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주면 가겠다”관심 표현을
올 가을 학기를 앞둔 대학입학 사정은 이제 제2라운드로 진입했다. 학교와 학생간에 대기자 명단(Waitlist)을 두고 게임이 한창이다. 대학마다 지원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한 올해는 그만큼 불합격자도 많았고 또 그만큼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학생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편이다. 이에 오는 5월은 ‘제 2의 얼리 디시전 과정’(second early-decision process)을 방불케 하리라는 것이 교육계의 진단이다. 학교와 학생간의 대기자 명단 게임을 최근 월스트릿 저널이 자세하게 다뤘다.
고교 카운슬러에도 의사 밝혀야
최근 받은 상장 등 보내면 유리
복수지원 증가로 게임 복잡해져
■대기자 명단이란 무엇인가?
대학 입학사정의 마지막 단계다. 처음이 지난해 말로 끝난 얼리 액션이나 얼리 디시전이 있고 그 다음 3월과 4월에 발송되는 정규 합격자 발표가 있다. 이때 합격(accepted)이 아닌 대기자 명단(waitlist)도 함께 발송한다.정기 합격자들은 늦어도 5월1일까지 합격증이 날아든 학교 중 하나를 선택해서 입학 의사를 통보하고 디파짓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은 학생과 실제 등록하는 학생간의 차이가 생긴다. 이를 등록률(yields)이라고 하는데 이는 학교 서열을 따지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각 대학입학 사정담당자들은 꼭 그 학교에 입학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에게 합격증을 발송하게 된다. 정기 합격자 중에서 등록하지 않은 학생 수를 매우기 위해 미 전국 35%의 대학들이 대기자 명단을 발송하고 있다.
■올해는 왜 대기자 명단을 받은 학생들이 많은가?
대부분의 대학들이 지원자 수가 기록적으로 많았다는 것은 한 학생당 지원한 학교 수가 전보다 늘었음을 의미한다. 학생 수가 자연발생적으로 늘어난 것도 지원자 증가에 한몫을 하기는 했지만 그 보다는 복수지원하는 학교가 학생마다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 대학입학사정 카운슬링 연합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ing)에 의하면 몇 년 전만 해도 한 학생당 지원하는 대학수가 6~8개였으나 지금은 10~12개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복수지원 대학수가 늘어난 것이 학생과 학교와의 대기자 명단 게임이 복잡해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다.
■대기자 명단 증가 대학들
앞의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전국 모든 대학이 대기자 명단을 늘린 것만은 아니다. 조지타운 같은 대학은 지난해에는 1,820명에게 대기자 명단을 발송했으나 올해는 줄어든 1,774명에게 발송했다.
■대기자 명단에 대한 학교 측 게임
우리 학교에 오겠다는 의사를 먼저 밝혀주면 합격증을 우송하겠다는 선발대기자 명단(priority list)을 5월 초부터 먼저 발송한다. 이 후에 일반 대기자 명단에 있는 학생을 골라 합격증을 보내게 된다. 이는 등록률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에서다. 또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학생과 고교학생의 카운슬러에게 직접 전화, 합격증을 보내면 등록할 의사가 있음을 타진하는 경우도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 같은 경우 지난해에 42명의 대기자 명단 학생에게 이런 ‘러브 콜’을 한 바 있다.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학생들 게임
합격증이 몇 개 도착해 있는 상태에서 꼭 가고 싶은 대학을 포함한 몇 개의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학생은 선택이 쉽지 않다. 이럴 경우 합격증이 온 대학 중 하나에 등록 디파짓을 해놓고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대학 중에서 합격증이 올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선발대기자 명단을 받고도 이를 거절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미 합격증이 도착한 학교가 있고 꼭 가고 싶은 대학에서는 아직 선발대기자 명단이 오지 않은 경우이다.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학생들이 취해야 할 태도
아직도 ‘불러주면 가겠다’는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 그러나 이때 그 학교가 우선 선택학교인지의 여부에는 신중히 답변해야 한다. 마음에도 없는데 다리만 걸쳐놓으면 다른 사람이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받은 상장이나 업적을 다시 정리해서 보낸다.
고교 해당 카운슬러에게 특정 대학에서 연락 오면 아직 갈 의사가 있음을 알려달라고 부탁해 놓아야 한다.
합격증이 와도 그만이고 안 와도 그만인 학교에 애착을 보이면서 매달리지는 말아야 한다. 위에 언급했듯이 다른 선택권이 있으면서도 또 다른 것을 쥐고 놓지 않으면 결국 몸은 하나인데 두 대학중 하나는 일거리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겠다고 해놓고 안 오면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또 다른 학생 사정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드미션 오피스 앞에 캠프를 치면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엉뚱한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면 그 학교를 방문할 것까지는 없다. 위의 도표에서 보듯이 대기자 명단에서 합격증을 받는 것 또한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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