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없는 화사한 봄길… 가족과 함께 ‘건강페달’ 신바람
미교통부 산하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및 교통통계국(Bureau of Transportation Statistics)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여름 기준으로 미국에서 자전거를 탄 인구는 5,700만명. 그 중 많은 수가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사용하지만, 그보다는 운동이나 소일거리로 자전거를 타는 인구 또한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계절이 바뀌면서 일조량이 많아지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된다. 기후가 온화한 남가주는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장소. 강우량이 낮고 바람도 없어서 몇 시간씩 자전거를 타도 무방하며, 주말에는 도시락을 싸들고 친구, 친지, 또는 온 가족이 하루를 투자하는 자전거 여행을 시도할 수 있다. 남가주 자전거 길은 바다와 해변 도시를 지나는 ‘비치 트레일’, 내륙으로 강을 끼고 도시와 자연을 동시에 맛보는 ‘리버 트레일’, 그리고 익숙한 자전거꾼들이 가장 즐기는 산길인 ‘마운틴 트레일’로 구분할 수 있다. 산길은 자전거 종류부터 전문적인 장비를 갖추어야 하며 웬만큼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트레일을 끝마치기 어려울 정도로 다소 힘든 여정이고, 리버 트레일은 강가와 공원 등 아름다운 정경이 있는 반면 도심을 지나면서 우범지역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비치 트레일은 비교적 길이 고르고 안전하며 기온도 크게 높아지지 않아서 초보자나 가볍게 나들이 삼아 떠나는 자전거 여행, 그리고 어린이 및 청소년이 동반하는 가족 자전거 타기에는 가장 권할 만하다. 봄을 맞아 따뜻한 햇살과 푸름이 피어나는 자전거 트레일 중 풍경이 유난히 아름다운 몇 곳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캘리포니아는 자전거 타기에는 최적의 기후를 가진 곳. 가족과 함께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비치 트레일’을 달리면 자전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헌팅턴비치 트레일
헌팅턴비치 길만 8.5마일이고, 트레일이 시작하는 선셋비치에서부터 끝나는 뉴포트 페닌슐라까지 총 12마일 거리로, 왕복 24마일을 자전거로 지나게 된다. 조금 더 길이를 늘이고 싶다면, 브룩허스트 스트릿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다리 근처에서 샌타애나 리버 트레일을 따라가면 오렌지카운티로 들어서서 요바린다와 페덜리 팍(Featherly Park)까지 32마일을 더 갈 수 있다.
헌팅턴비치의 특징은 자전거 길이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와 나란히 바다를 보면서 마련되어 있고, 보드워크를 지나면서 재미난 구경거리가 많다는 점과 길이 깨끗해서 초보자나 아이들에게 부담이 없다는 것.
단, 롤러 블레이드나 산책 및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속력을 낼 수 없으며, 붐비는 지역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샌디에고 크릭 트레일
어바인부터 뉴포트 베이 생태계 보호지역을 지나는 10마일의 말끔한 자전거 길이다. 남가주의 여러 리버 트레일 중에서 유일하게 그래피티가 눈에 띄지 않고, 자연보호 구역을 지나기 때문에 경치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과 야생생물을 보게 된다.
헌팅턴비치 길을 화려하지만 부산하다고 표현한다면, 샌디에고 크릭은 잔잔하면서 여유로운 멋이 있다. 라우트 73과 샌디에고 크릭 위로 지나는 다리 사이에 있는 잼보리 로드 근처 베이뷰 웨이(Bayview Way)에서 진입하거나, UC어바인 근처 유니버시티 애비뉴, 메인 스트릿, 앨튼 팍웨이(Alton Parkway), 제프리 로드(Jeffrey Rd.), 그리고 커널 바버 팍(Colonel Barber Park) 등에서 진입로를 찾을 수 있다.
샌개브리엘 리버‘웨스트포크’ 트레일
자전거를 능숙하게 다룰 능력과 체력만 있으면 자전거 타기를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아주사 위로 약 8마일 거리의 산길을 오르면 나오는 샌개브리엘 리버의 분기점으로, 하이웨이 39 웨스트포크 다리의 서비스 로드에서부터 트레일이 시작된다. 첫 6.5마일은 해발 450피트의 오르막길이며, 캠프 그라운드를 지나면서부터 더욱 가파른 길이 이어져 코그스웰 댐 정상에서 끝난다.
포장도로 양 옆으로 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숲, 폭포, 호수 등 산행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여러 모습을 만나게 되고, 휴식을 취할 만한 곳도 여러 군데다.
