합교육구 외 다른 교육구들도 해당 학군 밖 학교 등록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원래 가야하는 학교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는 학교 변경을 해주지 않는다. 또 학군 밖 다른 학교에 갈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사정이 있더라도 해당 학교가 교실 부족 등으로 학생을 수용할 여건이 안 되면 등록허가를 받을 수 없다.
‘사립같은 공립학교’원할 땐 매그닛스쿨·차터스쿨 고려를
■매그닛 스쿨과 차터 스쿨
전형적인 공립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 학부모들에게 주어진 또 다른 옵션은 매그닛 스쿨과 차터스쿨이다. 지난 1월 말 이미 신입생 입학 원서 접수를 마감한 만큼 ‘이번 학기만 여기에 보내고 새해에는 좋은 곳으로 전학 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진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선택이다.
매그닛 스쿨의 최고 장점은 소규모 학교에서 발생하는 친밀한 분위기가 손꼽힌다. 또 재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선발됐다는 자부심은 진지한 학습 분위기를 만든다. 애프터스쿨, 과외활동 등이 매그닛 분야 중심으로 짜여있어 일반적 학교보다 일찍부터 관심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차터 스쿨은 공립교육제도 내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사립학교처럼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교육 시스템이다.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의무화됐다. 라치몬트 차터 스쿨이 그 좋은 사례다.
매그닛 스쿨, 차터 스쿨의 등록원서 접수는 매년 12월에 시작돼 1월 말 종료된다. 영재, 수재를 뽑아 교육시키는 매그닛 스쿨들은 입학시험과 지능테스트를 실시한다. 매그닛 스쿨과 차터 스쿨에는 보통 입학 정원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몰린다. 입학 자격을 충족한 지원자들 중에서 신입생을 골라내는 방법으로 추첨제가 시행되고 있다.
주정부는 캘리포니아 내 620여개의 차터 스쿨을 찾아주는 웹사이트(www.cde.ca.gov/ds/si/cs/ap1/imagemap.aspx)를 운영하고 있다.
■좋은 학교 찾기
3가 초등학교의 수지 오 교장은 입학 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더 부지런해질 것을 부탁했다. 유치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타인종 부모들의 경우 통상 입학 1년 전부터 좋은 학교 찾기 리서치를 시작하는 열성을 보이는 반면 한인들의 경우 개학을 수주 앞둔 막바지에 등록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한인 재학생 비율이 50%가 넘는 학교를 이끄는 오 교장은 한 사례를 들며 백인들이 많이 다니고, 한인이 없는 학교를 ‘좋은 학교’로 생각하는 편견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얼마 전 타인종 학생과 교정을 걸어가던 한인 학생이 오 교장을 보고 ‘한인이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다는 것. 오 교장은 “동족이 있거나 같은 인종이 많은 학교에 다니다보면 기가 죽지 않고 힘이 생긴다”며 “학교 측에서도 소수보다 다수 종족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 커리큘럼 내용 파악도 중요하다. 예를 API점수가 높은지 낮은지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신데렐라 가르치면 한국 콩쥐팥쥐도, 흑인 인권운동을 가르칠 때 일본 강압기 한국 저항문학도 동시에 가르치는 식의 균형 잡힌 교육을 시행하는지 여부를 점검하라는 것이다.
<각 교육구들은 취학 연령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위해 상세한 등록절차 안내를 온라인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설명회에서 한 교육구 관계자가 등록에 필요한 서류 등에 관해 안내하고 있다. <자료사진>>
<아이의 학업 능력을 좌우하는 2%>
▲예절=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왕자, 공주로 자란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예절이다. 행동이 단정한 아이들이 교사로부터 사랑받고 급우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학교 선생님과 급우들을 대하는 태도, 바른 말 쓰기,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다루는 태도 등을 지도하는 것이 조언된다.
▲발표하기=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교사의 질문에 학생이 대답하며 수업하는 ‘인터액티브’ 환경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책 속에서 표현되는 언어를 익히는 연습이 권장된다. 특히 부모는 발표를 준다고 면박을 주고 강요하는 것보다 자연스레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연습을 시켜야한다.
▲글씨체=교사들은 한결같이 연필 잡는 법이 제대로 된 아이는 글씨 쓰는 자세도 바르고 공부도 잘한다고 한다. 물론 수업 태도도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무엇보다도 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고학년에 올라가면 글씨에 신경을 쓸 틈이 없으므로 1학년 때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백인 많아야 좋은 학교” 편견은 위험하다
3가 초등학교의 수지 오 교장은 입학 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더 부지런해질 것을 부탁했다.
유치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타인종 부모들의 경우 통상 입학 1년 전부터 좋은 학교 찾기 리서치를 시작하는 열성을 보이는 반면 한인들의 경우 개학을 수주 앞둔 막바지에 등록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한인 재학생 비율이 50%가 넘는 학교를 이끄는 오 교장은 한 사례를 들며 백인들이 많이 다니고, 한인이 없는 학교를 ‘좋은 학교’로 생각하는 편견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얼마 전 타인종 학생과 교정을 걸어가던 한인 학생이 오 교장을 보고 ‘한인이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다는 것. 오 교장은 “동족이 있거나 같은 인종이 많은 학교에 다니다보면 기가 죽지 않고 힘이 생긴다”며 “학교 측에서도 소수보다 다수 종족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 커리큘럼 내용 파악도 중요하다. 예를 API점수가 높은지 낮은지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신데렐라를 가르치면 한국 콩쥐팥쥐도, 흑인 인권운동을 가르칠 때 일본 강압기 한국 저항문학도 동시에 가르치는 식의 균형 잡힌 교육을 시행하는지 여부를 점검하라는 것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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