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자연산” 우기니 정말 헷갈려
탄산음료·크래커·시리얼 등도
버젓이 ‘자연산’으로 표기
재료 리스트 등 꼼꼼히 따져보고
홀 푸드·유기농 제품 고르면 안심
건강과 웰빙이 21세기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마켓에서는 고객을 유혹하는 새 용어가 생겼다. 바로 ‘자연식품’(natural selection)이다. 자연식품이란 말 그대로 가공하지 않은 천연식품을 가리킨다. 간단히 생각하면 과일이나 야채처럼 자연에서 재배되는 식품은 자연식품, 공장이나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식품은 가공 혹은 인공식품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자연식품과 인공식품의 분류는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포테이토칩과 소다, 병에 담긴 살사, 시리얼 박스 등 분명 인공식품으로 보이는 식품에도 ‘자연산’이라는 레이블이 딱하니 붙어 있으니 말이다. 자연산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식품이라 한다면 할 말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크래커나 탄산음료처럼 인공적으로 만든 식품까지 자연산이라 우긴다면(?) 소비자들은 헷갈리게 된다. ‘자연산’ 혹은 ‘자연식품’이라는 레이블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보자.
▲자연산과 유기농
자연식품, 유기농 음식과 음료야말로 최근 식품업계의 떠오르는 분야다. 설문조사기관 ‘패키지드 팩트’는 “미국 소비자는 이 같은 웰빙음식에 매해 2억5,000만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며 “이 식품시장은 3년 내 그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다.
식품 제조업자에게 ‘자연식품’ ‘유기농’이라는 레이블을 붙이는 것은 큰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흔히 이 두 레이블을 섞어 사용하면서 두 용어가 같은 뜻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미영양학협회의 캐더린 탈맛지 대변인은 “유기농이라는 용어는 자연산이라는 말과는 달리 미정부에 의해 정의되고 규정받는 용어로서, 식품이 어떻게 자라나고 재배됐는지 일련의 과정을 명백히 밝히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자연산 레이블의 함정
반면 ‘자연식품’이라는 용어는 미 농업부에 의해 규정된다. 인공색소나 인공 첨가료가 일절 들어가지 않고 가공 과정이 최소화된 식품을 가리키는 말이다. 문제는 이 규정이 육류나 식용 사육조류, 유제품에 한해 적용된다는 사실. 즉, 다른 식품에 사용되는 자연산이라는 용어는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콜라의 경우 정제된 탄산수와 감귤류의 산, 옥수수 과당 등으로 만들기 때문에 모든 원료가 자연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옥수수의 포도당이 콜라의 단맛을 내는 과당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특정 효소가 필요하며, 이 효소를 만들어내기 위한 복잡한 인공과정을 거친다. 소비자 보호활동을 벌이는 단체 ‘공공이익을 위한 과학센터’(CSPI)는 현재 냉동 피자, 옥수수, 포테이토칩, 콜라 등이 이 같은 옥수수 과당을 함유하지만 자연산이라는 레이블을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식품들이 몸에 해롭다는 뜻은 아니며 단 자연산으로 규정되기에는 너무 많은 가공과정을 거쳐 생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어떤 상품을 고르나
월마트나 타겟과 같은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유기농 혹은 자연산 식품이 판을 치는 요즘, ‘진정한’ 자연식품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연식품은 무엇일까.
<유기농과 자연식품 시장이 확대되면서‘자연산’레이블을 붙인 크래커, 인공식품이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기왕이면 홀 푸드(Whole Food)
과일이나 야채를 놓고 자연산인지 아닌지 여부를 의심할 사람은 없다. 홀 푸드(건강한 완전식품을 뜻함)는 최상의 자연식품의 보증이다.
△유기농 제품을 고르자.
초록색 혹은 하얀색의 USDA 유기농 레이블이 붙은 식품은 대량 화학비료 혹은 살충제 없이 재배한 식품이다. 육류나 유제품의 경우 항생물질, 혹은 인공 호르몬 없이 자란 동물에서 만든 것이다.
유기농 식품은 재배 과정과 수퍼마켓의 진열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공증된 유기농 제조법에 의해 다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www.ams. usda.gov/nop)에서 찾을 수 있다.
△레이블에 자세한 설명이 붙어있는 식품을 고른다.
‘저 지방’ ‘저 설탕’ ‘저 칼로리’ ‘심장 건강에 좋은 식품’ 등 레이블은 식품의약국의 까다로운 검증과 규정에 따라 붙여지는 것이므로 믿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지방’이라는 레이블이 붙은 식품은 서빙 당 지방 함유량이 3g 미만이다. ‘저 소금’은 서빙당 140mg 이하의 소금을 함유하고 있다.
△재료 리스트를 꼼꼼히 살핀다.
지금 고르고 있는 식품 안에 어떤 재료가 들었는지 살피는 습관을 들이자. 이때 각 음식에 맞는 종류의 재료 리스트가 붙여졌는지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냉동 스테이크, 냉동 스파게티와 같은 ‘복잡한’ 음식에는 다양한 종류의 재료 리스트가 붙여져야 바람직하다. 반면 ‘간단한’ 음식에 들어간 재료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면 이는 쓸데없는 인공 첨가물이 많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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