<샌개브리엘 리버 트레일은 샌개브리엘 산부터 바다를 향해 38마일가량 지나는 경로다. 사진은 그래피티가 사방에 가득한 다우니 지역>
사우스베이 트레일
샌타모니카 북쪽 윌 로저스 스테이트 팍부터 팔로스버디스 바로 위 토랜스비치까지 22마일의 자전거 길. 마리나 델레이와 레돈도비치 피어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보드워크를 지나게 된다. 헌팅턴비치 트레일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자전거 타기보다는 여러 가지 구경과 주말 외출을 겸해서 편안히 즐기기에 좋은 목적지다.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어서 시원하고, 샌타모니카와 베니스에서는 스트릿 퍼포머들을, 맨해턴비치에서는 배구경기를 관람하는 재미도 사우스베이 트레일의 매력이다.
주말이면 각 피어를 지날 때마다 심하게 붐비기도 하지만, 그에 맞추어 속력을 줄이고 다양한 놀거리와 구경거리를 누릴 수 있다. 자전거 길 넓이가 14피트에 달해서 사람이 많아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벤추라 리버 트레일은 오하이 자연보호 지구와 유전 지역을 거쳐 시원한 느낌이 풍기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오하이에서 벤추라 쪽으로 되돌아오는 자전거 길>
샌개브리엘 리버 트레일
샌개브리엘 산 입구의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출발하여 실비치에서 끝나는 38마일의 긴 트레일이다. 초보자들에게는 무리일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는 지루한 부분이 많지만, 본격적인 자전거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샌개브리엘 강의 오른쪽을 따라 사막 풍경도 지나고, 위티어내로스 댐, 골프코스, 공원, 605 프리웨이 주변 공장지대, 발전소 등을 지나 태평양까지 이어지는 길은 남가주의 다양성을 대변해주듯 도시의 모든 면모를 보여준다.
트레일 중간지점 쯤인 위티어내로스 지역에 도달하면 ‘레그 레이크’트레일과 엘몬티 저수지를 만나는 ‘리오 혼도’ 트레일로 갈아탈 수 있다. 두 곳 모두 자연 생물 보호지역과 저수지를 지나기 때문에 호젓한 멋이 있지만, 도심을 지나면서 공사로 인해 막혔거나 우범지역을 지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트레일 지도를 보고 행로를 정해 놓는 것이 좋다.
<샌디에고 크릭 자전거 길은 어바인부터 뉴포트까지 연결된 약 10마일 포장도로. 뉴포트베이 생태계 보호지역 근처로서, 푸릇푸릇한 야생식물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자전거 타기의 기본 장비
▲헬멧: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매년 자전거와 관련된 심각한 머리 부상자수는 약 7만건. 그 중 4분의3 정도가 잘 맞는 헬멧을 올바로 착용하기만 했어도 부상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케이스다. 전문가들이 설명하는 헬멧 착용법은 다음과 같다.
1.크기 조절을 해주는 밴드(sizing band)를 끝까지 푼다.
2.헬멧을 머리에 쓴 뒤, 편안한 상태까지 헤드밴드를 천천히 조인다.
3.조이는 스트랩이 귀 바로 아래로 오도록 맞춘다.
4.헬멧이 뒤로 기울었다면 앞쪽 스트랩을 조이고, 반대로 앞부분을 향해 기운 느낌이라면 뒤쪽 스트랩을 조여 준다.
5.양쪽 스트랩이 편안히 고정된 다음 턱 아래 스트랩을 조인다. 이 때 어느 방향에서든 머리와 헬멧 사이의 공간이 1인치 이하여야 하며 스트랩을 풀기 전에는 절대로 머리에서 벗길 수 없는 상태가 바람직하다.
▲물통 및 하이드레이션 팩: 날씨가 선선할 때라도 수분 공급은 자전거 타기에 필수. 1시간당 20온스 정도 물을 마시는 것이 좋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날씨가 더운 날에는 양을 늘린다. 자전거용 물통은 21~22온스 일반형과 28온스짜리 대형으로 구분되어, 자전거에 부착할 수 있도록 케이스가 따라온다. 한편, 수분 보급통인 하이드레이션 팩(Hydration Pack)은 백팩 모양의 물주머니에 스트로 형식의 튜브가 달려 있어서 튜브를 깨물어야 물이 올라온다. 장거리나 비포장도로를 다닐 때 유용하다.
▲안경: 태양빛과 바람 및 먼지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착용해 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충격방지 기능을 갖춘 합성수지 종류인 폴리 탄산 에스테르 렌즈로 된 안경을 권한다.
▲펌프: 자전거를 타기 전에 매번, 혹은 두 번에 한번 정도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주면 주행 도중 바람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집 주변에서 짧게 타는 경우가 아니라면 펌프를 두개 구입해서 하나는 집에 두고, 다른 하나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태평양과 해변 도시의 보드워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헌팅턴비치 트레일은 아이들과 함께 구경삼아, 나들이삼아 온 가족이 자전거 타기에 좋은 장소>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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