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장애 의심되면 학교와 상담
IPL 작업 거쳐야만 특수교사 붙여줘
부모에 모니터 권리… 조정요구 가능
‘무료 양질교육’한인들은 활용 적어
“우리 한인들, 제 밥 찾아먹는데 아주 약합니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제가 일하고 있는 장애아동 분야는 그렇습니다.”
CSULA 사범대학 특수교육학과 조교수 박성호 박사(34)는 한인 커뮤니티가 특수교육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미국인들은 자녀가 장애인인 것을 숨기지도 않고 뻔질나게 교장, 학교 관계자를 찾아가 요구하고 촉구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면서 부모로서의 목소리를 높이는데 한인 부모들은 그러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영어가 안 되면 통역을 대동하고 가던지, 아니면 학교나 교육구에 통역을 요구하면 됩니다. 무료로 양질의 장애아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습니다”라는 박 교수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밀알선교회 등 장애아동 부모들이 모이는 곳에서 불러주면 기꺼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UC샌타바바라에서 특수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플린턴의 미시간 대학에서 2년간 조교수로 재직하다가 4개월 전 CSULA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완전통합론, 협력교수 방법론, 중중도 장애학생 교수법을 강의하면서 교생실습도 지도하고 있는 그는 미국인들이 만든 행동수정안이 한인 장애아동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면도 있음을 감안, 한인 장애아동을 위한 별도의 행동수정안을 만들어보는 것이 꿈이다.
박성호 교수를 통해 장애자를 둔 부모의 교육적 권리와 책임, 특수교육 교사가 되는 길 등을 알아본다.
■장애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려면
행동에 문제가 있는 자폐증 등은 만 3세가 되면 진단이 가능하다. 경미한 학습장애는 취학 연령이 되어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지체부자유 등의 중증장애는 대부분 취학 전에 알게 된다. 자녀의 장애 여부가 의심스러우면 의사에게 문의해도 되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인근 초등학교로 아이를 데려가 보이는 것이다. 학교나 의사를 통해 장애가 의심되면 인근 리저널 센터(Regional Center)로 보내져서 자세한 진단을 받게 된다.
■개별 교육플랜(Individualized Education Plan)
장애아로 의심되면 제일 먼저 IPL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이는 장애의 종류가 무엇인지 그 장애 중에서도 어떤 점은 정상이고 어떤 점이 도움이 필요한지 분석한 다음 어떤 서비스와 교육을 받아야 아이가 개선, 발전, 보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종합계획이다. 이를테면 집을 짓기 전 설계도가 먼저 필요한 것처럼 장애아동을 교육시키기 전에는 먼저 이 IPL이 필요하다. IPL 작업 없이는 어떤 공립학교에서도 아이를 위한 특수교사를 불러주지 않는다.
■부모의 모니터 권리와 의무
자녀가 IPL에 의해 공립학교에서 특수교사와 함께 별도로 공부하거나 혹은 학교 밖의 기관으로 보내져 교육을 받을 때 부모는 그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모니터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IPL대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전혀 발전이나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수정을 요청할 수 있다. IPL에 지적한 언어조정 프로그램을 1주일에 한 번만 받던 것을 두 번으로 늘려야 하는지 아니면 IPL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지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애자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으려면
연방법에 의해 13개 분류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이 13개 중에 주의력 결핍증 등은 포함되지 않지만 별도 섹션으로 분류되는 섹션 504로 분류해서 별도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장애자는 상태가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인 경중도 장애자가 60% 가량이고 중간부터 심한 경우까지 포함되는 중중도 장애자가 40%이며 특수교사의 비율도 그 만큼이다.
■특수교사가 되려면
전에는 일반대학 4년, 교육대학 2년을 마친 후 다시 특수교사 자격 프로그램 2년을 거쳐야만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교육과정이 6년으로 축소돼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특수교사 자격증 코스를 밟을 수 있게 됐다.
CSULA 사범대학의 경우 보통 오후 4시30분에 강의가 시작된다. 오전 강의는 없는데 이는 교사 자격증 프로그램 등록자들의 대부분이 이미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어서 현직에서 특수교사로 일하면서도 공부를 할 수 있어 학비 충당에 도움이 된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일단 대학원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토플 55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특수교사의 베니핏
◆직업시장 문호가 넓다. LA 지역뿐만 아니라 미 전국적으로 특수교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남가주는 한인 장애아동의 수에 비해 한인 특수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이다.
◆보수가 좋다. 일반교사보다 높은 연봉 4만달러 이상이다.
◆베니핏이 좋다. 의료보험, 연금제도가 잘 되어 있다.
◆일하는 시간이 짧다. 오전 7시30분에 시작해서 오후 3시면 끝난다. 주 5일 일하고 모든 공휴일에 다 놀면서 방학도 있어 연간 9개월만 일하면 된다.
◆성취와 보람이 크다. 물론 적성에 맞는 경우 남을 돕고자 하는 열린 마음이 필수이다. 개인적인 노력으로 한 장애아동이 변화되고 발전되는 것을 보는 것은 금전적 보상으로 살 수 없는 또 다른 성취감을 준다.
◆언어장벽이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따뜻한 마음, 한 인간을 향해 열린 마음이 달변이나 웅변보다 더 중요하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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